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도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할로윈이 시작 되었다.
교사 파업으로 인해 3주간 학교를 안가면서 올해 할로윈을 하지 못할까봐 걱정했었는데, 정확히 할로윈 2일 전부터 학교를 나갈 수 있게 되어 온 가족이 기뻐했다. 사실 내가 제일 기뻤다...
Spirit Halloween 에서 구경하는 재미도, 할로윈을 준비 하면서 빠질 수 없다. 올해는 여유 있게 할로윈을 즐겼다.
올해의 코스튬! 쩡이는 고양이를 하고 간다고 하고, 쭌이는 공룡을 타고 가고 싶다고 했다.
쩡이의 코스튬이 약한 거 같아서, 다른 것을 사주고 싶었는데, 쩡이는 너무 요란하지 않은 것을 하고 싶다고 했다. 가끔씩 쩡이에게 이쁘고 화려한 옷을 입히고 싶은데, 엄마 아빠가 그런 옷을 즐기지 않는데, 아이들이 즐기겠는가?? 그냥 내 욕심이다. 고양이와 공룡과 함께 2025년 할로윈 쭌쩡 남매 출똥!
학교에서 재미난 시간을 보내고 집에 온 후, 앞집에 라이런치네와 연락을 하다가 같이 할로윈 밤을 보내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편한 것이 좋아서, 우리 가족만 다니는 것을 선호 하는데, 어쩌다 다른 가족과 합세하게 되었다.
쭌이는 라이런치와 쩡이는 핫싸와 발맞춰 모든 집의 문을 두드리며 간식을 털었다.
이곳 저곳 지나다 보니 벌써 8시다.
우리 동네는 거의 다 돈 것 같은데 혹시나 더 돌고 싶냐고 물어보니, 당연하다고 한다.
차를 이용해 조금 떨어진 집값이 비싼 동네로 가서 또 돌았더니 아이들이 초콜렛 큰 걸 하나씩 준다고 더 좋아했다.
우리는 차를 타고 다니면서 아이들에게 시간을 주고 있는데, 어떤 집 앞에서 아이들이 멈추어 있는 것을 보고, 궁금한 마음에 차에서 내려 후다닥 달려갔다.
집 주인이 아이들에게 돌림판 게임을 하고, 멈추는 것을 상품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해 놨다.
얼마나 재미있는 할로윈인가! 집주인에게 감사 인사를 하면서, 나중에 우리 또한 이런 재미있는 할로윈을 기획하자고 남편과 이야기 했다. 여담으로 쭌이가 한번더 해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집주인이 "Sure, you can try one more, just for fun!" 이라고하며 또 해도 상품이 없음을 이야기 해 주는 것을 듣고서는 저렇게 돌려서 이야기 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쩡이는 돌림판에서 가장 핫한 상품인 감자를 받았다. 받고 나서 너무 웃긴지 사진을 찍어 달라고 했다.
다음날 감자 요리를 해달라며, 오늘 받은 다른 초콜릿과 캔디보다도 가장 소중하게 나에게 맡겼다.
"엄마 감자 잘 가지고 있지?"를 10번은 들은 것 같다.
아준이 보다 한살 어린 라이런치는 8시 45분이 넘어가자 지쳐서 차에서 뻗었다. 9시 정도 되어 많은 집이 불을 꺼진 것을 보고, 올해의 할로윈은 그렇게 재미나게 마무리 지었다.
할로윈을 함께 하면서 배운 것이 많았다. 우리는 장식이 된 집만 방문했었는데, 핫싸는 불이 켜져 있는 집 초인종을 눌러서 당황했었다. '아니, 저렇게 하면 안되지 않나? 예의가 없는게 아닌가?' 하지만 아이들이 간식을 받아왔고, 우리는 기우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 틀에서만 보던 시각이 한번 더 깨졌다.
또 배운 점 하나는 함께 하면 멀리 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8시가 지나서 집에 가고 싶었는데, 같이 하고 있으니 반강제로 집에 갈 수가 없었고, 힘들지만 아이들이 함께 원했기에 더 많은 곳을 가야만 했다. 덕분에 더 많은 경험을 하고 더 많은 간식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 아이들도 자기 둘만 있었으면, 한시간 정도 하고 춥네, 다리가 아프네 하면서 그만하고 집에 돌아갔을텐데, 다른 아이들과 함께 하니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고 재미나게 즐겼다. 덕분에 차 안은 하하호호 소리로 활력을 얻었다.
아, 이래서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고 했구나...
함께 하기 때문에 포기하기도 힘들고, 힘을 얻으면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데, 포기하는 것이 자유인지 알고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5년의 간식들! 1년치 Lunch box에 넣을 간식을 가져왔다. 숫자를 세어보니 230개가 넘는다고 하며, 한 해동안 열심히 농사를 짓고 수확을 한 농작물을 바라보는 것 처럼, 행복한 눈으로 간식을 바라보고 초콜렛과 젤리, 사탕을 분리하고 이렇게 해 봤다가 저렇게 해봤다가 하면서 뿌듯함을 느끼는 것이 눈에 보인다.
다음날 아침에도 간식들을 다 꺼내놨다가 정리 했다가 하는 행동을 일주일간은 반복하며 행복에 젖는 아이들이다. 아마 첫월급처럼, 자신들의 노력으로 받아왔기에 느끼는 만족감이 더 큰 것 같다.
"엄마 내가 더 많이 가니깐, 더 많이 받아오네!?" 라는 말에 "그게 세상의 이치야. 집에서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 그니깐 더 많이 나가보고 많은 경험을 해봐. 이번에도 라이런치네랑 같이 하니깐 힘들지만, 계속 하게되지? 그래서 같이 하는 것 같아." 라고 답을 하며, 아이들의 성장과 더불어 나의 성장에 벅차오는 감동을 느낀다.
내년 할로윈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