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 연주자 에세이
계속해서 소개되고 있는 나의 가야금 스토리,
이렇게 보면
24년의 내 삶의 절반 이상은 온통 음악으로 채워져 있다.
추억 속에도 음악이 있고
미래 속에도 음악이 있다.
과연 나에게는 음악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우선, 과거의 희원이에게 물어보겠다.
공주 치마를 좋아했던 조그마한 10살의 희원아,
순수하게 가야금을 좋아했던 12살의 희원아
슬럼프도 기회로 만들 줄 알았던 14살의 희원아
너에게는 음악이 어떤 존재야?
그녀는 수줍게
음악은 내 일기장이라고 말한다.
그랬다.
음악은 내 일기장이었다.
그때 그 시절
또래보다 많은 시간을 외로움과 싸워야 했고
고통을 기쁨으로 승화하는 의젓함을 지녀야 했다.
해맑고 깨끗한 아이 같은 모습이 감수해야 하는 짙은 깊이에는
'음악'만 한 것이 없었다.
그 어디에도 내 마음을 털어놓을 수 없었을 때
애써 아프지 않은 척 상처를 숨겨야 했을 때
음악은 항상 내 곁에 있었다.
마치 어릴 적 좋아했던 곰인형처럼 말이다.
언제 어디에서든 나의 감정을 끄적일 수 있었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었다.
언제나 늘 그렇듯 음악은 미운 감정이든 가슴 아린 감정이든
날 따뜻하게 보담아 주었다.
그러게,
음악이 참 편안했나 보다
그러게,
참 아늑했나 보다
그럼 이제 질문을 살짝 바꿔서 현재의 나에게 묻겠다.
이제는
그 상처를 마치 내 친구처럼 가볍게 털어낼 수 있는 희원아
나를 올바르게 빛낼 줄 아는 희원아,
너에게 있어서 가야금은 뭐라고 정의할 수 있어?
나에게 있어서 가야금은 '용기'이다.
그 이유는
가야금을 시작하면서 두려움을 마주하기도 하였지만, 이를 용기로 바꾸는 방법을 찾아가며
이제는 '용기를 외칠 수 있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다
때론 상처를 털어놓았던 존재가
이젠 용기를 말할 수 있는 동반자가 되었나 보다
그랬다
나는 가야금과 함께 하며
나도 모르게 나의 삶을 예쁘게 성장시키고 있었다.
그러니,
이제는 용기를 잃지 않고
영원히 가야금과 함께 하면서
오랫동안
내 삶을 아름답게 살아가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