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맘의 창업일기
식당 창업 전, 3개월 동안 온갖 음식을 연습했었다.
수제청 창업 반에서 수제청을 만들기도 하고 떡볶이 소스도 배워오고 대창, 곱창, 동파육, 고기 국수, 짬뽕, 짜장 등 여러 음식을 연습하고 꿈꾸다가 정착한 것이 참치와 연어였다.
사시미를 선택할 수 있던 이유는 남편이 20대 때 몇 년 동안 뷔페 일식 파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신이 해보지 않으면 선뜻 결정하기 힘든데 다행히 아르바이트 경험 덕분에 생선 손질할 수 있어서 결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15년 전의 옛날 경험만으로는 발전이 없다. 수많은 유튜브를 보고 연습을 해봐도 비슷비슷한 내용들이라 결국 남편을 연어 학원과 참치 학원에 등록시켰다.
일일 수업으로 하루 40만 원에 연어 한 마리 잡는 것을 다시 연습하고 80만 원짜리 참치 수업을 들으며 부족한 점을 재발견하고 단 시간 만에 많은 깨달음을 얻고 돌아왔다. 학원에 등록하기 전 집에서 연습을 하면서 모르는 것과 궁금한 점을 적어가서 모조리 답을 얻어 냈으니 돈이 아깝지 않은 강의였다. 예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집에서는 지인들을 초대하여 사시미 파티를 벌였다. 참치도 참다랑어 뱃살만 종류별로 사서 여러 방법으로 해동을 시키고 숙성을 시켜봤다. 어떤 것이 가장 질감이 좋고 맛있는지 계속 연습했다.
연습할 때 최대의 문제는 웃프지만 가난병이었다.
가난병이 있으면 자꾸 아끼고 싶어서 연습을 해보기가 힘들다. 다른 사람들을 초대했을 때도 "이 정도면 됐지"라며 돈을 자꾸 따지게 된다. 좋은 음식을 선보여서 피드백을 받아야 하는데 남편의 가난병이 심해 자꾸 손님들께 대접하기 적당한 부위만 해동을 시키고 비싼 부위는 잘 내놓지 못했다. 손님들이 가고 난 뒤 왜 맛있는 부위를 내놓지 않았냐고 남편에게 물어보면 대답을 못했다. 참치를 연습하기 위해서 백만 원 원치 참치를 사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고 지인들을 나눠주고 남으면 버려야지 연습이 되는데 아까워서 못하고 있었다. 항상 더 하라고 해도 "이거면 충분해"라는 말로 넘어가기 일 수였다.
아껴야 한다고 세뇌 받은 것이 얼마나 많은 기회를 놓치고 있는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
부자 아이들이 더 큰 생각을 가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아낄 필요가 없고 정리할 필요가 없어서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색깔 찰흙으로 놀 때도 비싼 가격으로 한번 쓰고 색이 섞여있는 것을 모아놓고 그것으로 다시 놀라고 하니 아이들은 흥미가 떨어지고 놀지 않는다. 부모는 전에 놀던 것이 있다고 강조하고 사주지 않는다. 아이들은 찰흙 놀이를 더 이상 하지 않는다.
책도 읽고 던지고 방바닥에 마구 놓는다. 부모들은 읽은 책을 정리하라고 소리를 치니 정리를 하고 싶지 않은 아이는 책을 보지도 않는다.
주부들도 마찬가지다. 음식을 하는 것보다 치우는 게 일이라 되도록 간단한 음식을 하고 복잡한 음식은 시도를 하지 않는다. 부자 아이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공급받고 다른 이가 치워주니 시도를 하고 발전만 하면 되니 얼마나 편하게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었을까.
회사 생활도 동일하다 사장은 명령만 한다. 뒤처리는 사원들이 한다.
하지만 우리는 사원의 삶 속에서 살았기 때문에 시작을 하면 뒤처리밖에 생각을 못 하고 시작을 거부한다.
또한 가난병의 대표적인 사례는 돈을 내고 배우는 것을 싫어한다.
유튜브나 인터넷 블로그 같은 공짜 강의로 만족을 하려 하지만 그 강의에서는 본인만의 노하우를 절대 알려주지 않는다. 만약 이 전에 남편이 하루에 80만 원짜리 수업을 듣는다고 하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냐며 핀잔을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직접 배워오는 수업과 인터넷 수업은 천지 차이다. 또한 직접 배운 수업이 좋은 이유는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질문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이다.
나 또한 가난병 속에 똑같은 생각을 가졌었기 때문에 발전이 없었지만 독서가 깨 준 덕분에 남편을 안정 시키고 비싼 참치를 계속 시도할 수 있게 서포트를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