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심리 에세이
비가 내렸다.
눈으로 바뀌기 전의 빗방울이라 쌀쌀하기도 하면서
모순적으로 몽글몽글하다.
우수수 떨어지는 밤의 소리가 우렁차게 느껴지기 좋은 날씨이다.
라면 한 젓가락해도 낭만이 아닐 수 없는 지금 이 시간,
입에 라면을 오물거리는 그는 자신이 어린 별이라며
무심히 농담을 내 더 진다.
햇살의 눈가에 주름이 진 것처럼
허허
그의 말을 고이 접어본다.
은은한 틈이 생겨 온기가 새어 나올 정도로만 말이다.
사실 행복이란 게 거창한 것이 아니다.
물론 화려함을 여러 번 덧칠할 정도로 빼어나고 싶은 것은 사실이지만,
새벽을 배경음 삼아 먹는 라면 한 젓가락
먹어도 되겠지? 하고 양심에 찔리지만,
스리슬쩍 감춰보는 달님의 눈
물론 그 대가로 내 얼굴에 보름달이 뜰 수도 있지만,
이 '슬쩍'이 주는 행복감도 제법 달콤하다.
우린 어른이 되어갈수록 행복의 주름살이 늘어간다.
물론, 이를 점점 잊어가는 것도 어른이 되어간다는 증거이지만.
아무튼 우린
머릿속을 찝찝하게 하는 실수가 매운 떡볶이 하나에 사르르 녹거나
내 마음의 속살이 분노로 가득 차 얼굴이 붉어지더라도
시원한 맥주 한 잔이면 풀리는 아이러니를 경험하곤 한다.
알고 보면
사실 이 아이러니가 행복을 만드는 재료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