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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민에서는 민트향이 난다.

때론 너무 촘촘하지 않아도 괜찮아

by 가야금 하는 희원

2024년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모두가 새해에 이룰 계획을 짜고,

여러 가지 일들을 해낼 생각에 분위기가 한껏 상기되어 있다.


요 근래 나 또한 내 이야기 속에 담고 싶은 꿈을 생각하느라

고민에 빠져있기도 하였다.

그 고민이 물론 부담이 되기도 하고 욕심으로 번져,

내가 그리고자 하는 다양한 이야기가 웃음기를 잃어갔던 날도 있었다.


급기야 이들의 촘촘함이 나의 여유를 옭아매기 시작하였을 때

난 차분히 숨을 들이 마시고 내쉬기 시작하였다.


그 차분함의 색상은 참 깨끗하였고 무색무취했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그 어떤 향기도 맡을 수 없을 때

무거운 조각들에 깔려있는 나를 발견하였다.


새해라는 무게가

반가우면서도 어쩌면 새롭게 맞이하고 내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없던 무서움과 두려움까지도 유발하는 것 같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변화를 위해 넣었던 모든 것을 다시 하나씩 들여다보았다.


호기심이 빚어낸 혹은 내 욕심이 우렁차게 외쳤던

다양한 습관과 계획들이 해맑게 나를 향해 웃고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은 계획으로 머릿속의 공간이 좁은 나머지, 그들의 이마엔 땀방울이 송글 맺혀있다.


'맞다. 그들은 잘못이 없다.

차근차근 채워 넣으면서 나만의 속도를 찾아야 하는 데 일단, 채워 넣고 달릴 준비만 했던 것이다.


즉, 너무 많은 습관들이 모여있어서

내 머릿속과 내 마음속에는 '헐렁함'이라곤 찾을 수 없는 상태였던 것이다.


난, 특단의 조치로 팔을 걷어붙였고

내가 진짜 할 수 있고 지킬 수 있는 것을 정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 머릿속은

너무 촘촘하지도 , 너무 여유 있지도 않은 적절한 거리를 찾아갔다.


고민으로 다가오기까지

사실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적절한 내려놓음은 내 고민에서 향긋한 민트향을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번 연도가 마무리되고 새해가 밝아오는 이 시기에

여러분들도 꿈과 목표를 위해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계획으로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삶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이 삶을 살아가는 '나 자신'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때론, 너무 촘촘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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