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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희 Apr 05. 2018

프러포즈용으로 의미 있는 냉이꽃

'나의 모든 것을 바칩니다'- 하트를 매단 꽃


    12:00시! 냉이는 햇살 아래에서 노란빛이 인 연두로 빛나고 있다. 삼월 한 달 동안 냉이 나물, 냉이 새우전, 냉이 된장찌개, 냉이 고추장 장아찌까지를 다 해서 먹었다. 사월이 되니 냉이 중심에 꽃대가 올라와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냉이 옆 친구로는 꽃마리와 꽃다지가 소박한 예쁨으로 자라고 있다.


    Shepherd’s purse(양치기의 지갑)불리는 냉이는- 소화를 도와주고, 혈압을 조절해 주며, 출혈을 막아주고, 열을 내리는 역할을 하는 식물인 동시에, 한국에선 봄맛을 제대로 알려주는 나물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무얼 먹고살까? 뭔가 건강에 은 나물들이 지천에 널렸으니 그걸 캐서 먹으며 봄날을 만끽하지 않을까 상상했다. 하지만 이곳에 살아보니, 이웃들은 농사일이 바빠 나물 켈 시간이 없을 뿐만 아니라 농약의 과용과 위험을 알기에 겉보기에 잘 자란 봄나물을 들에서 캐는 사람은 없었다. 이게 놀랄 일이다, 나에겐!


    다행히 나의 집 전체와 주변엔 그런 위험이 없는 지역이라 어디서든 채취하는 대로 안심 먹거리가 된다. 오늘은 이웃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냉이꽃으로 식탁 위를 장식했다. 점심은 팬케이크와 과일인데, 냉이꽃 화병은 여기저기로 옮겨지며 봄날 식욕돋게 한다.




    e-bay에서 팔리고 있는 반지와 목걸이, 소품들의 제품에 그려진 냉이꽃이다. 강단이 느껴지는 소박함에 절로 마음이 움직인다. 자수 또한 수수해서 편안하다.



    집으로 들어와 만 하루가 지나니 하얀 꽃잎이 가루져 내린다. 본래의 초록을 되찾은 줄기엔 무수한 하트들이 매달려 있다. 그대로 말리면 냉이 씨앗주머니가 된다. 어느 곳에나 냉이꽃 한 묶음을 놓아두면 씨앗 방이 터져 주변은 온통 냉이 밭이 될게 틀림없다. 도시의 베란다 화분에 냉이를 길러보면 보는 이의 마음이 유순해질 것이다.


    지금 꽃이 올라온 냉이는 바로 씨앗이 익고, 땅에 떨어지면  발아하여 가을에 먹을 수 있는 냉이로 다시 자라난다. 가을 냉이는 봄 냉이와 맛과 향이 너무도 달라 같은 식물이라 여겨지지 않는 미스터리가 있다. 아름다운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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