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네 살?
음...
미운 다섯 살?
음...
사고뭉치 세 살?
우리집 두 아이가 3살,5살때의 일이다.
늘 엄마의 자랑거리이자 기쁨이 되어주었던 5살 첫째와,
웃음 듬뿍 선사하던 귀요미 3살 둘째가 둘이 함께 약속이나 한 듯 변신했다.
아이는 부쩍 짜증과 화가 늘었고 예민해졌으며 손톱물어뜯기와 소변 실수하기 등 이전에 없던 부정적 언행이 갑자기 늘어났다.
안되는 걸 알면서도, 엄마의 말과 상황을 다 이해했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으으응~~~"부터 시작하는 아이.
마음대로 안되면 울고 마음의 화를 표현하기도 하는 모습.
엄마인 나는 갑작스레 부정적 행동이 늘어난 아이를 보면서 적잖게 당황하기도 하고 난처하기도 했다가 화가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래도 늘 대화로 풀어나가던 나인데 언제부턴가 아이를 향해 자꾸 언성을 높이고 인상쓴 얼굴로 아이를 대하고 한숨을 쉬고 또 쉬고 있었다.
(한 순간 변신했다기 보다는 이전보다 더 스펙타클해졌다는 게 맞다.)
물건을 쏟고, 물을 쏟고, 책은 구기거나 찢고, 퍼즐은 다 엎어놓고, 물건은 망가뜨리고, 음식은 먹다 뱉고 손으로 문지르고...
너무나 쉴새없이 사고 빵.빵!!
엄마는 사고해결하느라 허걱허걱...숨어 턱턱... 급기야 인상 빡!!! 이어지는 언성높이기!!
"진짜 왜 이렇게 말을 안들어?
"너 엄마한테 왜 그래?"
라는 말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
육아가 너무 힘들다며 요즘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며 남편에게 징징...하는데 가만히 들어주던 남편이 말한다.
"아이니까 말을 안듣고, 아이니까 실수하고, 아이니까 안 되는걸 알면서도 호기심에 해보는게 아닐까요?"
내가 너무 힘들거라는 걸 공감해주면서 조심스레 아이를 좀 더 이해하며 보듬어보기를 격려하던 남편..
(육아를 해 본 사람은 누구나 공감할거다. 머리로는 아이가 어리니까, 서투니까 일어날 수 밖에 없는 당연한 일임을. 하지만 육아소용돌이(?) 한가운데에 내가 들어가 있을 때는 이성적인 사고는 멈추는 듯 하다.ㅋㅋ이럴 때는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격려해주는 일이 참 필요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바로 달라지지 못했다.
언젠가부터 내 눈치를 보고 늘 싱글벙글 웃던 아이가 짜증과 예민함, 시크한 표정으로 변해갔다.
동생에게도 보다 더 예민했다.동생도 덩달아 예민해졌다.
나 또한 아이에게 예민해진건..
아이들의 달라진 모습을 보는 게 무척이나 힘들어서였다.
늘 밝고 바르게 잘 자라주는 것이 고맙기만 했던 아이였는데 너무 급작스럽게 달라지니 그걸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나는 아이의 웃음을, 마음의 기쁨을 찾아주고 싶었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힘든상황을 바꾸어가고 싶었다.
아이와 매일같이 깔깔대며 매 순간 행복을 나누었던-
늘 웃는 낯으로 아이를 대하던 친절하고 다정한 엄마로 돌아가고(?)싶었다.
밥 먹으며 계속 장난치는 아이에게
"얼른 밥먹어! 계속 장난만 치면 어떡해?|하고는.. 잠시 후 고개를 드는데,
아이가 날 바라보는 눈이..
사랑은 느낄 수 없는 '미운 눈'이었다.
엄마가 미워서 바라보는 눈...ㅠㅠ
숨이 턱 막혔다. 억울하고 화도났다.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아이의 눈을 보고 난 후 나는 눈이 퉁퉁 부어 오를 정도로 울고 또 울었다.
다음 날 아침-
아이는 내게 다가와 "엄마 잘못했어요.사랑해요."했다.
나는 아이를 안아주며 말했다.
"엄마가 미안해. 네가 자꾸 약속을 안지키고 떼쓰고 울고 하니까 엄마가 너무 속상하고 힘들었어.정말정말 많이 사랑해.그거 알아?"
아이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아이에게 엄마가 어떻게 해주길 원하는지 물었다.
"엄마가 화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그러면 내가 너무 속상해요."
"엄마가 화내가 많이 속상했구나. 엄마도 그랬는데... 그럼 이제부터 네가 잘못하거나 엄마말을 듣지 않을 때 엄마가 안아줄께. 잘했을 때 예쁠때도 안아주지만 잘못했을 때도 안아줄께.엄마는 너를 많이 사랑하니까. 네가 잘못했을 때 엄마가 안아주면 너도 스스로 생각해줘. 약속을 지키는 일과 엄마 말에 순종하기를 노력해줘.우리 같이 노력해보자."
"어?ㅇㅇ이가 말을 안듣네? 이리와~엄마가 안아줄께!"
잘못했을 때 안아주지 않으면 아이는 도리어 엄마에게 다가와 "엄마 나 잘못했는데 왜 안안아줘요? 하고 되묻기도 했다.^^
점차 예민함은 줄어들고 서로에게 웃어주는 횟수는 점점 더 늘어갔다.
부정적인 행동은 줄어가고 예쁜 행동은 늘어갔다.
엄마가... 달라져야 하는 문제였다.
잘못해도 품어주고 실수하면 다독여주고 같은 자리에서 기다려주는 부모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 아이는 늘 부모의 바램대로만 자라가지는 않는다. 그것을 인정하고 아이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자.(물론 옳고 그른것은 꼭 가르쳐주어야 하고, 잘못했는데도 무엇을 잘못한것인지 가르쳐주지 않고 그저 괜찮다며 안아주는 것은 절대 금물임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