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2부
온 가족이 '외계+인 1부'를 보고 난 뒤, 달봉이가 산만한 영화라고 엄청 투덜거렸다. 그런데 난 이 영화가 참 재미있었다. 인간의 몸에 외계인을 가두 감옥이란 설정은 아무리 봐도 '외계인 인터뷰'라는 책에서 모티브를 갖고 온 것 같다. 시간을 초월해 과거와 현재라는 시간의 벽을 넘은 양자역학적인 구성이 마블에 익숙한 멀티버스보다 훨씬 흥미롭고 정겹다. 마치 할머니 다리에 붙어 들어보는 판타지급 옛날이야기라고나 할까? 하긴 요즘 이런 옛날이야기를 해주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많을까? 나도 손자 손녀 생기면 도전해 보겠어! ㅎㅎ
지난주 개봉도 안 한 영화를 예매하고 극장에 간 바보짓을 했는데, 어제 예매를 하며 날짜와 시간을 두세 번은 확인하게 된다. 요즘 일어나는 깜빡증은 무륵이가 기억이 잘 안다는 정도가 아니다. 영화 보고 안경을 두고 와서 다시 가는 바보짓을 하는 것을 보면...
https://youtu.be/o-PGJMOFe74?si=7Y3clDVXLVkTa__g
즐거움을 주는 흑설과 청운은 지루한 감을 줄여준다. 1부에서 무륵이를 졸졸 따라 다니며 만담처럼 떠들어 대던 우왕이랑 좌왕이의 탄생 비화를 보면 색다른 생각을 해본다. 인공지능과 같은 가드와 썬더라는 변신 휴머노이드 로봇이 더욱 인간처럼 그려져 있다. 가장 큰 관심사는 소지섭에게 들어간 '설계자'의 행방이 아닐까? 옆집 민지 이모의 활약도 재미있긴 마찬가지다. 영화가 좀 길겠지만 1, 2부를 함께 상영했다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역사책을 읽어서인지 우리는 과거와 연결되어 있다. 일종의 블러드 코드일지 모른다. 그 코드들도 변하고, 세상도 변하고 가끔 세상에 '설계자'와 같은 또라이 변이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다만 또라이가 세상에 출몰할 때 과거의 지혜와 현재의 실력이 융합되어야 처리할 수 있을 뿐이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도 마찬가지 아닐까?
즐거운 영화 감상시간이 끝나고 건물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세상이 흐리다. 아니..비가 오네. 구름이 걷히고, 비가 걷히면 세상이 청명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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