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매일 자라간다.
생각이 커지고
마음이 커지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간다.
혼자서는 밥을 먹을수도
화장실을 갈 수도
앉을 수도 일어설 수도 없었던-
모든 부분에서 부모에게 의존했던 작고 여린 아기는
초등 고학년으로 어느새 훌쩍 자랐다.
아이의 몸이 커지고 생각이 커지고 할 수 있는 일은 많아졌는데
많은 부모들이 아이 스스로 해야할 몫을 대신 해주는 건 왜일까?
도움이 필요한 순간 도움을 요청한다거나
실수한 부분이 있을 때 친구에게 사과해야 한다거나 하는 상황들 속에서
왜 아이 대신 부모가 나서야할까?
그것은 아이를 돕는 것일까,
아이에게 성장하고 해낼 기회를 박탈하는 것일까?
적어도 나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요청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실천해보도록 하자.
잘못했을 때 용기있게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도록 격려하며 가르쳐주자.
(아이 목소리 흉내를 내며 상대아이에게 "미안해"하고 대신 사과하는 것은 절대 지양해야 할 부분이다.)
나는 친절한 엄마이고 싶고, 다정한 엄마이고 싶다.
그렇지만 뭐든 대신해주는 엄마는 되고 싶지 않다.
아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성장하고 있고, 나는 나이들어가고 있으며
또한 아이의 평생을 책임지고 대신 그 삶을 살아줄 수 없다
두 딸을 키우면서 산책을 자주했다.
산책하며 함께 걸으며 같은 것을 보고 느끼며 대화하는 시간은
더없이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두 아이는 늘 나갈때마다 더 멀리, 더 많이 걷자고 하곤 한다.
유아기에는 돌아오는 길에 어김없이 '한계'를 만나곤 했다.
징징.. 징징.."엄마 안아줘!"
상황에 따라 때에 따라 나의 반응은 각기 다르지만
(아이가 정말 힘들어한다거나 무리하게 걸었다 싶을 때면 주저 하지 않고 안아준다.)
무작정 떼를 쓰고 울거나 길에 멈춰서는 행동을 용납하고 안아주지는 않았다.
아이스스로 걷기를 선택했고, 그럼 할 수 있을 때까지
스스로 최선을 다해 걷는 '책임'을 다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대신 최선을 다해 끝까지 걸어온 아이에게
더없이 후한 애정표현과 폭풍칭찬,
평소 아이가 좋아하는 간식을 선물로 주는 식의 방법을 택했다.
늘 새로운 것을 배우고 성장해 가지만
할 수 있는 것보다 할수 없는 일이 더 많은 것이 당연했던 유아기 때.
놀이하다가 "엄마 나 도와주세요."하고 도움을 요청할지라도
나는 즉각적으로 도움을 주지 않는다.
즉각적으로 아이에게 달려가되, 아이 스스로 해볼 수 있도록 힌트를 준다거나
격려를 해준다거나, 곁에 함께 있어줌으로 아이에게 힘을 주는 역할을 하려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이가 스스로 해냈을 때의 기쁨은
엄마가 대신 해줬을 때에 비할 수 없을만큼 크다.
결국 부모의 역할은 모든 걸 대신 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해볼 수 있는 '도전'과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일.
(아이가 해낼 수 있는 일에 한해서)
요즘은 필요이상으로 친절한(?) 부모가 많은 것 같다.
아이가 다칠까봐 못하게 하고,
아이가 힘들까봐 대신해주고,
아이가 모를까봐 미리 가르쳐주고,
아이가 못할까봐 부모가 나선다.
그런데 이건 누굴 위한 것일까?
심지어 노는방법도 가르쳐주는 이상한 모습들...
아이가 생각해볼 시간조차 주지 않고 "이렇게 하는거야!" 하며 가르쳐준다
아이 작품에 서슴없이 부모가 손을 댄다거나(아이의 도움 요청이나 허락없이)
때로 이런 경우가 있다.
누가봐도 어른작품을 아이작품이라고 기관에서는 아이 손에 들려 집으로 보내곤 한다.
미술대회에 출품할 작품을 부모와 선생님이 옆에 달라붙어 함께(?) 그 작품을 완성시켜준다.
이유는, 상을 받게 하기 위해서.
아이는 그 상이 자기가 받은 상이라고, 내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할까?
아니면 '내 실력만으로는 상을 받을 수 없구나..'하고 인식하게 될까?
참으로 이상한 친절이다.
아이 인생의 주인은 아이 자신이다.
부모가 대신 선택하고 결정하고 모든 걸 대신해주는 것은 월권행위이다.
아이가 100살이 될때까지 부모가 모든 걸 대신해줄 수는 없지 않은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무엇을 할 때 즐거운지,
아이가 알고 선택하고 실행해나가도록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그 과정속에서 좌절과 실패를 경험할지라도 아이가 해낼 수 있을때까지
그 시간을 견디고 다시 일어설때까지 묵묵히 기다려주고 격려하고 응원하는 것이
부모가 해야할 역할이라 생각된다.
부모자신도 처음 살아보는 인생.
한번밖에 살아보지 못한 인생이다.
최선의 선택과 방법을 늘 제공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고로, 모든 것을 부모식대로 대신해주는건 매우 위험한 일이다.
아무리 어린 아이라 할지라도 스스로 해야할 몫이 있다.
해낼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다.
남에게 피해주면서도 내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내 아이의 기를 죽이지 않고 세워주는 일이라 여겨 그것을 허용할 것이 아니라,
아이스스로 함께 어우러지는 방법, 절제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며
사회의 일원으로서 자신이 해야할 몫을 해나갈 기회를 부여하자.
내가 엄마로서 두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것은-
도전할 수 있는 기회,
좌절과 실패를 맛볼 수 있는 기회,
스스로 최선을 다할 기회,
내가 선택한 것을 책임질 기회,
도움받고 도와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일.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는 사람으로,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사람으로,
나 자신의 한계를 두지 않고
도전하고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으로 키워내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