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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말하기 불변의 법칙"이란 소제목을 보면서 살짝 웃음이 났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변한다는 것만이 불변의 법칙이다. 우리가 말하는 좋은 태도와 예의도 변화가 느릴 뿐 조금씩 세상의 변화를 따른다. 제목은 그렇지만 이 책에도 "어떻게 말하는가"에 대해서 명확하게 말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이런 책을 읽어야 하지? 말하기란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의 스펙트럼만큼 다양한다. 그만큼 말하기를 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전략적으로 좀 더 좋아질 방법을 찾는 것이다. 특히 나의 감성적 특성에 맞춰서 적합한 것을 고른다는 생각을 한다.
"부드러운 말로 상대를 설득하지 못하는 사람은 거친 말로도 설득할 수 없다 - 체호프"의 글로 이 책은 시작한다. 이 글귀를 여러 번 읽고 여러 가지를 상상해 본다.
설득자의 입장에서 상상해보면?
- 해님 달님처럼 강함이 부드러움을 이기지 못한다.
- 강한 말로 설득이 되면 부드러운 말로도 설득이 가능하다.
- 부드러운 말로도 설득이 안되면 즉시 실력행사를 해야 하나?
- 아니면 '너랑 안 놀아'하고 대화를 끊어야 하나?
설득당하는 자의 입장에서는
- 사랑스러운 연인의 말도 아닌데, 부드러운 입에 발린 소리는 들어줄 생각이 없다.
- 상사가 불같이 화를 내면서 달려들어도 "아니오"라고 거부할 자신이 있을까?
- 뭐라는 겨 작업도 아니고, 장난해?!
잘 모르겠다. 그래서 여러 사람들(yes24블로그 이웃)에게 의견을 물어봤다.
- 강함이 부드러움보다 약하다
- 아내를 설득하려고도 윽박지르지도 마라 소용없다 (아주 현실적인 의견)
- 강하게도 부드럽게도 안되니 넌 빠져
- 거칠게 다뤄서만 될 일이 아니다. 부드럽게 하면 다 된다. 그렇게도 안 되는 사람이면 거칠게 해 봐야 의미 없다 (노련함이 돋보이심 -> 실천적이시라 바로 시전을 하심 WoW)
- 음, 화제를 설거지로 자연스럽게 전환하시는 분이 나타나심
- 설득이 안되면 힘으로 하는 거냐는 질문이 와서 '그럴 수 있다고 했지 그렇게 한다고는 안 했다'는 말장난을 함.
- 대화의 마무리는 우리 집 은행 지분이 얼마나 되나로 마무리
짧은 채팅이었지만 손대화를 통해서도 책에서 말하는 내용은 상당히 확인되고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나의 머릿속엔 조금 다른 생각도 든다.
우리는 읽고, 쓰고, 말하기를 배운다. 사실 모국어라고 하듯 엄마의 입을 통해서 말하기를 가장 먼저 배운다. 그런데 다시 읽고, 쓰고, 말하기를 배우게 된다. 잘못 배운 건가? 읽고, 쓰기는 나와 관련된 부분이라면 말하기는 기본적으로 상대방과의 교감을 갖기 때문에 더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단어, 의미, 맥락, 상황, 예의, 태도 등 상대방과 이야기하는 기초적인 것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생각을 정리하는 것에 읽고, 쓰기만 한 것이 없고, 이를 실행하는 말하기도 마찬가지다. 처칠의 '시간이 없어서 길게 쓴다'라는 말에 공감이 가는 이유다. 추가로 사람을 이해하지 않으면 이 또한 의미가 없다.
촘스키의 말처럼 논리가 설득을 이끌지 모르지만 공자, 예수, 부처하고 매일 대화를 한다고 상상해보자? 재미도 없을뿐더러 지루하다. 그럼 제갈공명,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하고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해보자? 이것도 별로인 것 같다. 답정너가 되면 아무리 좋은 이야기라도 기분이 나쁘다. 논리의 문제가 아니다. 책의 한 구절에 90%는 감성에 영향을 받는다는 말이 더 다가온다.
많은 챕터에 있는 하버드 출신들을 보면 심리학자들이 많다. 일상의 대화, 업무적인 대화에서 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전체의 상황(occasion)이다. 입장한 곳의 판을 읽지 못하면 대화는 단절된다. 그 상황에 적절한 언어, 태도, 맥락을 유지해야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말은 때(time)에 맞아야 한다.
우리는 누군가 내 말을 들어주길 바라며 말하고, 내 말을 들어주는 사람에게 애정을 쏟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내 욕망과 희망을 해결해 줄 사람이 듣지 않는다면 책의 내용처럼 다양한 전략이 필요할지 모른다. 그래서 들어주는 것이 아주 경쟁력이 있는 태도가 될 수밖에 없다. 말하기는 장소(place)에 맞아야 한다. 이 세 가지는 대화를 하는 사람들의 해석과 공감을 하나로 만들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말은 최소한 나와 너의 해석이 다를 수 있다. 공적인 업무에서 나는 지위(position)에 적합한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디어에 구설수가 오르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 지위에 있지 않으면 별일 아닌 경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 말하기를 잘하고 싶다면 읽기, 쓰기를 많기 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힘을 키우는 것과 사람을 이해하고 대화의 목적과 나의 바램을 어떻게 설계하는가? 그리고 얼마나 긴 시간의 일관성을 갖는가? 말하기 이전에 상대방의 마음이 나와 같은 방향을 향하도록 감동을 줄 수 있는가? 이런 일들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발전과 이런 대화도 준비되는 길중 읽기와 쓰기가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노래 가사처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잖아"와 같은 관계를 우리는 필요로 한다. 그것이 많은 대화도 중요하지만 그 말을 실천함으로 서로에게 신뢰가 쌓여가면 생기는 것이다. 믿지 않으면 대화는 수박 겉핥기에 불과하다. (人+言=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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