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각각의 빛 Nov 15. 2022

’동네‘시리즈

언젠가 사라질 것들을 그림으로 기록합니다.




‘동네’ 시리즈란?


제가 그리고 있는 ‘동네’시리즈는

어릴적 제 추억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제가 어릴적 살던 곳은 서울 끝자락에 위치한 작은 동네였습니다.

오래된 다세대 주택들이 줄지어 있었습니다.

전 그 곳 한가운데에 있는 할머니 소유의 다세대 주택에서 살았습니다.

빨간 계단과 벽돌,색색의 기와들,크고 작은 다양한 생김새의 창문들,

꽤나 제각각으로 생겼는데, 공간의 효율성을 딱히 덜 따진 구조여서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사실 어릴적에는 이렇게 다양한지 모르고 지나쳤는데..여러 주거 형태를 거치고 보니 깨달았습니다.

저는 아파트에서도 살아봤고, 다세대 주택에도 살아봤고,현재는 빌라에 살고있습니다.

확실히 편리하긴 아파트>빌라>다세대 주택 순이지만…


(여기서부터는 살짝 시니컬한 제 의견이 들어가있습니다^^)

아파트는 획일적으로 생겼고 뭔가 보여주기가 굉장히 중요한 느낌에 좀 정이 없달까요..

웃긴건 그러면서도 비싼 아파트들은 항상 동경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자본주의에서 느낄수밖에 없는 그런 복잡미묘한 감정 다들 아실런지요..?


각설하고, 저는 제 동네를 꽤나 애정합니다.

아기자기한 다세대 주택들과 옆에는 내천이 흘러 산책하기에 정말 좋습니다.그 정감 있는 풍경을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재계발을 추진하였고,

지지부진한 시간속에 사거리의 달동네가 있던 곳을 싹 밀고 비싼 아파트가 들어왔습니다.   


동네에 자기 혼자 우뚝 솟아있는 그 아파트를 보니…마치 그공간은 CG같은 느낌입니다.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내가 살던  곳은 예전의 모습 하나 남기지 않고 변하겠구나 하는 그런…

집값은 많이 오르겠지만..결국 모두 아파트 단지들로 바뀌겠구나 하는…


어쨌든 제가 할수있는것은 아무것도 없을까 하다가

그래! 그림으로 남겨서 기록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그리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추억으로 꺼내 볼 수 있게요.

그 집에 사시는 분들을 인터뷰해보고 싶은데…

집 하나하나마다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전 숫기가 없어 쉽지 않겠지요.ㅎㅎ


작업 방식은

동네에 있는 집들을 사진찍고,완전 똑같지는 않게

조금 변형해서 그립니다.


*에필로그 *

음.. 아쉬운대로 저희 할머니집에 대한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저희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시골에서 어렵게 소작농사를 하시다가, 첫째만 교육시키는 것이 아니라 5남매를 교육시키겠다는

할머니의 집념에 서울로 상경하여..

군부대 아파트에 딸린 구멍가게에서 슈퍼를 하나 내셨습니다. 이땐 자식들과 떨어져 생활 하셨다고 합니다.

하루도 거르는날 없이 장사를 하시고,아끼고 모으고 하셔서 이번에는 시장에 신발 가게를 차려서 돈을 모아

이 동네에 집 한채 지어서 자식들 데리고 올라와 모두 가르쳐서 대학 보내시고 결혼도 보내셨습니다.

설날 추석 마다 이 집에 모두 모여 즐겁게 보내는데 그렇게 정감 있을 수 가 없습니다.

세월의 순리에 따라 식구는 줄었다가 늘었다가 하네요…

할아버지는 3년전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집을 홀로 지키는 할머니가 안쓰러워 자주 찾아 갑니다.


마지막으로

할머니 사랑해요!!!! 할아버지도 잘 지내시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