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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똘맘 Sep 15. 2023

캐나다 SINP 초등학생 도시락!  

캐나다 학교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급식이 없다는 것이다. 

피자를 먹으러 가자고 해도 청국장과 된장찌개, 미역국, 어묵국, 갈비탕, 닭곰탕을 좋아하는 토종 한국 입맛의 아이들이라, 캐나다오기 전에 가장 걱정되었던 것은 도시락이었다. 

집에서는 내가 해서 먹일 수 있지만 도시락을 싸기엔 애매한 음식이라... 도시락 준비 걱정에 한국에서 김과 김자반을 택배로 엄청 붙이고 왔었다. 


한국에서는 책가방에 연필만 넣어서 학교를 보내도 되었는데, 캐나다에서는 점심에 먹을 음식까지 함께 보내야 한다. 어떤 음식을 보낼지, 걱정이었는데 학교를 보낸 지 3일 만에 걱정이 없어졌다. 

도시락 싸는 노하우?와 스토리를 살짝 공개하려고 한다. 참고로 준이는 한국나이로 7살, 쩡이는 9살이다. 


학교에서는 런치 1개와 간식 2개를 챙겨 오라고 했다. 

첫째 날은 남편이 열심히 김밥을 만들어서 싸주었다. 간식은 딸기 말린 것을 먹고 싶다고 해서 달라라마에서 2개 사 온 것과 젤리를 함께 넣어 주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남겨 왔다!! 그 이유는 당근을 많이 싸줘서 맛이 없었다고 한다. 


그다음 날은 단무지와 참치마요를 넣은 꼬마 김밥을 싸줬다. 수박까지 All Clear!! 

셋째 날은 김자반과 나름 단백질인 계란 장조림도 함께 싸주었다. 

김치 같은 반찬은 싸주지 말라고 하여, 정말 간단하게 싸줬었다. 

헌데, 쩡이가 다른 애들은 다 샌드위치를 싸 온다면서 본인도 햄과 치즈를 넣은 샌드위치를 싸 달라고 했다. 


넷째 날부터는 준이는 밥, 쩡이는 샌드위치를 준비해서 줬다. 준이가 동글동글 밥을 또 싸달라고 해서 어제와 같은 메뉴 + 사모님께서 그어주신 쿠키 + 과일과 야채를 준비했다. 

그런데, 학교에서 돌아온 준이가 밥을 많이 남겨 왔다. 

걱정이 되어 물어보니, 밥 먹을 시간이 부족했다고 하면서 본인도 쨈이 발라져 있는 식빵을 달라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눈도 안 뜬 채로 밥을 달라는 준이 인데... 빵도 별로고 면도 별로고 밥만 좋아하는 밥돌이가 샌드위치를 싸달라고 해서 놀랬다. 


다섯째 날은 분부대로 샌드위치! 쿠키와 수박, 주스까지 야무지게 챙겨서 보냈다. 

귀여운 이쑤시개는 사모님이 도시락 이쁘게 싸라고 주신 이쑤시개! 아이들이 엄청 좋아했다. 

그런데 쩡이는 여기에 요플레까지 싸달라고 해서 요플레 추가! 

그 다음 주 도시락! 

샌드위치 속은 마요네즈를 한쪽만 바르고 치즈 넣고 햄을 살짝 구워서 넣으면 끝이다.  

준 이는 잼만 싸달라고 했는데, 준이가 일어나기 전에 후다닥 누나랑 똑같은 햄치즈 샌드위치를 싸줬다. 

쩡이는 요거트 + 주스, 준이는 요거트를 싸줘도 주스를 싸줘도 다 다시 가져와서 먹는 것만 넣었다. 

먹는 것보다 노는 것이 좋은 나이다. 

또 그다음 날은 빈츠처럼 생긴 과자가 있어서 샀더니, 대용량 포장이다. 

조금만 나눠서 보내고, 맛난 포도와 함께 젤리를 먹고 싶다고 해서 빙글빙글 젤리까지 보냈다. 

쩡이는 + 주스, 요플레!! 정말 잘 먹는다. 

이렇게 보내면, 4시에 집에 와서 한 시간 동안 크리스티나와 타미와 놀다가 들어와서, 

5시부터 허겁지겁 밥을 먹는다, 어느 날은 3그릇까지 먹는다. 


밥 좀 싸줄까? 

너무 점심을 부실하게 챙겨주는 것 같아서 걱정되어 말을 했더니, 아이들 대답은 샌드위치만 먹어도 배부르고 샌드위치 먹을 시간도 없다는 것이다. 빨리 먹고 놀기 때문에 밥 먹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하던데, 그 말이 맞나 보다. 


사모님이 아이들 샌드위치 이쁘게 싸주라고 본인이 가지고 있던 물건들을 줘서 도전해봤는데... 

준이가 "엄마 이거 어떻게 가져가?"라고 했다. 

사진을 깜박해서 아쉽지만... 나는 그냥 네모 샌드위치만 싸는 걸로!!

정말 사장님 부부를 좋은 분 만났다.

살짝 자랑을 하자만 저번주 주말에는 돈가스를 해주시고 어제는 전복 갈비탕을 해주셨다.


돈가스는 생맥주와 같이 주셔서 사진이 없다...... 하하핫... 

  전복갈비탕은 우리 냄비가 넘칠 정도로 주셨다. 당면까지!!  음식 솜씨가 대단하시다. 

아이들 먹이라고 멸치 볶음도 해주시고, 우리 먹으라고 매운 멸치 볶음도 해주셨다. 

파닭은 한국에서 파는 어느 치킨집보다 맛있었다. 쩡이 혼자 3분의 2를 먹었다. 


캐나다에서 어떤 음식을 해서 먹을까? 한국에서 걱정이 많았는데, 기우였다. 

이곳에 와서 사장님 덕분에 한국음식을 너무 잘 얻어먹고 있다. 

남편에게 "시어머니께 10년 동안 얻어먹은 음식보다 사모님께 2개월 동안 얻어먹은 음식이 더 많은 것 같아" 말했다. 우리 남편도 동의한다. 


캐나다 도시락 걱정 하지 마세요! 


아침에 도시락을 준비하는데, 5분 컷이다! 정말 쉽다.  

오늘 아침에는 햄이 없어서 잼만 발라 보냈다. 아마 집에 오면 배고파할 것 같아서 $7짜리 보쌈을 해줘야겠다.  삼겹살이 1kg에 $10 정도라 $7짜리 한 덩어리면 우리 가족의 한 끼 해결이다. 


아이들 학교를 보내고 Wholesale Club에 장을 보러 다녀왔다. 

다음주가 아이들 생일이라 파티에 쓸 접시와 종이컵, 라즈베리와 방울토마토, 아이스크림, 고기, 꽃게 된장 찌개를 끓여 줄 냉동꽃게,  부대찌개 끓일 소시지, 도시락을 쌀 햄과 치즈, 샐러드 만들어 먹기도 하고 상추쌈을 해먹기도 하는 로메인, 반은 김치찌개 끓이고 반은 구워 먹을 돼지고기, 한국 스타일 프라이드치킨이라고 쓰인 닭강정, 마시멜로우를 사줬더니 내놓으라던 코코아까지 살뜰하게 장을 봐왔다. 

총금액 $114!! 세금이 11% 임을 감안하면, $104 정도 산 것이다. 이 정도면 4~5일은 먹고 산다.


이제 곧 2시다. 

하루를 재미나게 보내고 올 아이들을 위해 보쌈을 준비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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