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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걸 Mar 10. 2022

서복

복제인간을 통해 영원히 사는 것이 좋을까?

서복 


[정보]

개요: 드라마, 한국

개봉: 2021. 04. 15.

감독: 이용주

출연: 공유(민기헌), 박보검(서복), 조우진(안부장)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 안 보신 분들은 주의 바랍니다.

[줄거리와 소감]

 이 영화는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한국영화로서 참 잘 만들어졌습니다. 영화 내용이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고 감동도 함께 하는 건 잘 없는데 말이죠. 복제인간이 세계 최초로 만들어지고, 그 복제인간을 통해 영원히 사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이라는 의문을 강하게 던지는 부분이 참 좋았습니다. 


 먼저 영화 제목이 왜 ‘서복’인가 하는 부분은, 영화 내부에 복제인간을 만든 과학자 아줌마가 설명해줍니다. 2500년 전, 중국 진시황제 당시 ‘서복’이라는 사람이 불로초를 찾아 떠납니다. 그래서 서복이 죽지 않는 존재, 죽음을 극복하려는 인류 의지의 상징이라고 보고, 복제인간의 이름을 ‘서복’으로 지은 것입니다. 다시 말해 서복은, 영화 주인공 복제인간의 이름입니다. 박보검이 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주인공은 공유가 담당하고 있는 ‘민기헌’이라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아마도 국정원 소속의 요원 활동을 하다가 지금은 쉬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골수암에 걸려 6개월 정도의 시한부 생명을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정원 부장(조우진)이 그를 불러 임무를 하나 맡깁니다. 나라에서 추진하고 있는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을 다른 안전한 곳으로 옮겨달라는 것입니다. 미국의 나쁜 조직에서 이 복제인간을 훔쳐 가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실험체 서복의 척수에서 생성된 단백질은 인류가 앓고 있는 모든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민기헌(공유)에게 무사히 잘 옮겨 주었을 경우, 서복을 이용해 골수암을 고쳐주는 최초의 시술을 해 주겠다는 겁니다. 민기헌은 최초의 임상 실험대상자가 되겠다는 것에 서명을 하고 복제인간 ‘서복’을 옮기는 일에 착수합니다. 


 서복과 함께 대형트럭을 타고 이동을 하던 도중 갑자기 괴한들이 나타나 움직이는 차량을 향해 무자비로 총을 쏴 대기 시작합니다. 운전자는 죽고 차는 사고를 일으키며 길가에 처박힙니다. 이때 민기헌도 권총을 들고 대항해 보려 했지만 그들이 던진 가스 수류탄에 의해 기절합니다. 그러자 차는 괴한들의 손에 넘어가 어디론가 끌려갑니다. 


 괴한들은 자신들의 기지에 도착한 후, 차를 세워두고 잠시 쉬고 있을 때였습니다. 기절했던 민기헌이 정신을 차립니다. 그리고는 자기들을 지키고 있던 괴한을 제압한 후 실험체 ‘서복’과 함께 차를 몰고 기지를 탈출합니다. 


 그리고는 국정원 안부장에게 전화를 해, 겨우 탈출했다며 상황설명을 합니다. 그러자 안부장은 거기서 가까운 어느 비밀 사무실에 가 있으라고 합니다. 곧 지원팀을 보낸다고 하면서. 


 그렇게 기다리니 곧 지원팀이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갑자기 총을 꺼내 실험체인 서복을 죽이려고 합니다. 민기헌이 그를 막아서도 소용없었습니다. 막무가내로 총을 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총알이 모두 다른 곳으로 튀어 나갑니다. 서복이 염력으로 물건을 움직이게 하는 능력이 있었거든요. 그러면서 요원 2명을 제압하고 사무실을 나와 도망을 갑니다. 국정원 안부장이 실험체를 죽이라고 명령하지만 민기헌은 그 명령을 듣지 않습니다. 자신의 생명도 거기에 달려 있고, 서복이 불쌍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서복은 성장 속도가 인간보다 2배나 빠르다고 합니다. 그래서 24시간마다 성장 억제 주사를 맞아야 해서 빨리 실험실로 돌아가야 하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서복은 갑자기 실험실로 돌아가길 거부하며 울산의 어느 성당에 가고 싶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처음으로 실험실 밖으로 나온 서복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신기한 듯이 바라봅니다. 그리고 처음 먹어보는 컵라면 맛에 반해 몇 개씩 먹어치우기도 합니다. 그리고 시장에 있는 가게로 들어가 멍하니 쳐다보기도 하면서 세상 신기한 걸 체험합니다. 


 한편, 미국인들이 국정원 안부장과 대화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여기서 상당히 큰 의미가 있는 말을 합니다.

 “예전부터 저희 미래학자들은 생명 혁명에 대해 경고해 왔습니다. 아시겠지만 인간은 유일하게 죽음을 예견하고 두려워하는 존재입니다. 언젠가 죽는다는 두려움이 인간으로 하여금 삶의 의미를 추구하게 만들죠. 그런데 그 두려움이 없어진다면, 인간은 인간성을 상실하게 되고, 남는 건 욕망뿐입니다. 죽음이 사라진 무한한 삶에선, 욕망도 무한해지고, 갈등도 무한 해질 겁니다. 역설적으로 죽음은 삶은 유지하는 근본적인 요소입니다. 다시 말해, 인간이 죽지 않으면 인류는 스스로 멸망하게 될 겁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실험체를 자기네들에게 넘기라고 말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래서 안부장은 실험체를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척하면서 이 사람들에게 넘기려고 했는데, 중간에 다른 괴한들이 나타나 훔쳐가려고 했던 겁니다. 


 이 중간에 나타난 괴한들이, 실험실을 운영하는 ‘서인’이라는 회사에서 고용한 용역들이었습니다. 국정원 안부장과 ‘서인’의 회장이 영상으로 대화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때 나이가 80세가 넘은 것 같은 ‘서인’의 회장이 자신이 영원히 죽지 않기 위해 서복을 이용하려는 계획을 밝힙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사람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게 되면 신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기뻐합니다. 


 서복의 요청으로 울산으로 이동하던 서복과 민기헌은 대화를 나누는데, 여기서도 참 새겨들어야 할 말이 나옵니다. 

 “민기헌 씨는 왜 살려고 그래요? 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에요? 죽는 건 기분이 어때요?”

 “안 좋지”

 “그럼 사는 건 좋았어요?”


 “좋을 때도 있었고, 안 좋을 때도 있고, 근데 안 좋을 때가 확실히 많았어. 너무 비겁하게 살았어. 살아온 것들이 후회돼. 예전에 내 여친이 죽는 걸 보면서 가만히 있었어. 나 혼자 살겠다고. 죽는 게 무서워서 그랬어”

 이 이야기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과연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좋은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게 합니다. 사는 게 재미없고 힘들기만 하다면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않을까요? 아니라면 살아있는 동안 최대한 즐겁고 재미있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행복하기 위한 모든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아도 그냥 살아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서복이 울산에 있는 성당에 온 이유는, 자기를 태어나게 한 엄마의 아들 사진을 보기 위해서였어요. 교통사고로 남편과 아들을 잃은 여 과학자는 자신의 슬픔을 달래기 위해 아들의 복제인간을 탄생시킨 것이었습니다. 그 아이의 사진을 본 서복은 눈물을 흘리며 말합니다. 


 “죽는 것이 두려워요. 하지만 영원히 산다는 것도 두려워요!”

 “이제 연구소로 가요. 난 갈 곳이 없어요. 그곳에서 태어났고, 엄마도 거기 있으니까”

 그러면서 서복은 연구소에 있을 때, 자신을 만든 엄마와 대화를 하는 장면을 생각합니다. 

 “엄마는 의사가 되고 싶어서 의사가 됐잖아. 나도 뭐가 되고 싶어도 돼?”


 그렇습니다. 실험체인 서복은 인간과 똑같은 형태를 하고 있고, 똑같이 생각하고 살아가지만 사람과 똑같이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그런 자신의 현실을 알고 슬퍼하는 겁니다. 


 우리는 사람임에도 사람처럼 살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일단 가고 싶은 곳이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재미있게 살지도 못하고 인생을 낭비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이 영화는 우리에게 그런 메시지를 던져 주는 것 같습니다.


 ‘서인’이라는 회사에서 실험체를 데려가려고 하고, 그걸 막고자 하는 국정원과의 한판 전쟁이 벌어집니다. 그 사이에 끼어있던 서복은 염력으로 그들을 다 물리칩니다. 그리고 민기헌에게 자신을 죽여달라고 부탁합니다. 

 영화 속의 미래학자들이 말한 것처럼, 복제인간은 결국 인류를 파멸로 이끄는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욕심은 한계가 없고, 그 후에 어떤 재앙이 닥칠지 모르니까요. 아마 지금 지구 어디선가 복제인간이 만들어져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인간이 죽지 않는다는 것도 축복이 아니라 아주 큰 재앙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인간이 곧 죽을 것이라는 것 때문에 훨씬 더 가치 있는 인생을 살게 된다는 것에 크게 동의합니다. 모두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키워드]

1. 죽음을 두려워 말자.

영원히 사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지만 그게 오히려 더 큰 재앙이 됩니다. 인간의 욕심은 한계가 없기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고 나면 남는 건 욕심밖에 없습니다. 100살까지 밖에 살지 못하는데도 얼마나 많은 욕심을 가집니까? 그런데 영원히 산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상상하기도 어렵네요.


2. 살아 있음을 기뻐하자.

영원히 살려고 발버둥 칠 것이 아니라 현재 살아 있는 이 시간을 즐기는 것에 더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서인의 회장이 좋은 사례입니다.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 즐겁게 살 생각은 하지 않고 욕심만 내다가 결국 더 일찍 죽게 되는 결과만 초래합니다. 욕심은 행복의 가장 큰 적입니다.


3.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즐겁게 살자.

내가 갈 곳이 없다는 건 참으로 재앙입니다. 하고 싶은 게 없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살아야 할 희망이 없다는 뜻이죠.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내가 가고 싶은 곳도 없다면 그건 죽은 것이나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그래서 28세가 되면 모두 죽고, 80세에 관으로 들어간다는 이야기가 맞는 것 같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즐겁게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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