우리 인생은 200만 원으로 결정된다1편 - 미용 학원

미용 직업 스킬+1

by 똘맘

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1년 3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이민 준비 자'로 지내고 있다.

참 웃프지만 내 1년 3개월 동안 얻은 특기를 자랑해 보려고 한다.

첫 번째로 배운 것은 미용이다.
외국에서는 미용을 하는 비용이 엄청 든다고 한다. 남자가 미용실 한번 가서 머리 자르기만 해도 $50에 팁까지 내고 오면 한화로 7만 원 정도의 거금이 나간다고 들었다.


한국인 미용 솜씨는 못따라와!

그 이야기를 듣고 혹시나 나도 일할 수 있을까 싶어서 가위 잡는 법과 이발기로 자르는 법을 배우기 위해 200만 원이 조금 안되는 금액을 내고 미용 학원에 등록했다.
헌데, 미용 학원에서 자격증 준비 반으로 들어갔는데, 바리깡 사용을 안 하고 파마 시간만 재고 있어서 바리깡은 언제 배우냐고 했더니 이용 반을 들어야 한다고 했다. 상담할 때 내 상황을 말했는데 반영이 안된 것 같다고 하니 미용 실전 반으로 이동 시켜주었다.
실전 반은 자격증을 따고 스텝으로 일하다가 파마와 샴푸가 손에 익으면 커트를 배워 업그레이드하는 반이었다. 미용실에서 2~3년 스텝으로 일해도 커트를 안 가르쳐 주는 곳이 많아서 따로 배우고 가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함께 수업을 듣던 사람들이 그전에 미용을 하다가 쉬어서 배우러 왔거나 미용실에 다니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손놀림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sinval-carvalho-WbEibGKHBMY-unsplash.jpg

근데, 웃긴 것은 실전 반에 가면 자격증 준비 반에서 샀던 가위를 못 쓰고 새로운 가위로 다시 사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시 산 가위는 자격증 준비 반에서 샀던 가위보다 퀄리티가 좋았다. 3번에 자를 것을 한 번에 자를 수 있었다.


자격증 시험에서
떨어트리게 하려는 꼼수인가?


자격증 시험 반에서 시험에 떨어졌다는 학생들이 많이 있었는데, 만약 이 가위를 가져가면 커트 시간이 단축될텐데... 왜 이런 팁을 알려주지 않는지 의아하지만...
돈을 벌어야 하는 사회에서는 돈이 오고 가는 일이라면 그 누구도 내 편이 아니다.

중고생 학생들이 배우러 오는 것도 보았는데, 참 마음이 좋지 않았다.
미용 학원에 한번 들어오면 기본이 천만 원이라는 말이 있듯이 미용사 자격증을 따면 이용사 자격증을 따고 그 후 피부 관리, 메이크업, 네일 아트까지 한 바퀴 돌린다. 학원에 돈을 쓰는 이유는 대학교를 가기 위해서 하는데, 그럼 대학에서 배울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미용 대학은 대체 왜 있는 걸까? 어마어마한 학비는 왜 내고 다니는 걸까?

나 같은 일반인도 200만 원 짜리 미용 학원을 다녀서 미용실에 취직하고 일을 하면 되는 것 아닌가??
대학을 안 나오면 시급이 낮은 미용실을 가는가?
대학을 나오면 고임금의 미용사가 되는가?

대학의 유무가 아닌 본인의 실력과 성실함 그리고 사업 수완을 기반으로 미래가 달라질 것인데....
미용 학원의 그 어떤 선생님도 학원을 다니는 것보다 취업을 하는 것이 내 인생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미용 가발이 8만 원??


미용학원에서 파는 통 가발은 참 비싸다. 인터넷에서 3만 원이면 사는데, 학원에서는 본인들이 파는 가발을 사 오지 않으면 수업을 진행해 줄 수 없다고 한다. 다른 가발을 자르면 가위가 망가진다 이유인데, 같은 인모 100% 면 어느 가발이라도 괜찮지 않을까 싶지만...
학원의 자리를 렌트하는 비용이 가발 금액에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그 또한 낼만하다.

하지만 나는 항상 그렇듯 가난병에 휩싸여서, 가발을 최대한 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지금 생각하면 멍청한 일이다. 미용학원이 아닌 집에서 커트 연습하기는 쉽지 않다.
만약 그때 내가 가발 10개를 연습했다면 내 실력은 지금보다 조금은 더 좋지 않았을까?

누군가가 이런 말을 내가 미용 배우기 전에 해 주었다면....

만약 당신이 미용을 배우러 간다면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가위 좋은 것으로 사서 가고! 가발에 돈 아까워하지 말고 되도록 많이 연습하세요!

아마 캐나다에서 내 미용 실력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올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만약 시간 여유가 충분하다면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내일 배움 카드로 배우러 가면 더 저렴하게 배울 수 있었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는 삶이라 돈을 조금 더 냈지만 약 200 만원과 3개월을 들여 머리 자르기 직업 스킬+1 을 획득했다.

mostafa-meraji-iAMGDmQ6bUY-unsplash.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이 둘 데리고 집도 없고 갈 때도 없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