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악하고 이기적인 동물 인가?

선악설인가? 성선설인가?

by 똘맘

2년 전, 자본주의를 미워한 후 급격하게 몰려 들어왔던 감정은 인간에 대한 회의감이었다.

자본주의도 결국 인간의 이기심에 의해 만들어진 시스템으로 인간이 인간을 도구로 바라보는 관점이 소름 끼치게 역겨웠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사회적 강자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까지 모든 인간이 서로를 이용하려고 하는 것처럼 사람의 효용성을 위주로 생각하고 있었다.


회사 다닐 때 내가 미워하던 사람들은 나에게 잘못해주고 자신의 밥그릇만 챙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에게는 나는 이용가치가 없었으며 무시할 만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나 또한 내 입장만 생각했기에 그들과 불협화음이 날 수밖에 없었다.

팀장이 했던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난 너의 부모가 아니야."


그때 생각하면 원망스럽고 인간미 없이 잔인한 말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 말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착한 사람이 되기로 결정한 사람은 착하지 못한 숱한 사람들 사이에서 파멸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자신을 부지하고 자 하는 군주는 악한 짓을 저지르는 방법을 알아야 하며 그것이 언제 필요하고 언제 필요하지 않은가도 알아야 한다.
ashley-jurius-1ZvFTjgEodk-unsplash.jpg Photo by Ashley Jurius on Unsplash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나오는 말을 이용하자면, 착한 사람은 망한다고 한다.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는 악해져야 한다고 한다. 나는 문장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었다.

우리에게는 도덕을 가리키면서 상류층 사람들은 이런 책을 보며 교육을 받았다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꼈다.

수많은 어린이 동화는 권선징악을 가르치는데 실제 삶은 권악징선이다.

착한 사람들을 호구로 만들며 나쁜 사람들 말은 잘 듣는다.


옛날에 회사 직원들에게 친절하게 대해 달라는 나의 의견에 회사 대표가 인간관계에 대해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현장에서는 파업까지 하고 있었는데, 내가 현장 사람들을 만나서 파업 그만해 달라고 호소를 했어, 이러다 회사가 문을 닫는다고 하지만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아서 진짜로 회사를 접을 때까지 갔는데, 회사를 접겠다고 발표하니 나랑 친했던 패거리는 여전히 파업 농성을 하고 있었는데, 나랑 사이가 안 좋았던 사람들 패거리가 파업을 안 한다고 선언하고 현장에 복귀해서 일을 하는 거야, 그때 느꼈어. 사람은 잘해줘 봐야 소용없구나~라고 말이야."


그때는 이 말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잘해주면 호구로 본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식당을 운영했을 때, 직원의 이기심에 질렸던 적이 있다.

매일 점심시간이 되면 아무 말 없이 콜라를 마시는 직원, 자기 집에 무엇이 부족하다고 하며 식재료를 하나씩 달라며 들고 갔던 직원(양파 하나 무 조금, 쓰레기봉투, 콜라 등등), 서빙을 하면서 핸드폰을 자꾸 보는 직원, 바쁜 시간에 사라져서 화장실 다녀오는 직원, 퇴근 시간보다 먼저 가는 직원, 출근하자마자 화장실을 가서 20분 후에 오는 직원 하지만 이를 지적하면 꼰데가 되고 악덕 사장이 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웃기게도 직원이었을 때의 나는 나의 직원들과 동일한 사람이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식당을 한 후 동전의 앞뒤가 아닌 옆을 보기 시작했다.



군주는 사랑/두려움 두 가지 덕목을 갖추어야 하는데 둘 중 하나를 택하려면 두려움을 받는 것이 훨씬 군주를 편하게 한다. 그 이유는 인간은 은혜를 모르고 변덕스럽고 가식이 많고 본심을 드러내지 않으며 위협을 피하고 싶어 하고 이익이 되는 일에 걸신이 들려있기 때문이다.


군주론에서는 인간에 대한 정의를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처음에 이 문장을 접했을 때에는 거부감이 들었지만 곱씹어보면 100% 옳은 말인 것 같다. 인간은 자기의 이익에 따라 움직일 뿐이다.


그래서 똑같은 사람에 대해 평가를 하더라도 평가하는 사람의 상황에 따라 스토리는 달라진다.


웃기게도 여기까지 생각했을 때 종교적인 생각이 들어왔었다.

우리는 지옥에 살고 있다!!

mehdi-messrro-gcyZ7AvWSwQ-unsplash.jpg Photo by Mehdi MeSSrro on Unsplash

천국이 먼지 지옥이 먼지 잘 모르는 무교자 지만 가식적이고 이기적인 사람들만 살아가는 곳에 나 또한 살아가고 있다면 이곳은 지옥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이 시기에 사람이 더 싫어지고 삶에 열정이 빠르게 식었었다.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우울감을 홀로 주체하기가 벅찼다.

어떻게든 이 우울감에 빠져나오기 위해 독서와 사색에 집중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둘째가 좋아하는 동물 다큐멘터리 중 사자가 가젤을 사냥하는 장면을 같이 보다가 이기심에 대한 부분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


사자가 동물을 사냥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원래 그렇게 태어난 것이다.

thomas-evans-UnUGQFSHeu8-unsplash.jpg Photo by Thomas Evans on Unsplash

우리는 동물과 마찬가지인 존재로 모두 생존의 기로에 놓여있다. 동물과 다른 점은 그들의 생존 방식은 사냥이고 우리의 생존 방식은 사회화이다. 생존을 위해 남을 헐뜯어야 하고 생존을 위해 남의 것을 빼앗아야 한다. 우리가 이기적이라고 정의한 모든 것 들은 우리의 생존을 위해 필연적인 것이다.

가장 기초적인 욕구인 식욕을 보면 내가 살기 위해서는 남이 굶어 죽던 남을 죽이던 내 배를 채우는 것이 우선이고 이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우리는 함께 살기 위해 우리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법으로 통제 해고 악한 것이라고 정의를 하였다.


애초에 선과 악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악한 것은 대부분 본능에 따르는 것이고 선한 것은 본능을 참는 것이다. 우리가 악한 것이라고 정의해 놓은 것은 자연에서는 당연한 것이고 악해야지 살아남는다.

사자가 살육이 나쁜 것이라고 말하며 나뭇잎을 먹거나 기린이 자신의 나뭇잎을 양보한다면 아마 지구 상의 모든 종이 멸종했을 것이다.


사람들의 이기심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또한 다른 사람이 이기적이라고 비난하는 마음이 사라졌다.

이기적인 사람은 삶의 욕구가 더 크고 자신의 상황을 극복하고 싶어 하는 열정이 있는 사람으로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살아남고 싶은 사람이 이기적이 된다.


그렇다고 이기적인 것을 긍정하고 내가 이기적이 되고 싶지는 않다. 수많은 동물 중 인간은 유일하게 생존을 위해 살육하지 않고 욕심을 위해 살육한다. 사자도 배가 부르면 더 이상 사냥을 하지 않는다.


이기적인 것은 필연, 하지만 욕심은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주제가 또 나의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자본주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면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발전이 있다.

어떻게 보면 욕심은 배척하고 비난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감사해야 할 대상일지도 모른다.


활기찬 아침을 시작하면서,

내가 싫어하는 이기적인 사람을 만나면 마음속으로 한 마디씩 해주는 건 어떨까?

"이 팀장, 너도 살려고 참 고생한다. 오늘도 살아남아라! 파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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