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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ori Aug 24. 2024

먹고살기 쉽다는 말을 들어본 적 없는 자본주의

EBS 자본주의

  굳이 자본주의고 지칭하고, 자본주의라고 정의한 뜻은 무엇일까? 이보다 앞서 책이 정말 쉽게 씌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다. 사실 나는 그냥 경제, 먹고사는 일이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사회 정치제도에 따라 다양한 말을 붙이긴 하지만 기원전 3천 년 전이나 단기 4357년에 먹고사는 일이 크게 다른가? 

 책은 5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 1은 경제시스템의 순환구조와 경제 시스템의 구성주체들의 이야기를 설명하고 있다. 자주 하는 말이지만 레이 달리오의 경제에 관한 유튜브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현실과의 차이점은 교과서처럼 상식대로 하지 않는 종자들이 중간중간에 나타나 기상천외하고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함으로 왜곡이 발생한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종종 보면 이것은 경제에 심각하게 영향을 주는 통제권, 상황을 판단하고 행동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권력의 문제다.

 

 우리가 사용하는 화폐에 대한 의사결정력을 갖은 사람의 권력은 대단하다. 7월 말 우에다가 금리 올리고 난리가 난 것, 9월에는 금리를 내리겠다고 하는 파월, 8월도 금리 동결이라는 이름도 생각나지 않는 한은총재를 주시하는 이유는 하나다. 그런데 그 사람이 의사결정 하도록 하는 또 다른 상위 주체가 있다면 이 또 한 생각해 볼 일이다. 이는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부분이 아닐까? 그런데 이런 영향을 심각하게 주는 사람이 상식적이거나 미친놈이거나에 따라 아무런 이념이 없는 경제의 방향이 좌로 우로 왔다 갔다 하며 여러 사람에게 민폐를 준다.

 책에서 은행과 관련해서 이자를 설명한다. 수식적으로 합리적이지만 인간의 상식에 부합하는가? 인간은 가끔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내겐(그렇다고 하이에크를 옹호하는 사람도 아님) 이자는 참 다양하게 해석된다. 은행이 투자한 수익을 조금 떼주는 깨평인지, 고상하게 자신이 소비를 참고 인내한 보상인지 보기 나름이다. 어쩌면 법적으로 벌을 받지 않고, 제도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부릴 수 있는 인간의 탐욕은 아닐까? 경제가 수학공식처럼 순환한다면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은 없을 것이다. 이런 변동이 없으면 손실과 이익이 없다. 작은 탐욕이 붙고 모여서 거대한 자본의 변동폭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대박과 파산이 발생한다. 파산은 다시 탕감을 부르고 누군가 손실을 본다. 성장의 밝은 면과 파산과 불황의 그림자는 경제가 갖고 있는 모습보단 인간이 경제에 투영한 결과가 아닐까?


 이번달 고객사들이 5년 동안 매년 3%씩 깎아갖고 와라, 3년에 5%씩 깎는 것을 기준으로 해서 견적서를 내라고 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물량을 이야기하고 보증은 안 한다고 써놨다. 양심들이 읎어 하여튼. 20년 전이면 원가를 어떻게 줄여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100%였을 것이다. 지금은 그렇게 싸게 만들면 DIY로 하지 왜 성가시게 돈 주고 물건을 사냐? 그냥 알아서 만들어 써라! 너 아니어도 팔 곳이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아주 쬐끔 소심하게 해 보게 된다. 머리 아프게 엑셀을 한참 돌리다, 왜 머리 아프게 고민을 하고 있지? 그냥 15%씩 올려서 깎아주면 되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럴싸한데?! 그러나 몇 푼 더 벌겠다고 너도 나도 경쟁이 있다. 경쟁도 욕심 때문이다. 이자가 되었던, 이렇게 가격을 협상하던 그 안에 욕심을 위해 근거, 논리, 명분과 같은 자료를 준비하고, 이것도 안되면 미국의 플라자 협상처럼 이놈 저놈 싹 다 소집시켜서, 내릴래 아니면 죽을래를 깡패처럼 때론 고상하게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일이 경제에 영향을 주지만 경제활동은 아니니 경제로 설명이 되겠나?


 2013년에 나온 책임에도 2024년에 읽어도 손색이 없다. 내가 경제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해결책과 문제점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파트 2는 은행의 다양한 상품을 기초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은행 약관, 보험 약관,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파생상품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동네에서 지인 이웃이 얻는 이익보다 2배 이상이 되는 금융상품은 망할 위험이 크다. 친구가 오른다고 해서 산 주식이 다 내리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결과적으로 잘 모르면서 아무 데나 도장 찍고 사인하기 때문이다. 자주 하는 말이지만 모르는 곳에 도장 찍고 사인하면 뭔 일이 벌어지는도 모르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약관의 글씨가 뵈지 않고, 어디 있는지 모르면 취조하듯 답을 할 때까지 물어봐야 하고, 두루뭉술하니 설명이 장황하게 길면 설명하는 놈도 모르는 것이다. 들으면 아는데 현장에 가면 다들 도장 찍고, 사인하고 나중에 우루르 뱅크런처럼 달려가는 대열에 참가하게 된다. 어쩌면 욕심으로 아는 놈이 모르는 사람을 등쳐먹는 것이지 이게 경제와 무슨 상관일까? 그냥 범죄지. 인간에서 강조되는 도덕성과 윤리성은 어쩌면 태생적으로 인간이 이 분야에 하자가 많다는 반증이다. 이성적이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내가 보면 우리나가 최고 대학 수석 합격자보다 실전과 체험으로 다져진 최고의 사기꾼이 사회적으로 보면 훨씬 뛰어나다. 단지 나쁜 쪽으로..


 파트 3은 소비에 관한 부분이다. 지속적인 성장이 필요한 부분은 자본주의의 고질병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고질병이다. 상대적 우월감이 명품, 소비력, 자본력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소비는 인간의 생존과 욕구를 충족하는 일이다. 요즘은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말을 한다. (작은 규모에서 떴다방, 야바위등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장난해!) 물 300mm 10컵 마신 놈에게 생수 열 통 팔면 내가 만원 준다. 금덩이를 왜 사? 시간이 지나도 교환가치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그나만 좀 유지될까해서고, 부동산은 야바위 맞을 때까지 배판으로 베팅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기도 하다. 인구 변하고 시장이 바뀔 땐 그거 하던 사람들이 저 세상 사람이라 에라 모르겠다도 아니고.. 화폐도 마찬가지다. 독일이란 나라에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생긴 건 나라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미국이 기축통화로 FED 대차대조표를 상한가 그래프처럼 늘려놓은 통화량이 세상보다 작아서인지 모르지만.. 2008년 사고 나서 여럿 죽어나갔듯, 그 임계점은 미국도 너도 나도 모른다. 다들 우크라이나, 중동 전쟁에 초점을 두는 건 뭐가 불지옥 방아쇠를 당길지 몰라서 아닌가?  웃긴 건 이렇게 불안정성이 올라가서 변동성이 커지면 뭘 해쳐먹는 놈들에게 참 좋은 시기일지도 모른다는 일이다. 건전한 소비를 하는 양민계급은 줄어들지도 않는 허리띠만 바짝 졸라매고..


 파트 4는 대안에 관한 부분이다. 기원전이나 지금이나 먹고사는 문제가 좀 수훨하냐 아니냐는 자본주의시스템과 이와 관련된 제도라고만 하기도 어렵다. 한 시대의 상황이 그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는 인간의 노력으로 발현되고 그 시대를 보는 철학적 사상이 행동을 이끌고, 이 배경지식이 경제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밀턴 프리드먼이 케인즈와 같은 시대를 살았다면 신자유주의의 토대를 만들 수 있었을까? 아담스미스가 지금 한국땅에서 학자를 한다면 국부론급 논문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았을까? 최소한 도덕감정론으로 보아도 기회주의자들이며 동시에 돈 되면 아무거나 하는 뉴라이트는 안 했을 듯하다. 사실 책에서 복지, 분배, 소득, 노동과 소득등 다양한 이야기를 한다. 법조문과 규칙 문구의 문제가 아니라 그대로 안 하는 인간들이 문제가 더 심각하다. 달리 ESG, 윤리경영에 대한 기준을 만들고 기업끼리 이거 안 해오면 거래 안 한다는 말을 하겠어.. 엔간히 해야 이런 말이 안 나오지.


 구석기 동굴에 '애들 말 안 듣는다'와 '먹고살기 힘들다'는 인류 문명과 계속 유지되리라 생각한다. 밀레니엄이 시작되고 경제여건이 좋아진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는 입장에서... 그래도 이게 주어진 환경이라면 시스템과 구조, 이 시스템과 구조에 통제력을 누가 미치며, 어떻게 미치고 있는지는 잘 알아야 한다. 그래야 미쳐 돌아가지 않을 테니..


#EBS #자본주의 #10년이지나도 #경제 #독서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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