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을 차리면 산다
개요: 액션. 스릴러. 한국
개봉: 2021. 08. 18.
감독: 필감성
출연: 황정민(황정민), 김재범(최기완), 이유미(반소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를 안 보신 분들은 주의 바랍니다.
늘 실망하는 한국영화의 진면목을 보는 듯했습니다. 이유 없이 폭력적이고 잔인하고 자극적인 장면들이 주를 이룹니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 황정민이 나온다고 하길래 보게 되었는데,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영화를 본 다른 사람들의 평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극장에 보러 간 내가 인질로 잡힌 것 같다’ 이 한 마디로 정리되는 것 같습니다. 특별한 메시지도 없고, 한마디로 인간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영화의 줄거리를 대충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실제 영화배우 황정민이 매니저를 보내고 혼자 편의점에 들러 심장약을 먹고, 차를 거기다 맡겨두고 나옵니다. 그런데 골목에서 웬 괴한들이 황정민에게 달려들어 시비를 걸고 납치를 합니다. 전기충격기까지 들고 공격을 하니 당해 내지 못합니다.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골목길에서 순식간에 당한 일이라 납치 되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릅니다. 황정민은 탑차 트럭에 실려 산속 어딘가로 끌려갑니다. 그곳에는 자기 이외에도 다른 남녀가 또 붙잡혀 와 있습니다. 그들은 바로 얼마전 뉴스에서 시끄럽게 떠들었던 카페 사장과 직원을 납치한 놈들이었습니다.
이 범죄단은 사람을 인질로 잡아 놓고 가족들에게 돈을 뜯어 내는 악마 같은 놈들입니다. 거기에 먼저 잡혀왔던 남자 인질이 8천만원밖에 입금 안 했다는 이유로 남자를 죽이고 토막을 내서 그 사람의 집으로 보냈다고 합니다.
여자에게도 돈을 얼마나 가져올 수 있는지 묻고, 돈이 없다고 하자 바로 죽이려고 합니다. 그러자 정신을 차린 황정민이 사태를 파악하고 자신이 돈을 줄 테니 그 여자를 살려주라고 합니다.
그들도 황정민이 유명한 영화배우이니 돈이 많겠다고 생각하고, 그에게서 많은 돈을 뜯어내려고 합니다. 황정민이 5억을 제시하고, 그걸 줄 테니 풀어달라고 합니다.
황정민에게 통장이 있는 위치와 비밀번호 등을 알아내고, 범죄단의 두목 되는 놈이 직접 돈을 찾으러 갑니다. 황정민 집에까지 들어가는 건 성공했지만 거기서 은행 OTP카드를 찾지 못합니다.
그는 황정민에게 다시 연락해 OTP카드가 편의점에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는 편의점에 가서 황정민의 키를 달라고 하자, 편의점 사장은 당신이 누군 줄 알고 키를 주느냐며 거절을 합니다. 그러자 그 놈은 편의점 사장을 바로 죽여버리고 자신이 직접 들어가 서랍 속에서 키를 찾아 나옵니다. 잔인함의 극치를 달립니다.
악당들의 대장이 떠난 사이 산속 범인들의 아지트에서 황정민은 매니저에게 전화를 하게 해 달라고 합니다. 인터뷰 취소를 해야 한다는 이유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실종된 것을 알 것이고 대번 경찰들이 조사를 할 것이라는 이유입니다.
어쩔 수 없이 악당들은 그에게 전화기를 줬고, 황정민은 매니저에게 이상한 소리를 합니다. 오늘 인터뷰에는 못 나가겠다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기자 누구누구에게도 미안하다고 전해달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들의 이름은 기자가 아니고 예전 영화에 출연했었던 경찰들의 이름이었습니다.
매니저가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지 몰라 어리둥절하다가, 나중에서야 뭔가 일이 잘못되었다는 걸 깨닫고 경찰에 신고를 합니다. 경찰은 주변의 cctv를 검색하면서 범인들의 실체를 파악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얼마전 실종 사건이 있었던 사건의 주범이라는 것도 알게 되고, 그들이 있는 위치를 찾아내기 위해 발벗고 뜁니다.
황정민은 묶여 있으면서 그들에게 약을 좀 사다 달라고 부탁합니다. 심장병이 있어 약을 먹지 않으면 죽을지 모른다는 겁니다. 그들은 밖으로 나가면 안 된다며 거절을 합니다. 그러자 황정민은 침을 흘리고 바지에 오줌도 싸면서 점점 죽어갑니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범인 중 2명은 마을로 약을 사러 내려갑니다.
이렇게 혼자만 남게 된 틈을 타 죽은 척하고 있던 황정민은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그를 제압하고 인질로 잡혀 있던 여자와 함께 그 집을 탈출합니다. 하지만 약을 사러 갔던 놈들이 리더에게 너희들이 속았다는 전화를 받습니다. 그들은 차를 돌려 바로 집으로 돌아와 도망간 황정민을 쫓는 바람에 황정민은 다시 그들에게 끌려옵니다.
그러다 총을 든 그들과 싸우는데, 그들이 놓친 총을 인질로 있던 여자가 총을 집어 들고 여자 범인을 향해 쏴 버립니다. 그 바람에 그 여자는 죽게 되죠. 그 바람에 범인들은 더욱 미쳐 날뛰게 되고 결국 둘은 다시 잡혀서 지옥 같은 그곳으로 끌려옵니다.
한편, 범인들의 리더는 그 OTP카드를 들고 은행에 갔지만, 황정민이 알려준 비밀번호와 맞지 않습니다. 그러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은 대장은 다시 자기 졸개들에게 전화를 하지만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2인자처럼 보이던 놈은 자신을 무시한다며 리더에게 대들기 시작하면서 그들 사이에도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경찰은 범인들의 일당 중 하나인 덩치 큰 놈을 잡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그 놈도 납치한 장소를 알려주지 않고 혀를 깨물고 자살을 해 버립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범인들의 리더는 제 발로 경찰서로 찾아가 자수를 합니다. 그를 찾기 위해 혈안이 돼 있던 경찰들은 좀 어떨떨한 마음으로 그를 잡습니다. 그리고 그를 앞세워 산 속에 있는 그들의 아지트로 찾아갑니다. 경찰이 총을 들고 밖에서 문을 두드리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대답이 없습니다.
급기야 경찰들이 문을 부수고 안으로 침투해 들어갑니다. 그런데 거기서 이놈이 미리 설치해 둔 폭탄이 터지는 바람에 함께 있던 경찰 모두가 죽습니다. 폭탄이 터질 걸 미리 알았던 대장은 미리 몸을 피해 혼자만 무사할 수 있었던 거죠. 참으로 무서운 놈 같습니다. 그곳은 진짜 아지트가 아니라 혹시 경찰에 발각되면 알려줄 가짜 아지트였던 겁니다.
그는 혼자 황정민이 있는 아지트로 찾아갑니다. 거기서 2인자였던 빡빡이를 죽이고 다시 한 번 황정민과 결투를 합니다. 황정민은 가까스로 그를 제압하고 목숨을 구합니다. 그때서야 또 다른 경찰들이 그곳으로 달려와 무사히 구조가 됩니다.
그렇게 지옥 같은 그곳에서 살아나온지 2년이 지난 후, 황정민은 박성웅을 만나러 영화 촬영장에 놀러갑니다. 그런데 거기는 자신의 인질 된 사건을 영화화 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악역의 배우가 그때 자신을 괴롭혔던 배우와 너무 닮아서 깜짝 놀랍니다. 황정민은 그때의 상황이 떠오르면서 트라우마가 생긴 거지요. 신인인 악역 배우의 얼굴을 보고는 멍하니 있게 됩니다. 그가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하자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사진은 찍어 주면서 영화가 끝납니다.
1.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황정민 배우는 역시 똑똑하게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는 척하면서, 자신이 납치됐다는 것과 경찰에 알리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그리고 자신의 연기력을 이용해 탈출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아주 무섭고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정신을 차리고 그들의 빈틈을 노리면 반드시 기회가 오는 것 같습니다.
2. 악마들에게 자비는 필요 없습니다.
그들에게서 총을 빼앗았을 때, 그리고 또 그들을 공격할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바로 죽여 버렸어야 합니다. 그들에게 총을 쏘지 못하고 도망만 치다가 결국 다시 잡혀서 자신만 죽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이들이 경찰서에 잡혀갔는데, 또 다시 몇 년을 살고 나올지 걱정입니다. 경찰을 그만큼 죽이고 카페 사장까지 토막 살인을 했는데 사형을 당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가 악마를 키우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에게도 인권이 있으니까 또 살려주라고 하는 건 설마 아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