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노트 1]
목이 긴 장화 같은 방수화의 모든 끈을 질끈 조여 맨다. 물 한 방울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이 결연하다. 휘슬에 맞춰 얕은 물 위를 달려 나간다. 곧이어 2단 책꽂이에 가득 꽂힌 책을 발견한다. 일본어 원서 책까지 있다고? 내 취향이 가득하다.
왼쪽 위를 쳐다보니 시간제한이 있는지 타이머가 보인다. 어쩐지. 책을 그냥 주지는 않는군. 손에 잡히는 대로 팔에 가득 책을 한 아름 끌어안고 잠시 고민한다. 옆에서 엄마가 동생에게 한 소리 한다.
“그 작가 책은 안 돼!”
내 책 담기 바빠 어떤 책을 금서 취급했는지 보지 못한다. 엄마가 책을 더 많이 얻으려면 지금 들고 있는 책을 출발선에 가져다 놓고 오는 게 좋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없는데?
고민은 길지 않았다. 세 모녀가 다 같이 책을 끌어안고 출발선을 향해 얕은 물을 가로질러 간다. 시간 절약을 위해 엄마는 책을 내던진다.
“악! 내 책!”
나의 절규는 0을 향해 달려가는 시간에 의해 묻히고, 세 모녀가 다시 2단 책꽂이를 향해 달렸다. 꿈에서 몸은 왜 주인의 말을 듣지 않는지. 시간은 줄어드는데 갯벌에서 달리기 하는 것 같다.
출발선과 2단 책꽂이 사이에서 오도 가도 못 하는 신세가 되어 책 한 권도 공짜로 얻지 못하는 좌절감에 잠에서 깼다.
그나저나 책과 물은 상극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