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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해슬 May 06. 2022

청개구리 엄마 (2)

원작 : 옛이야기 <청개구리>

날이 화창한 날, 이번에는 엄마 개구리가 개울가 근처 바닥이 부드럽고 풀이 가득한 땅으로 아들 개구리들을 데리고 갔어요. 그리고 폴짝폴짝 뛰는 연습을 시켰어요.


“큰애야, 엄마처럼 따라 해 봐. ‘폴짝폴짝’ 이렇게 뛰는 거야.”​

큰형 개구리는 엄마를 보고 폴짝폴짝 뛰어보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어요.

“엄마, ‘볼짝볼짝’  뛰어져요. 잘 안 돼요.. 전 이런 것도 못하는 아이인가 봐요..”


엄마 개구리는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어요.

“아니야~~ 큰애야, 선생님이 많이 늘었댔어. 계속 연습하면 된다고 했잖아. 조금만 더 연습해 볼까? 무릎을 조금 더 굽히고 발을 떼면서 하늘 높이 올라간다고 생각해보는 거야. 자, 한번 해볼까? 엄마처럼 ‘폴짝폴짝’.”

큰형 개구리는 다시 한번 엄마를 따라 점프했지만 여전히 ‘볼짝볼짝’ 뛰었어요.

“어휴.. 그래 뭐, 괘, 괜찮아.. 꾸준히 연습하는 거 아니까.. 계속 연습해 보렴.”


​​

엄마 개구리는 다음 차례로 작은 개구리를 불렀습니다.

“자, 둘째야. 엄마처럼 ‘폴짝풀짝’ 뛰어봐.”

작은 개구리는 히히~ 하고 웃더니 ‘펄쩍펄쩍’  뛰었습니다.

“우리 작은 개구리 진짜 진짜 잘 뛴다! 작은애는 개구리인지 새인지 모르겠네. 호호호.”


작은 개구리는 엄마 개구리의 칭찬을 듣고 더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헤헤~ 나 하는 거 보세요.”

‘펄쩍펄쩍’ 작은 개구리는 몸놀림이 좋아서 아주 높게 뛰었어요.

“우와~ 우리 둘째는 나중에 커서 전문 댄서 하거나 운동선수해도 되겠는 걸.”

엄마 개구리는 열심히 박수를 치며 칭찬해줬어요.


​​​


“막내야, 이번에 작은 형 하는 거 봤지? 엄마랑 작은 형 하는 것처럼 ‘폴짝폴짝’ 뛰면 돼. 알았지?”

엄마 개구리가 막내 청개구리를 향해 ‘폴짝폴짝’ 뛰는 연습을 보여줬어요. 그런데 막내 청개구리는 ‘활짝활짝’ 날아다니는 시늉을 하는 게 아니겠어요.


“막내야! 그건 뛰는 게 아니라 나는 거잖아. 장난치지 말고 다시~”

“히히히, 나는 안 뛰고 날아다닐 건데요?”​

막내 청개구리는 뛸 줄 아는데도 자꾸만 장난을 쳐요.


“막내야! 아까 작은 형 하는 거 봤잖아. ‘폴짝폴짝’ 뛰어야지. 천천히 잘 보렴. 엄마가 또 뛰어볼게.”

“형아도 다시 뛰어볼게. 잘 봐라!”

엄마 개구리 옆에 있던 작은 개구리도 자랑하듯이 뛰었어요.

하지만 막내 청개구리는 ‘활짝활짝’ 하며 뛰는 게 아니라 날아다니려고 해요.

“막내야, 형아처럼 할 수 있는데도 왜 자꾸 장난을 쳐! 작은 형 하는 것처럼 해야지! 좋게 말할 때 다시 해. 안 그럼 엄마 화낸다.”

그걸 보고 있던 큰형 개구리는 다시 걱정이 되었어요.

‘엄마가 우리 막내 혼내면 어떡하지? 엄마 화나면 무서운데.. 내게 말씀해주시는 것처럼 100번 연습하라고 말하시면 될 텐데..’


큰형 개구리는 옛날 일을 떠올렸어요.







어린 큰형 개구리가 엄마에게 뛰는 연습을 배우던 날이었어요.

“아가야, 엄마처럼 ‘폴짝폴짝’ 뛰어보렴.”

큰형 개구리는 몇 번이나 높이 뛰어오르려고 했지만, 생각만큼 뒷발이 바닥에서 잘 떨어지지 않았어요.


“엄마, ‘폴짝폴짝’ 뛰는 게 어려워요. 자꾸 하니까 다리도 아픈걸요.”

“얼마나 뛰었다고.. 남들도 다 할 줄 아는 건데 어렵다는 거야~ 얼른 다시 해봐.”


하지만 ​몇 번을 뛰어도 큰형 개구리의 몸은 뜻대로 되지 않았어요.

“아가야, 너 지금 장난치는 거야? 왜 엄마 말대로 안 해? 그 ‘폴짝폴짝’을 왜 못해! 너 일부러 그러는 거니? 다시 해봐.”

엄마 개구리는 큰형 개구리를 위해 열심히 ‘폴짝폴짝’ 뛰었지만, 큰형 개구리는 아무리 해봐도 엄마처럼 자세가 나오지 않았어요.

“엄마 너무 힘들어요.. 나 그만할래요.”

“엄마가 진짜 속이 터진다. 남들은 금방 하는 걸, 너만 왜 그렇게 못하는 거야. 그만해! 하기 싫으면 하지 마!”

엄마 개구리는 큰형 개구리에게 갑자기 화를 내더니 뛰기 연습을 하지 말라고 했어요. 큰형 개구리는 엄마 개구리가 화를 내니까 무서워졌어요. 그래서 훌쩍이며 말했어요.

“엄마.. 다시 해볼게요..”

“됐어! 하지 마! 그만해. 집에나 가자.”



며칠 뒤 다시 뛰기 연습이 시작됐지만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어요. 큰형 개구리는 여전히 엄마 개구리처럼 높게 뛰어지지 않았어요. 몇 날 며칠을 다시 시도해봐도 큰형 개구리는 똑같았어요. 엄마 개구리는 그런 큰형 개구리를 보며 참을 수 없다는 듯이 큰 소리로 다그쳤어요.


“왜 그걸 못해? 남들도 다 할 줄 알잖아. 그깟 뛰는 게 뭐가 어렵다고, 그 쉬운 걸 제대로 못하니! 다들 널 보면서 뭐라 생각하겠어? 내가 동네 창피해서 못살아!”

​​




엄마 개구리는 화를 참을 수가 없어서 큰형 개구리를 가르치는 걸 포기하고 수소문 끝에 전문가를 찾아갔어요.

“선생님, 우리 아기가 겁이 많은 건지, 몸이 둔한 건지 점프를 못해요. 사실 이뿐만이 아니에요. 이것도 못하고요, 저것도 못하고.. 얼마나 답답했는지 몰라요. 선생님 도움이 절실합니다.”


“어머님, 애들 중에선 그런 경우도 있어요. 그래도 계속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재미도 느끼고 몸이 익숙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뛸 수 있게 될 거예요.”


“네, 선생님, 잘 부탁드려요. 아이고~ 저는 얘 가르치다가 포기했어요. 진짜 도저히 못 가르치겠더라고요. 옆에서 보고 있으면 속이 터질 것 같아서요. 호호호.”

엄마 개구리는 선생님 개구리와 대화를 나누면서 옆에 서 있는 큰형 개구리를 신경 쓰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큰형 개구리는 자신에 대해 하는 얘기를 조용히 다 듣고 있었어요.



선생님이 큰형 개구리를 보며 웃으며 말했어요.

“선생님이랑 같이 해볼까?”

선생님에게 배우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다행히 선생님은 큰형 개구리가 잘하지 못해도 절대 화를 내지 않았어요.

“여기를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고.. 다시 한번 해볼까? 잘했어요~ 이렇게 해냈으니까 한 번만 더 연습해 볼까?”

선생님은 박수를 치며 칭찬을 해주었어요.

“저번보다 많이 늘었네. 꾸준히 하니까 점점 더 잘 되는 거 느껴지지? 잘하고 있단다.”

학원을 다니면서 큰형 개구리는 선생님의 칭찬을 받으며 점점 자신감이 붙었어요.



“어머님, 우리 개구리가 진짜 많이 늘었어요. 처음 왔을 땐 바닥에서 뒷발 한쪽 떼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이제는 자연스럽게 볼짝볼짝 뛰는 거 보세요. 예전보다 많이 늘었죠? 집에서도 많이 칭찬해 주세요.”


“선생님, 진짜 감사합니다. 정말 많이 달라졌어요. 제가 계속 가르쳤으면 이렇게 못했을 텐데 역시 선생님밖에 없어요. 감사해요. 호호호.”


“아이들은 잘 다독여주고 칭찬하는 게 중요해요. 충분히 잘할 수 있으니까 어머님도 집에서 늘 잘하고 있다고 다독여주시고 많이 많이 칭찬해 주세요.”



그 뒤로 엄마 개구리는 큰형 개구리가 ‘볼짝볼짝’ 뛰어도 예전처럼 화를 내진 않았어요.


“그래, 아가야~ 100번만 연습하면 돼. 엄마도 옛날에 어렸을 때는 100번 1,000번 연습했었어. 그래서 지금은 ‘폴짝폴짝’ 잘 뛰잖아. 우리 아가도 꾸준히 연습하면 돼. 엄마도 널 믿는단다.”






큰형 개구리는 막내 개구리에게 무서운 표정을 짓는 엄마 개구리를 봤어요.

‘엄마가 막내 청개구리한테도 계속 연습하라고 하면 될 텐데, 왜 화를 내시지? 옛날에 나한테 알려주신 걸 엄마는 벌써 잊어버렸나 봐. 난 엄마가 화내면 무서워서 못하겠던데.. 우리 막내도 무서워서 울어버리면 어떡하지?’



“막내야, 엄마가 장난치지 말라고 했지!”

엄마 목소리가 날카로워졌어요. 막내 청개구리의 눈이 튀어나올 듯이 동그래졌어요.

“막내야, 100번 연습하면 돼. 나도 100번 연습해서 ‘폴짝폴짝’ 뛰었어.”

물론 여전히 ‘뛰지만, 큰형 개구리는 얼른 막내 청개구리에게 말을 했어요. 막내 청개구리는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얌전히 제대로  자세로 ‘폴짝폴짝뛰었어요.

“어머~ 막내는 잘하면서 왜 장난을 치니~ 큰형아도 예전에 열심히 연습했었단다. 우리 막내는 이렇게 잘하잖니. 앞으로도 장난 안 치고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높아졌던 목소리가 원래대로 돌아온 엄마 개구리가 다정하게 말했어요.



엄마 개구리를 보며 큰형 개구리는 생각했어요.

‘엄마가 크게 화 안 냈어. 휴우, 다행이야.’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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