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관련 감성 에세이
사람은 연인 간의 사랑이든 친구와의 추억이든 기억하기를 포기하는 순간
잔향도 끝을 맺는 것 같다.
이는 내 사랑도 추억도 그랬다.
잔잔하게 소리를 줄인 배경음악처럼
늘 깔려있던 기억의 필름이 끊기는 순간
마치 모르는 사람처럼 아무런 표정을 짓지 못한다.
아무리 그 또는 그녀가 지나온 시간 꾸러미를 들이밀어도
꼼짝하지 않는다.
이렇듯 사람마다 팽팽하든 느슨하든 인연을 향해 잡고 있는 줄이 있다.
난 소중한 인연이 이어지도록 계절에 하루는 꼭 연락을 하는 나만의 루틴이 있다.
오랜만에 안부인사를 건네고 행복을 바라는 문자 한 통을 보낼 때면
나는 싱겁지만 담백한 맛을 느낀다.
바쁘게 살아가느라 은연중에 소홀해짐에서 느끼는 머쓱함이랄까?
담백하게 배겨오는 향을 삼키고
약간은 뻔뻔하게 인사를 건네어본다.
적어도 그들은 내 마음속에 기억되기를 원하니까 말이다.
다시 돌아오는 반가운 대답,
그곳에서 느껴지는 순수함이 따뜻해서
잠시 머물러본다.
보고 싶은 대상이면 더더욱이 그렇다.
그들 중에 안부를 핑계로 아직은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을
살짝 놓고 올 수 있다는 장점을 곱씹어 본다.
좋아하는 사람에겐 시원한 날씨 혹은 추운 날씨, 때론 생일을 핑계로
연락 정도는 해볼 수 있는 것이니까 말이다.
나는 이렇게 요리조리 사람들과 부딪히며
사랑을 싹 틔우기도 하고 소멸되기도 하면서
세상을 지나가고 있다.
평범할진 몰라도
그 시간이 나에겐 소중한 법이니까
나도 우리도
이 시간을 마음껏 기억하고 즐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