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글을 써야 하는 이유
요새 덕질하는 배우가 있다. (그전에 미리 밝히지만 이 글은 덕질에 관한 내용이 아니다.) 화제성에서 세상 난리가 난 드라마의 여주인공 역할을 맡은 배우이다. 워낙 연기를 잘하는 배우여서 이전 드라마를 봤을 때에도 손뼉 치면서 즐겼었는데, 이번 드라마에 현망진창 되면서(^^;;) 드라마 캐릭터를 넘어서서 배우 자체의 매력에도 빠져들었다.
배우 덕질을 하며 40살 넘게 살면서 생애 처음으로 공항 입출국 라이브라는 것을 지켜보았다. 유튜브에 올라오는 2분 남짓한 영상 속에서 내 배우는 걸어가는 와중에 팬들이 내미는 편지를 소중하게 받아 들고 고맙다고 꼭 인사를 했다. 인천공항에서도, 드라마 포상휴가로 떠난 외국의 어느 공항에서도 내 배우의 손에는 팬들이 준 편지가 꼭 있었다.
여러 번 그러한 모습을 보니, 나도 편지를 써서 내 배우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솟아올랐다. 어떤 내용을 적을까? 지금 덕질하는 내 마음을 글로 전한다면 ‘사랑해요 배우님~~’ 이 단어가 편지지를 가득 채울 것이다. 애정이 있으니 덕질도 하고, 그러니 편지를 써서 이 세상에 먼지처럼 작지만 이런 팬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도 싶다. 상상을 하며 웃지만, 그러나 생각을 잠시 멈춘다. 편지지 한가득 한 단어로 채워두는 게 편지라고 할 수 있나?
그러면 편지를 어떻게 써야 할까? 일기는 초등학생 때나 방학 숙제로 써 보고 손 놓은 지 오래다. 아날로그 감성 일기장이 없더라도, 최근에는 블로그라는 sns 공간이 있으니 비공개일지언정 끄적거리기라도 했다. 하지만 편지 쓰기는 언제 해봤더라..? 기억을 더듬어본다. 초등학교 다닐 때 부모님 생신이나 어버이날에 편지를 썼던가? 상투적으로 부모님 사랑합니다, 이렇게 한두 줄 적어서 드리진 않았던가? 연애할 때도 낯간지러워서 안 써줬으니 말 다했지.
마음은 몽글몽글한데 막상 편지지를 펼쳐서 한 줄 한 줄 적으려 하니 손이 선뜻 나가지 않는다. 문장 하나를 쓰면서도 고심해서 써야 하는 - 그래야 틀려서 다시 새로 쓰는 수고를 더니까 말이다 - 손 편지는 어떻게 써야 하는 것일까?
아아, 바로 이런 게 평소에도 꾸준히 글을 써야 하는 이유가 된다. 생각만 하고 있으면 절대로 글의 표현이 늘지 않는다. 머릿속에서는 이미 편지 몇 장은 술술 써 내려가지만 손은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있다. ‘누가 내 머릿속 생각을 끄집어내서 그대로 글로 옮겨 줘!’ 속으로 외쳐대면서 말이다. 편지 쓰기가 비단 배우 덕질용으로만 쓰이지는 않을 것이다. 살면서 언젠가 어느 상황 속에서 또다시 닥칠 수 있다. 평소에 꾸준히 글을 써야만 글쓰기 실력도 올라간다.
<오늘도 쓰는 사람들>
진짜 나를 마주하고 더 단단해질 미래를 그리며 오늘도 쓰는 5명의 작가가 만났습니다.
쓰기를 시작하는, 쓰기를 지속하려는 사람들에게 오늘도 글을 쓸 수 있는 용기와 내일을 그려보는 희망을 건네는 글을 씁니다. 글쓰기 시대이지만 글쓰기를 지속하는 사람보다 포기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그들을 위해 글쓰기의 시작과 시행착오, 글을 쓰며 나아가는 삶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엮고 있습니다.
글쓰기 에세이 신간 [그녀들의 글쓰기 맛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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