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성장통

성장통

프롤로그

by 김혜민


성장통
사물의 규모나 세력 따위가 커지면서 생기는 고통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보고 있자면 절로 미소 지어지는 이쁜 아이가 우리에게 왔습니다.

크게 다르지 않지만, 조금 달라 보입니다.

그렇게 몇 년을 지켜보고서야,

온전히 가슴으로 끌어안았습니다.



우리 부부는, 성장통을 겪고 있습니다.

아프지만 서로에게 아프다고 말할 수 없고

도움이 필요하지만,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합니다.

슬퍼도, 울지 않습니다.(밤에는 가끔 웁니다)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날,

책 한 권을 들고 카페로 향합니다.

달콤한 핫초코를 마시며 엄마와 눈을 맞추고 쫑알쫑알 이야기보따리를 쏟아내는 옆 테이블 아이에게 눈이 갑니다. 부러워서 집니다.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무리 속 조금 다른 아이,

불안함을 가득 안고 안절부절 지켜보는 부모.

접니다.(저는 놀이터가 싫습니다)



그렇게 부정, 슬픔, 희망, 받아들임의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 더 많은 감정의 선을 밟겠지요.



저와 같이 뜨거운 가슴을 가진 부모들을 위해,

이 매거진을 시작합니다.

우리가 함께 겪은 감정을 대신 풀어보려 합니다.

이 과정을 지내며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우리에겐 중도포기가 없잖아요.

부모니깐요.


다소 무거울 수도, 덤덤함을 넘어 먹먹할 수도 있을 솔직한 제 감정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을 그대들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파도를 막을 수는 없지만,
파도타기는 배울 수 있다
-랜디 타란 -



우리에게 불쑥 다가온 지독한 감정으로,

유연함을 익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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