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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야금 하는 희원 Feb 21. 2024

여러 시차 속 벌어지는 세상 이야기들

세상에 관련된 에세이

우연히 본 달에 뾰루지가 났길래 지긋히 바라봤다.

피사체를 뚫을 듯 눈에서 레이저를 보낸 결과

그 근처에 있던 구름이 달과 함께 자취를 감췄다.

달의 부끄러움을 눈치라도 챈 것일까


난 이 상황이 우습기도 하고, 멋쩍기도 하다.

물론 달과 구름의 동행이 나의 시간과 우연히 겹쳤기 때문에

마주친 것도 있지만, 동시간대에 벌어진 이야기치고는 경우의 수가 무척 많다.


달이 비장했을 수도

반대로 구름이 부끄러움을 탔거나

아니면 내가 미처 하늘을 보지 못했을 수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여러 시차 속에서 눈을 감았다 뜨기를 반복하며 살아간다.

똑같이 세상은 흘러가지만 의도가 있든 없든

봤거나 보지 못했거나의 요소들이 모여 결국 기억을 만들어나가니까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하는 것 , 듣고 보는 경험들은

무수히 많은 가능성 아래 만들어진 것이므로

우리가 가장 가깝게 볼 수 있는 '기적'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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