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의 꿈은 디자이너
''내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누군가의 꿈이 함께 이뤄지는 기적''
우리 엄마의 어릴 적 꿈은 '디자이너'였다.
여러 이유로 이루지 못했던 엄마의 꿈,
이 꿈을 말하는 엄마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순수하고, 마치 마음껏 꿈을 꾸는 19살의 소녀 같았다.
옷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눌 때면 큰 눈으로 초롱초롱 거리면서 말씀하시는 그녀의 모습,
무척이나 행복해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해 보였다.
나 또한 뭉클하면서도 마음 한편에서 순수하게 꿈꾸기 시작했다.
'엄마의 진짜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
막연하게 꾼 꿈이었지만, 이루고자 하면 방법이 보이듯 그 길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다양한 공간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요즘,
난 그 어떤 연주자보다 가장 빛나는 옷을 입고 가야금을 연주한다.
그것은 바로 우리 엄마께서 만들어주신 '한복', 즉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한복이다.
옷을 만들 때면 순수하게 디자이너를 꿈꿨던 19살의 엄마를 마주하는 기분이 든다.
역시 사람은 자기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는 게 이래서 하는 이야기일까?
우리 엄마는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해 보였다.
누군가의 엄마로서 그 순간을 마주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마음껏 꿈을 펼치고 있으셨다.
인스타 계정을 보면서 벤치마킹을 하고 한복의 원단을 고를 때
어떤 디자인으로 만들지 스케치하고 연구할 때
내가 시범으로 입어보고 다시 수정하고
재봉틀을 활용하여 옷을 만들 때
우리 엄마는 매 순간 진심이었고 , 무엇보다 그 열정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다.
살아 숨 쉬는 열정을 바로 옆에서 직관할 수 있다는 게 기뻤다.
사실 예전에 우리 엄마는 한복 만드는 것에 대해 망설임이 있었다.
'전문적으로 만드는 방법을 배운 것도 아닌 데 내가 제대로 만들 수 있을까?'
하지만, 어느 순간 우리 엄마는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용기'를 내기 시작하였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실천할 용기,
또한, 그 실천을 누군가에게 선사할 용기 이는 그 어떤 용기보다 아름답고 빛났다.
그렇게 망설임으로 가득했던 재봉틀이 이젠 엄마의 진솔한 도전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한복의 완성도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어느새 우리 엄마는 당신의 삶에 자신의 꿈이 눈앞에 실현되는 기적을 채워 넣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엄마 딸이라서가 아니라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우리 엄마가 정말 멋져 보였다.
즉, 엄마께 한복은 '꿈'이자 '용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아름다움을 입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가야금을 연주할 수 있다는 건
엄마께도 나에게도 축복이다.
내 꿈이 누군가의 꿈을 이룰 수 있는 티켓이 되었다는 건
정말 잊지 못할 만큼 행복한 순간이다.
앞으로도 우리 엄마께서 꿈꿀 수 있는 모든 것을 마음껏 꾸면서
그녀의 삶이 기쁨으로 가득했으면 좋겠다.
''나는 누군가의 기적을 입고 공연을 하는 행복한 가야금 연주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