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에세이
연애를 마치고 다음 페이지를 넘기기까지 망설임의 개수가 늘어났다,
여기저기 들려오는 이야기 혹은 아름답게 변했든 왜곡되었든 남아있는 과거의 잔상
나이를 먹을수록 다음 사랑에 안녕하고 손 흔들기가
손이 무겁다 못해 뚱뚱해졌다.
망설임 거품이 낀 것인지
그냥 사랑을 보고 싶지 않은 달의 뒤편이라 여기고 싶은 것인지.
상대방을 바라보고 사랑하는 것보다
차라리 나를 돌보고 사랑하기가 더 쉽게 느껴진달까?
정확히는 더 쉽다고 생각하고 싶은 것일 수 있겠다
상대방보다 나를 바라보는 것이 편하다는 게
어쩌면 자존감의 첫걸음이라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이 씁쓸함이 사실은 사랑이 조금 두렵다고 속삭인 것일 수 있으니
그 생각에 문을 두드려봤다.
때론 망설이거나 부정하는 것이 가장 원하는 것의 답일 수 있으니까
마주한 생각은 예상보다 훨씬 간단했다.
사람들은 사랑을 망설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언제나 사랑을 바란다.
그 바램에서 나오는 소리가 큰 지, 작은 지의 차이일 뿐
고요하고 쓸쓸함 아래 난 솔직하게 사랑을 원하는 나를 만났다.
너무 간절히 원해도 흐려지고 탁해지니까
너무 탁해지지 않게 다음 페이지를 넘길 준비를 할 뿐이다.
슬픔이 두려워도 우리 모두는 사랑할 자격이 있다.
너도 나도 우리 모두 숨김없이 사랑할 것
이것이 우리가 꼭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