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중인 아내,육아휴직한다는남편

똘맘의 창업 일기

by 똘맘

2020년 7월,

여유롭게 책을 읽고 있던 오후, 남편의 전화가 왔다.
다짜고짜 "나 육아 휴직하면 안 돼??"라는 한마디가 전화기 건너편에서 들렸다.
"무슨 일 있었어?"라는 내 물음에 뒤죽박죽 말도 안 되는 말만 오간다.
회사에서 다른 직원과 트러블이 있었는데 계속 참고 있었는데 못 참겠다는 거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남편은 조리사로 일하는 중이었고 그 트러블이 있던 사람은 영양사다.
집에 와서 다시 물어보니 더 어이없는 답변을 하기 시작한다.
"시간도 없는데 오이를 이렇게 자르라고 하잖아~ 그래서 저렇게 잘라서 줬더니 완전 짜증을 내고...
그랬더니 상부에 보고를 하잖아!!"
말도 안 되는 핑계다.
10년 동안 새벽 4시에 출근하고 주말에도 출근하면서도 묵묵히 일해 왔던 남편이다.
결론은 '돈이 생기니 일하기 싫어' 밖에 안된다.

로또가 된 사람들이 하는 인생 망하는 전형적인 절차를 밟으려고 하고 있다.
휴직을 외치는 남편이 밉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측은하기도 하다.
자본주의의 민낯을 보게 되었으니 노동을 하는 것이 신성한 일, 부자 되는 일이 아닌 것을 알았지만
그다음 단계를 찾지 못했는데 집에서 부부가 놀아버리다니...

나도 휴직을 하고 아이를 보면서 행복감을 느끼기 시작했는데, 저 사람도 언젠가는 느끼게 해 줘야지 생각을 하며 내가 공급자가 되려고 노력하는 중이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왔다.

"그래서 다음 계획은 먼데?"
"....................."
생각 조차 해본 적이 없다. 묵묵부답이다.
나는 휴직하기 일 년 전부터 준비를 했는데 이런 계획 없는 남자랑 결혼했나 싶기도 하지만 문제는 돈이 생긴 거다. 누구를 탓하겠나.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지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왔을 뿐이다.
어쩌면 거창한 계획이 없는 게 더 나은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휴직을 찬성해줬다.


그래~ 고생했어~
이제 사업을 생각해봐야 해
머리 식힐 겸 제주도나 다녀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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