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마 판다가 연습벌레가 되기까지

가야금 연주자 김희원의 성장 스토리 (초등학생 시절)

by 가야금 하는 희원

혹시 2010년의 진분홍색 저고리에 파란 치마의 판다의 행방을 아시나요?

(혹여나 모르시는 분이 계시다면, 글' 오나라가 내 울음 버튼인 이유'를 읽고 오시 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오늘은 그 꼬꼬마 연주자의 성장 스토리를 공유할까 합니다.


꼴찌에서 두 번째를 한 게 너무 서럽고 화가 난 나머지

그녀는 눈에 독기를 가득 품고 다음 달에 있을 김해 가야금 경연대회를 노리게 됩니다.

정확히는 연주보다는 '감상'입니다.

감상?

갑자기 대회를 두고 '감상'을 노린다는 것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가는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사실 저를 가르쳐 주신 가야금 선생님은 아직 대회 경험이 많이 없는 저에게 특단의 조치를 내립니다.


''희원아, 그러면 다음 달에 있을 김해 가야금 대회에서는 출전도 출전인데

가서 초등부부터 일반부까지 모든 출전자의 경연을 다 보고 그에 해당하는 점수를 써보렴''


처음에는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지만,

'의젓했던 나, 무엇보다 마침 '대회'라는 거 자체에 혈안이 되어있었던 저'는

무슨 말이든 적극적으로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렇게 다음 달이 되었고 제 순서를 마친 후

경연장에 비치되어있는 의자에 앉아서

초등부 순서부터 일반부 순서까지 모든 경연자들의 연주를 보게 됩니다.


사실 무척이나 어린 나이라서

잘 모르는 곡 투성이라

솔직히 지겹기도 했고 오랫동안 앉아 있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앉아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하루 종일 대회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대회운영방식을 자세히 볼 수 있었던 저는

후반기에 있었던 대회에서 꽤 좋은 성과를 내게 됩니다.


이때 많은 성장이 있었던 저는

그렇게 연습실에 들어가면 나오지 않는

즉 소위 말하는 '연습벌레'가 되었습니다.


물론, 그 당시 제가 했던 연습량이 지금 봤을 때 객관적으로 많은 지는 잘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저를 '연습벌레'라고 부르곤 하였습니다.


보통 방학을 하면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레슨실에서 합숙을 갑니다. (약 2주 정도 합숙소에서 머물면서

하루 종일 레슨을 받고 연습을 합니다.) 저 또한 여름 방학/ 겨울 방학 때 합숙에 가서 하루종일

미친 듯이 연습을 하였습니다


사실 그때 제 소원이 ''새벽 2시까지 연습하는 것''이었어요

아파트에 있으면 층간소음으로 늦은 밤에는 연습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런 저에게는 정말 황금 같은 시간이었던 것이죠


물론, 초등학생이라

엄마가 보고 싶어서 울기도 하고

중간에 엄마랑 영상 통화하면서 그리움의 시간을 견뎌야 했지만 말이죠.


이처럼 순수하고 맑았던 저의 삶이

저를 참 포근하고 따뜻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도 소중한 추억이 있는 것처럼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도 늘 기억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저는 가야금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해왔기 때문에

오늘 여러분들께 풀었던 이야기처럼

무수히 많은 이야기들을 품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누면서

소통하는 가야금 연주자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가지게 되는 그런 밤이네요!



연습할 때 작성했던 연습노트입니다

(오래 되서 노트가 살짝 낡았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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