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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걸 Jul 04. 2022

봄날

조폭 큰 형님의 장례식장

봄날 


[정보]

개요: 드라마, 액션, 한국

개봉: 2022. 04. 27.

감독: 이돈구

출연: 손현주(호성), 박혁권(동생), 손숙(엄마), 정석용(친구)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주의 바랍니다.


[줄거리와 결말]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장례식장에서 시신에 염을 하는 장면부터 나옵니다. 두 아들이 있는데 큰 아들은 장례 절차를 귀찮게 생각하며 대충대충 하자는 인상입니다. 그의 이름은 호성(손현주)이고 이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그는 한때 잘 나가던 조폭 두목이었고 구속되었다가 8년 만에 출소를 한 상태입니다. 


 그의 동생(박혁권)은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데 그나마 반듯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둘은 빈소 앞에서 곡을 하며 손님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형의 손님들은 거의 다 조폭들입니다. 그들은 검은 양복을 차려 입고 입구에서부터 도열을 해 중간 보스들이 나타날 때마다 인사를 하며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동생은 형에게 저 깡패들을 좀 물리치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형은 나름대로 살아가는 방식이 있다며 그대로 두라고 말합니다. 깡패들은 방에 모여 앉아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며 점점 개념 없이 행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호성은 조의금 들어온 걸 정리하다가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조폭 아우들에게 도박판을 벌이게 하고는 돈을 빌려주어 이자를 더 받겠다는 심산입니다. 그래서 카드를 나눠주고 돈도 빌려주면서 도박을 하도록 부추깁니다. 


 그런데 조폭 중에는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조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장례식장에서 큰일이야 있겠나 싶어 그냥 둡니다. 하지만 밤은 점점 깊어지고 도박판 열기도 올라갈 즈음 술에 취한 호성의 친구 ‘양희(정석용)가 조폭들이 도박하고 있는 방에 들어가 큰소리로 욕을 하면서 그들에게 소리칩니다. 


 그러자 화가 난 조폭은 주먹을 날리게 되고, 그걸 말리던 다른 조직원들과 싸움이 일어나게 됩니다. 결국 장례식장은 쑥대밭이 되었고 모두 경찰서로 끌려가게 됩니다. 술에 취해 잠들었다 조폭들이 싸우는 소리에 깨어난 호성은 그들을 말리지만 역부족입니다. 


 결국 경찰이 출동해 그들 모두 연행해 갑니다. 그러자 부조금을 빌려줬다고 이자를 쳐서 받기로 했던 계획이 무산되자 호성은 울분을 토하며 조폭들이 잡혀있는 경찰서에 휘발유를 들고 가 불을 질러 다 죽여버리려고 하다가 미수에 그칩니다. 


 경찰과 잘 아는 아우의 도움으로 다행히 구속되지는 않고 다시 장례식장으로 돌아와 끝까지 장례를 잘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1년 후, 호성은 아무도 없는 집에 혼자서 쓸쓸히 살아갑니다. 그러다 자신과 함께 있던 강아지마저 아는 동생에게 줘 버리는 장면이 나오면서 영화가 끝납니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 것일까요? 참으로 메시지를 찾아내기 어려운 영화였습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일까요? 



[키워드]

1. 모두가 죽는다. 

 주인공 호성이 말합니다. 화장을 할 것이냐, 매장을 할 것이냐를 두고 동생과 대화를 할 때 그게 뭐 중요하냐는 말을 합니다. 동생은 동네 사람들이 보는데 화장은 그렇지 않느냐는 말을 할 때 대답한 말입니다. 땅에 묻혀도 사라지는 건 마찬가진데 그런 형식이 뭐 중요하고, 남들의 시선이 뭐 중요하냐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짧은 인생을 살면서 너무 남의 시선을 의식해 너무 그렇게 형식적으로 살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 처음부터 장례를 주도하는 장례사를 통해 그런 형식을 강요하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2. 멋진 아빠란 어떤 것인가?

 주인공 호성은 곧 딸이 결혼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결혼할 때 한 밑천 챙겨주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폭들 대상으로 돈을 빌려주고 도박판을 벌이게 한 것이고요. 조폭이지만 아들과 딸에게는 멋진 아빠가 되고 싶은데, 자기가 생각하는 멋진 아빠와 아들 딸이 생각하는 멋진 아빠에는 차이가 많았습니다. 아들 딸은 돈을 원한 게 아닙니다. 아빠의 진지한 사랑, 깊이 있는 마음, 따뜻한 말 한마디를 더 원한 것입니다. 그런데 호성도 자기의 아빠로부터 그런 사랑을 받아 본 적이 없기에 사랑을 표현하거나 실천하는 게 무엇보다 힘듭니다. 그래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돈을 많이 챙겨주는 것이죠. 

 이게 이 영화가 던지는 또 하나의 메시지입니다.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사랑하지 말고, 상대가 원하는 방식대로 사랑하려고 노력하라는 겁니다. 모르면 물어보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이라도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더 감동적일 것입니다. 


3. 조폭의 최후는 쓸쓸하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바로 조폭의 쓸쓸한 노후를 보여줍니다. 젊을 때는 잘 나갔는지 모르지만 나이가 들면 조폭 세계에서도 외면받고, 자녀들까지 미워하고, 부모나 형제마저도 찾지 않게 됩니다. 젊을 때 먼저 가족들과 친하게 잘 지내고 친구들도 잘 챙기면서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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