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2] 절창(구병모)
<파과>와는 결이 또 다른 이야기. 의식의 흐름체, 입에 달라붙지 않는 특이한 책 제목 등은 똑같다.
이 책에 인덱스를 잔뜩 붙인 사람들이 이해되지 않는다. 유려한 문체를 쓰지도 않고, 작가 특유의 의식의 흐름체를 쓰기에 당사자가 아닌 독자의 시선으로서는 그 인물의 생각을 읽기 어렵다.
무언가를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지. 나의 이해와 타인의 이해는 서로 달라서 둘의 이해가 충돌하게 마련이니까.(p.301)
상처를 통해 다른 이를 읽는 능력이 있는 '아가씨'.
그녀에게 읽히기를 원했으나 거부당했던 '보스(오언)'가 죽음 직전에야 욕구를 충족한, 불가해한 이야기. 인간은 목표를 부여받지 않았으며, 서로를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이 책의 주제일까?
전체 줄거리와 맥락과 본질은 유지되는데 디테일은 엄청난 변형이 이루어지고, 그 가운데 심지어 결말까지 바꿔 전하는 사람이 아예 없지 않았겠지요. 그것이 바로 세상에 수많은 이본이 존재하게 된 까닭일 테고요. p.125
셰익스피어의 희극과 비극, 절창, 파과 등 모든 문학작품은 서로 이본의 관계일까? 내 눈앞에 있는 절창이라는 한 권의 소설도 무의미의 운명에 어떻게든 의미 비슷한 걸 부여해 보고 죽으려던 예술가의 오랜 싸움과 필연적인 패배의 흔적(p.303)이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