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탁의 시간-수다 삼매경

누구도 소외되지 않았던 11월의 크리스마스

by 이경희


초대한 두 부부가 오시기 전, J와 나는 열심히

청소를 했다. 크리스마스 용품을 찾으러 다

락방으로 올라갔다가 발견한 트렁크 하나에는

이런! 여기에 여름옷이 죄다 들어있다. 어디다

두었는지 찾못하여 여름 내내 남편은 두서

너 가지의 옷으한 계절을 다 보냈는데.



퀼트 츄리는 선반에 놓고, 리스 두 개는 그릇장

에 놓았다. 여섯 명의 어른이 한 테이블에 모여

오랜만에 회포를 푼다. 토지를 구입하여 사과

묘목을 심고, 기른 뒤 드디어 수확하셨다

과를 한 상자 가져오신 댁, 마당의 모과나무에

서 수확한 노란 열매를 따서 가져오신 댁, 그

리고 그분들에 비해 젊은 우리 부부.



인생에는 많아야 '이모작'만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인생에는 '삼모작''사모작' '오 모작'도
가능하리라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
산촌의 원탁에 모인 우리는 얼마 전까지
지금과 전혀 다른 삶을 살아왔다.



한 부부네는 일간지 기자에서 미국 특파원으로,

다른 부부네는 경기도 어느 시의 부시장으로,

그리고 우리는 도전이 잇따랐던 해외 일터에서.

공통분모는 삶에 탄식하지 않고 용기를 갖고

일해왔지 않았나 싶다. 지금은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활동들을 귀산촌 하여 자연 속에서 천

천히 풀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시간 너머의

새로운 일들도 많을 테지.



나이의 경계를 넘어 친구가 된 우리는 오후 내내

마주 앉아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좋았던

점은 누구 한 사람의 이야기에 치우치지 않고,

로에게 귀 기울이며 각자의 의견을 이야기하

족한 피드백을 받은 것이다. 올해가 가기

전 다시 한번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

만 인연이란 흘러 흘러가는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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