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는 역시 소금구이라며 권하던 그녀는,대하가 익어가자 몇 번이고 우리 테이블로 다가와 깻잎 절임에싸서 먹어보라고 했다. 왕새우 머리는따로 볶아 주었는데, 갑옷같이딱딱한 껍질을 통째로 초고추장에찍어서 먹어대던 우리 부부가 걱정이 되었는지 주방장인 그녀는대하 머리의 껍질을벗기고 먹어보라며 일러주었다. 수족관에서 막 건져낸 터라신선함과 쫄깃함은 비 길데 없었고 다른 별미는애호박과 대하를 넣은 시원한 칼국수였다.
문제는 대하를 구워내고 남겨진 소금이었다. 척 보아도 새우의 모든 맛은 소금에 배어있다. 그녀는 내게 소금을 줄 테니 집에 가져갈것인지를 물었다. 그걸 어디다 쓸까 싶은 나의의구심을 알아챘는지 그녀는 설명했다. 이미
구워진소금은 포일을 제거하고 한번 더 노릇하게볶은뒤 체에 걸러 고운 소금으로 만들어 국물요리에이용해 보라고했다. 나는호기심이 일었고 그런나의 반응에 신이 난 그녀는 주방에서 한 되는 됨직한 소금 주머니를 들고 나와 내게 주었다.
집에 와서 소금의 뭉쳤던 부분을 가루 내어 볶아보니달큼하고 입맛 다셔지는 새우 향이 식욕을마구 돋우었다. 충분히 볶은 후 체에 내리니희한하게도 해물맛이 듬뿍 베인 맛소금이 되었다. 하나는 아주 곱게 다른 하나는 좀 거친 채로각각의 통에 담아두고 국물 요리 간으로 쓰는
홈메이드 소금이 되었다. 굴국과어묵탕조갯국에 넣어보니 시원하고 감칠맛 나는국물 맛이다.피곤함으로 정신이 아득해졌던 어느 날은 버섯과 콩나물 파를 듬뿍 넣은새우탕을만들어 이 소금으로 간해서 큰 냄비 국물을다 먹은 적도있다.
대부분의 나라에선 마늘과 생강을 넣은 새우구이를 많이 먹으며, 소스의 다양함은 무궁무진하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선 생새우를먹을 수 있는 기간이 한정적인데, 해서 지금을 놓치지 않는다면 다양한 조리법에 눈뜨며 즐길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공항에서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진을 보며 가족의 특별한 경험을 나는 산골집에서 만들기로 했다. 이른 퇴근으로 교통정체없이 서울서 온 아이들과 '왕새우 마늘 버터구이'를 만들기로 했다. 장점은 조리시간이 짧고 요리랄 것도 없이 쉬운 조리법이다. 등에 칼집넣은 새우를 마늘과 볶으며 위에서 말한 소금을넣으면 두배의 감칠맛 나는 구이가 된다. 접시에 담기 전 뜨거운 팬에 버터로 마무리하면 된다, 머리는 따로 볶아 와인을 곁들이면 가을밤 수다를 시작하기에 더없이 좋은 안줏감인데, 맛난안주에 즐거운 이야기가 더해진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