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인들은 어떤 습관을 가지고 있을까?
어떤 직업에 오랫동안 종사하면 은연중에 나도 모르게 하는 습관이 생긴다.
나도 오랫동안 가야금을 해온 입장에서 문뜩 '나에게는 어떤 습관이 있을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카페에 가서 글을 쓰거나 대화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나,
카페에 가게 되면
그 습관이 발동하기 시작한다.
'과연 어떤 습관을 가지고 있을까?'
바로, 카페에서 나오는 음악부터 듣는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카페를 고를 때 선택하는 기준은 모두 다르다.
카페의 분위기가 될 수도 있고
메뉴의 다양성, 음료의 맛이 될 수도 있고
간혹 카페의 주인이 될 수도 있다. ㅎㅎ
나의 경우 물론 카페의 분위기와 메뉴도 중요하지만,
그 장소에서 어떤 노래가 흘러나오는 지도 중요하다.
심지어 카페 사장님의 선곡 센스에 따라 카페에 대한 만족도가 올라가기도 한다.
이는 내가 '음악은 향수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서일까?
나는 음악이 향수와 참 많이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장미향이 나는 향수를 뿌리면, 마치 장미 밭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과 같이
음악도 잔잔하고 세련된 음악이 들려올 때면
마치 내가 그런 장소에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이처럼 기분 좋은 착각은 사람을 미소 짓게 만들기도 한다.
음악을 향긋하게 뿌리면 은은한 공간감이 느껴지고
이를 접한 사람들은 그 공간에서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된다.
향수는 ''음 향기가 좋다''로 끝나지만,
음악은 이야기를 불러일으키는 마법을 가지고 있다.
이렇듯 나에겐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습관이 있다.
마지막으로 하나가 더 있다.
바로 식당이나 백화점 등등 일상생활에서 이동하는 곳에서 나오는 소리를
입으로 노래를 부르거나 혹은 갑자기 콧노래를 부르는 등 음악으로 접근할 때가 있다.
한 번은 이런 적이 있다.
친구와 식당에 갔었고, 오픈 키친이었기 때문에
요리하는 소리가 우리 자리에서 가깝게 들렸었다.
무의식적으로 난 그곳에서 일하시는 직원분이 요리하시는 소리를 입으로 따라 했고
친구는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왜 그 소리를 따라 하냐'면서 말이다.
이처럼 모든 것을 음악으로 접근한다는 게 습관이 된 지는 오래되었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 하는 행동을 하나둘 발견할 때면 솔직히 기분이 좋다.
그만큼 내 삶에 있어서 음악이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존재가 되었다는 말이니까
그러니 그 삶에 감사하는 마음을 간직하며
음악으로 채워진 나의 삶을 즐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