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 자작곡 '바람은 알고 있다' 에세이
"희원아, 나는 너 자작곡이 제일 좋아"
지난 1년에 걸쳐 올해 가장 많이 들은 말
내 자작곡이 좋다는 말이었다.
자작곡에 대해서 칭찬을 들을 때면
마치 예쁜 딸, 아들의 칭찬을 들은 어머니처럼 흐뭇해진다.
사실 이 곡을 만들 때에는
잘 쓰려고 혹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썼다기보다는
'김희원'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음악으로 풀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그렇게 접근한 작곡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한테 사랑받는 곡이 될 것이라고 상상도 못 했다.
사실 작곡 자체를 시작하게 된 건
우리 대학교에서 진행된 '개강시험' 때문이었다.
(우리 학교는 특별하게도 중간고사 대신에 개강 시험을 치러야 했고, 그 개강시험의 시험곡이
자작곡이었다.)
처음에는 작곡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솔직히 막막했다.
'내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작곡을 할 수 있을까?'
'이상하면 어떡하지?'
그러나,
망설이면 망설일수록 시작만 늦춰질 뿐
전혀 도움 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여 일단은 처음 도입부라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뚝딱뚝딱' 만들어보았다.
작곡하다가 어색하고 투박해서 웃기도 하고
몇 번을 삭제했다가 다시 녹음했다가
괜찮다고 혼자 좋아했다가
다음 날 다시 지웠다를 반복했다.
그렇게 반복의 과정을 통해
마침내 약 5분 30초 정도 되는 곡이 완성되었다.
개강시험 때 내 곡을 처음으로 개시하게 되었고, 너무 긴장이 되었다.
또한, 생전 처음으로 내 곡을 만들어, 이 곡에 대해 소개할 생각에 낯설기도 하였다.
그러나, 사람은 이 낯선 감정과 어색한 상황에 적응하면서 성장하나 보다
몇 번의 파도 끝에 제법 그럴듯한 멋진 곡이 완성되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완성된 곡의 제목은
바로 ''바람은 알고 있다''이다
우리 삶에 있어서 '바람'은 자연스러운 공기의 흐름으로 필연적인 존재이다.
과연 그 '바람'은 무엇을 알고 있는 것일까?'
곡에 담긴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이 곡에는 이미 소녀의 성장 가능성을 알고 있는 '바람'과
자기 자신의 꿈을 향해 끊임없이 달려가는 '소녀'가 등장한다.
소녀는 오늘도 내일도 늘 그렇듯 자신의 삶을 착실하게 살아간다.
그러나, 세상 살아가는 일이 항상 꽃밭이 아니기에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하지만, 소녀를 지켜주는 바람은 언제나 곁에 존재한다.
이 바람은 소녀가 품고 있는 잠재된 가능성을 이미 알고 있으며
늘 그렇듯 따스하게 소녀를 품어준다.
안타깝게도 곡의 중반부까지는 이 소녀가 바람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람은 소녀의 알아차림 여부와 상관없이 한결같이 그녀를 지키며 기다린다.
그녀가 자신의 삶을 가두는 프레임을 깨부수고 나오기를
한계를 돌파하고,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기를 말이다.
수많은 위기와 극복의 과정을 통해
수백 번을 넘어지고 일어나기를 반복한 그 '소녀'는
마침내 자기 자신을 항상 지켜주었던 바람을 알아차리게 된다.
모든 일이 그렇듯
성장은 '알아차림'에서 시작된다.
조금씩 바람의 존재를 알게 된 소녀는
자기 자신을 가두던 프레임을 하나 둘 벗기 시작한다.
한계를 벗을 때조차도 할머니 바람, 어머니 바람 등 아늑하고 따뜻한 바람들이 등장하여
소녀가 계속해서 용기를 얻을 수 있기를 지지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곡의 마지막에는
소녀와 바람이 무궁무진하게 펼쳐진 가능성에 대해
서로 대화를 나누며, 화려한 막을 장식한다.
이 곡에 담긴 성장 스토리 즉 바람과 소녀의 대화는 나 '김희원'이라는 사람을 투영하여 만든 이야기이다.
가야금을 하면서 숱한 위기도 많았고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감사하게도
늘 나의 꿈을 응원해 주신 엄마와 할머니, 할아버지, 가족 분들과 지인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난 끝까지 이겨낼 수 있었고 마침내 나를 믿게 되었다.
이제는 이미 나에게 존재하는 수많은 가능성을 믿으며
나에게 맞는 속도에서 즐겁게 음악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따라서, 난 이 성장 이야기를 곡으로 담고 싶었다
우리 세상엔
''넌 할 수 있어''
''넌 누구보다 잘할 수 있는 존재야''
''넌 세상에서 유일한 빛이야''
등등 그들의 가능성을 축복하고 응원할 수 있는 문장은 수없이 많다.
하지만, 이 곡을 만듦으로써 나에게 그리고 내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 나아가 이 곡을 듣는 사람들에게 온 마음을 다해 응원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다.
우린 우리 모두가 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존재임을 알아야 한다.
소중하고 특별함에는 이유가 필요하지 않다.
별과 태양의 존재에 특별한 이유가 필요 없듯
그냥 우리가 존재할 수 있어서 아름답고 존재하기 때문에 빛나는 것이다.
난 그런 마음에서 곡 '바람은 알고 있다'을 작곡하였다.
소박하면서도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담았으니
이 곡이 각자 자신의 바람을 찾으며 즐겁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