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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한중교수 Sep 02. 2019

[김한중 시인]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있다.

마음과 마음에는 물웅덩이가 있다.


작은 충돌에도 마음에는 커다란 구덩이crater가 생긴다.

더 커져버린 구덩이에 물은 차고 넘실거린다.


말하는 사람은 많으나 들어주는 이는 드물다.

말들은 허공에 퍼져 서로 뒤엉키고 벽에 부딪친다.


귀는 열려있으나 맥없이 흘러 강이 되고

입은 말하고 있으나 가시 돋친 생채기가 된다.


혼자만의 외로움이 권할 일은 아니지만

상처 입은 영혼들이 어슬렁거리는 군중의 틈바구니보다

늦은 오후 지나가는 한 줌의 햇살을 살포시 부여잡고

오늘 하루 내 영혼이 더워지는 따뜻함을 맛보고 싶다.


문 밖에 서 있는 당신을 위해 기꺼이 내어 주는 한 손

그 손 기꺼이 받아들여 슬며시 밀어보는 내 마음

내 마음 속 너의 마음 소리 없이 당신에게 포개어 본다.

▲ 탱자꽃과 벌     © 한국농업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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