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때로 겸손하고 때로 교만하며
때로 지혜롭고 때로 어리석다.
때로 인내하지만 때로는 그렇지 못하다.
첫째가 5살이 되었을 때 부쩍 많은 변화를 보였다.
고집이 세지고 더 세분화된 감정을 드러냈으며, 원하는 것이 늘어나고 절제하고 참아야 하는 순간이 자주 찾아옴에 짜증을 드러내기도 했다.
2살 차이나는 동생이 부쩍 고집이 세지고 자기주장이 강해지고 언니 말을 듣지 않는 통에 첫째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하고 있었다.
아이의 부정적 변화는 엄마인 내게 받아들이기 힘든 문제였다.
더 깊숙한 속마음을 들여다보자면 매우 불편했다.
잘 참던 아이가 참지 못하고 짜증을 내고, 동생이 힘들게 해도 배려하던 아이가 그렇지 않으니 둘이 계속 싸우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고, 엄마 말씀에 순종하지 않고 고집부리는 행동을 보이니 불편하디 불편할 수 밖에...ㅠ
안된다는걸 알면서도 해보고 언니가 싫어할 걸 알면서도 건드리고 당기고 때리기도(?)하는 둘째의 행동에도 쉼없이 화가났다.
나는 정말 심히
불. 편. 했. 다!!!
늘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함께 보고 느끼고 이야기나누며 그렇게 지내는 순간들이 행복하고 즐거웠던 내가 그 순간들의 즐거움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에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한 순간, 당황스러운 감정이 적잖게 밀려들었다.
'엄마인데...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두렵다니...ㅠㅠ'
쉼없이 짜증을 내고 마음대로 안되면 울고 떼쓰면서 두 아이는 쉼없이 싸웠다.
놀이터에서 실컷 놀고 집에와서는 엄마표놀이를 하고 먹고 싶은 요리를 해주고 틈틈이 책을 읽어주며 가랑이 찢어지도록 엄마로서 노력을 기울여도 두 아이는 만족은 커녕 늘 부족하다 했고, 더 해주지 않는다며 불만을 드러내곤 했다.
처음 얼마간은 인내심을 가지고 타이르고 대화나누고 아이 마음을 들여다보며 좋은방향으로 해보고자 노력했지만, 몇달의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나도 예민해지고 감정적으로 반응하면서 화를 내고 있었다.어느새 나는 아이 둘을 재운 후 밤마다 울고.. 아이의 자는 모습을 보면서 한숨을 푹푹...
유아교육전공자였고, 베테랑교사였던 내가 육아를 이리도 어렵게 느낄거라곤 정말 생각하지 못했던 일.
자녀를 키운다는 것은 내 살과 뼈를 깎고 부딪히고 울며 성장해내야 하는 고되고 어려운 일이라는 걸 나는 미처 몰랐던 것이다.
그 누구도 자녀를 키우는 일에 완벽할 수 없고, 자신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도..육아를 하면서 실수하고 좌절하고 다시 일어나는 일련의 일들을 통해 점차 배워가는 중이다.
쉼없이 사고를 치고 말을 듣지 않는 둘째를 보며
'그래..그럴 수 있지.얼마나 재미있겠어. 원래 하지 말라는 건 더 하고싶지.' 했고, 아이를 관찰해보니 사고를 많이 칠 때의 상황이 엄마나 언니에게 관심받고 싶어하는 때임을 알 수 있었다.
동생에게 필요이상으로 예민하게 굴고 쉽게 짜증내는 아이를 보면서 '그래, 그럴 수 있지. 그동안 많이 참아왔으니 화가나면 화를 내고 짜증나면 짜증을 표현해야겠지..'했다.
실컷 놀고 원하는 대로 해주어도 늘 부족하다 할 때 '이렇게까지 해줬는데 뭐가 부족해?'하던 내가 '그래. 네 입장에서는 부족할 수 있지.더 하고싶을 수 있지.'하고 인정하는 마음을 가졌다.
각각 인형 하나씩을 들고 '엄마','언니','동생'의 역할을 맡아 역할극을 해보았다.
놀이를 통해 들여다 본 아이 마음에는 말을 듣지 않는 동생과 자기편이 되어주지 않는 엄마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
엄마의 인정하기로 부터 시작된 우리의 갈등해결&웃음찾기는 계속되었고, 그로인해 점차 예민함이 줄어들고 서로를 보다 더 배려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워갈 수 있었다.
아이가 떼쓰지 않고 "네!"하고 순종할 때,
동생에게 예민하게 굴지 않고 보듬어주는 모습을 볼 때,
엄마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위로해주려는 아이를 볼 때,
예전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이제는 '감사함'으로 다가오는 변화가 생겨났다.
두 아이를 눕히고 재우기 전,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내 말을 듣고 행복하게 웃는 아이-
그 순간엔 그 무엇도 부럽지 않았다.
그저 감사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