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찾아오기 전 하늘이 기승을 부렸다.
달콤한 봄에 신나 있는 사람들에게 겨울의 대표작 눈을 뿌리고, 비도 툭 튀었다가
번덕거림이 괜히 미안했는지 마지막엔 태양 빛으로 자신의 심통을 쓱 닦아낸다.
물론 날씨의 심통 속에 나도 심통이 나긴 했지만,
사랑에 때론 반짝이는 별빛에게 질투를 해본 경험이 있는 나로선 하늘을 귀엽게 봐준다.
너그럽게 바라볼수록 하늘도 너그럽게 일렁이는 법이니까
툴툴거림이 사그작거리는 귀여움으로 보기까지 여러 번 삐뚤거리긴 했지만
오늘처럼 하늘이 영락없는 아이처럼 보이는 건 처음이다
원래 첫 경험은 설레고 신나지만
오늘은 무르익어가는 내 모습을 새삼 느낀 것이라 달콤하면서도 어색하다
어색한 것만큼 또 설레는 건 없으니까
어쩔 수 없는 대립된 감정에 괜히 웃어 보이며
난 오늘을 느낀다.
그러니 하늘아, 우리 이제 봄맞이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