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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Co Jul 23. 2023

신념은 이미지일 뿐

농담_밀란쿤데라

#씁쓸한 유희와 쇼펜하우어의 소환

(망각, 젊은날의 칼날, 이념과 집단)


젊음의 무지함에 대한 가엾음을 이야기하고 인간사 무의미함을 '농담'이라는 단어를 빌려 통찰하는 작품.

신념은 이미지 일 뿐.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나타내는 의지라고 말하고 있다. 

(실재하는 의미라는 건 없음.나는 이러이러해서 이게 합리적이라 생각해. 그래서 난 이렇게 살고 이걸 믿어라고 하는 건 다 헛소리라는 뜻.)

아무것도 실재하지 않는 세상 속에서 이런 지각이나 표상을 만드는 건 이미지, 의지라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오늘도 근거없이 합의된 관념 속에서 딱 그정도의 개인을 누리며 살아간다. 

그러니 벗어나야 한다. 어떤 가치에도 의존하지 말 것. 쓸쓸하고도 고독한 여정이겠지만 황홀한 현기증라는 게 있다. 누군가의 의지로 정한 전통적 가치에 나를 내맡길 것인지, 떠받들어 주는 이 하나 없지만 자유롭고 슬픈 길을 갈 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스탈린의 의지가 흔들려서 공산주의가 붕괴된 것처럼 우리가 철썩같이 믿고 따르는 사회적 관념은 속절없이 변한다. 아니 속절없이 무너진다.




삶은 아직 미완성인 그들을, 그들이 다 만들어진 사람으로 행동하길 요구하는 완성된 세상 속에 턱 세워 놓는다. 그러니 그들은 허겁지겁 이런저런 형식과 모델들, 당시 유행하는 것, 자신들에게 맞는 것, 마음에 드는 것 등을 자기 것으로 삼는다. 그리고 연기를 한다.


젊음이란 참혹한 것이다. 그것은 어린 아이들의 희랍 비극 배우의 장화에 다양한 무대 의상 차림을 하고,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르면서 광적으로 신봉하는 대사들을 외워서 읊으며 누비고 다니는 그런 무대다.


대부분 사람들은 두 가지 헛된 믿음에 빠져 있다. 기억의 영속성에 대한 믿음과 고쳐볼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그것이다. 진실은 오히려 정반대다. 모든 것은 잊혀지고 고쳐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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