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이렇게 가까이에서도 느낄 수 있다니
2024년 1월 1일 드디어 새해가 밝았다.
어김없이 달이 지고 해가 떴지만, 어젯밤 엄마와 작은 의식(?)을 거행했던 터라
느껴지는 느낌은 새로웠다.
지난밤, 우린 거실에 온통 불을 끈 채 불멍 기계만 켜놓은 상태에서
자기 자신에게 편지를 쓰는 시간을 가졌다.
고급 호텔 라운지에서 틀을 것 같은 클래식 곡을 틀어놓은 채 말이다.
물론 엄마께서 갑자기 우리 집이 고급 호텔이 된 것 같은 느낌에 빵 터지시긴 했지만 말이다.
나 또한 갑자기 세련된 분위기에 웃기긴 했지만, 나름 진지하게 임하기 위해
나의 웃음 버튼을 잠시 꺼놓았다.
그에 맞는 분위기에 몰입하고 집중하는 데는 역시 음악만 한 것이 없는 것 같다.
나한테 쓰는 편지라서 조금 오글거리긴 했지만, 한편으론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지기에는 충분했다
아무튼 그렇게 보내고 일어난 아침이라 정말 상쾌하였다.
모든 것을 이뤄낼 것 같은 영웅이 된 것 같았달까?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점심이 되었고 엄마께서 새해맞이 떡국을 해주셨다.
떡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나는 야무지게 떡국을 먹고 엄마를 조르기 시작한다.
역시 해가 바뀌어도 엄마께 나가자고 조르는 것은 여전한 것 같다.
새해 첫날의 햇살을 느끼며 커피 한 잔 마시고 싶었던 나,
집 근처 아주 신기하게 생긴 카페에 방문하게 된다.
북극에 있는 이글루 같기도 하고
판타지 영화에 나오는 온실 같기도 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토끼가
커피를 주문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나를 반기는 아름답고 예쁜 꽃에 나는 입이 쩍 벌어졌다.
''우와!!!!!!''
꽃을 좋아하는 우리 엄마께서도 몹시 좋아하셨다.
놀란 나머지 주문하는 것도 잊은 우리는 다시 정신을 붙잡고 메뉴를 주문하였다.
카페 건물이 둥글게 동글처럼 생겨서 그런지 소리도 약간 울렸다.
대화를 나눌 때면 마치 마이크를 대고 말하는 것 같아서 괜히 한번 더 말해보기도 하였다.
또한, 만약 내가 여기서 가야금을 연주한다면 어떨까 생각해보기도 하였다.
아차차, 이렇게 쉴 때도 가야금 생각을 하다니 내가 가야금을 엄청 좋아하긴 하나 보다.
특히 오늘 갔던 카페는 사장님께서 직접 만드신 건물이었는 데
이렇게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장소도 누군가의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따라서, 우리가 꼭 전시회를 보러 가거나 공연장을 가지 않더라도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도 충분히 예술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