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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희 Dec 13. 2018

환해지는 삶

한 해의 마무리-당신은 어떻게 하세요?


물기 서린 흙은 영하의 날씨 속에서 얼음과 

함께 올라 붙어서 작은 절리를 이루고 있다. 

해가 뜨니 그 단면들은 마치 갈색 수정 

품은 듯하다.


바람 거친 계곡을 따라 남편과 아침 산책을

하다 보면 없이 물을 흘려보내는 겨울산의

냉기에 몸이 린다. 그럴 때 우린 단이 

바람을 피할 수 있는 돌담 아래에 그리고

앉아 햇볕 바라기를 한다.


한해의 정리! 당신은 어떻게 하세요?

저는 브런치에 시작한 글을 쓰지 않은지가

반년이 다 되어갑니다. 대신 그림 그리기에

빠져 함께 했던 사람들과 유화와 민화

전시회를 끝낸 참입니다. 한 해의 마무리

를 그런대로 한 것 같지만,



반면 사진만 찍어대고 정리를 하지 않아서

 이상 저장 불가를 외치는 스마트폰의 경고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

습니다. 저희 집 뒷 뜰엔 언젠가 제가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도 관절에 무리 없이 서서 채소

를 가꿀 수 있게 제 허리 높이만큼 쌓아 올려

진 키친가든이 두 줄 있습니다. 그와 관련된

사진들을 방출하려 합니다.



계절 밥상을 책임지고 있는 채소들은 일 년에

두어 번 종류를 달리하며 커 가고 있습니다.

이날 채마밭엔 꽃들이 만개하여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꽃은 꺾고, 연한 잎들은 추려서

나물로 만들고, 일부는 종자를 받기 위해 씨앗

 영글도록 그대로 두기로 결정했습니다.



쌈 채소 치커리의 연보라 꽃은 가지치기를

해주면 수백 개의 꽃이 날마다 새로 피어

납니다. 다음은 노랑 국화처럼 보이지요?

샤부샤부와 가락국수에 넣어 먹으면 좋기도 하고 

나물로 먹으면 향이 뛰어난 쑥갓 꽃입니다.

노란 공을 메단 이 존재는 카모마일과 향이

같은 엘로 볼인데 벌레들을 멀리하기에 함께

심어둔 것이에요. 핑크색 꽃엔 벌써 씨앗이

달렸지요? 무 꽃입니다.



여름에 자고 일어나면 날마다 새로이 주렁

주렁 매달려있는 오이! 에어컨 없는 집과

뙤약볕에서 바깥일을 하며 줄줄 흐르는 땀을

식힐 때 시원한 오이수를 만들어 두고 종일

마십니다. 특별한 없이도 채소로 환해지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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