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Habit) - 사람은 더 위대하고, 환경은 더 다양할 뿐
습관(Habit)이란 책을 일주일 정도 읽었다. 최근 독서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갖고 읽었다. 특히 책을 거꾸로 읽어보고, 나의 지식, 생각, 경험이 말하는 과정을 통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30년을 한 전문가의 의견이 삶에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는 면이 존재한다. 동시에 전통적인 동양적인 사유의 측면에서도 공감이 존재한다.
책의 구성
무엇보다 책의 디자인이 맘에 든다. 타이포그래픽처럼 만들어진 표지, 중간에 강렬한 노란색의 구분, 시선을 끌기 위해서 프레임 된 목차를 보면 약간 산만해 보일 수 있지만 시선을 잘 끈다. 그래도 공간을 구분한 듯한 HABIT의 배치가 좋다. 심지어 디자이너를 찾아봤다.
1부는 습관의 이해를 위해 인지, 비의식, 무의식이란 용어 외에도 습관이 주는 특성, 사람이 지식과 경험을 축적하듯 습관을 만들어 내기 위한 대표적인 요인으로 의지력과 자율성(자동화)에 관한 이야기가 배치되었다. 인지주의 행동주의에 대한 배경 설명이 이어진다. 그럼에도 나는 이 두 가지는 인간이 정신과 육체로 이루어져 있듯, 인간 행위의 결과만 갖고 구분해서 볼 것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통합적 분석 방법을 찾지 못했을 뿐이겠지. 신기하게도 인지심리학의 전문지식은 없는데 잘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 왜냐하면 이 방식의 모조품이 인공지능 구현 방식이라고 생각된다. 기계를 만들고, 마케팅과 디자인, 서비스의 부분에서 활용되기 때문인 것 같다. 재미있는 이유다.
최근 인공지능 관련 지식은 인간이 인지하고, 인지한 지각을 지식화 하고 그 지식화 된 결과가 행동을 유도하는 인간의 인지행동 구조를 기계에 이식하거나, 기계가 이해하게 하는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정신이 없는 기계에 그것을 시키려니 대단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사람과 달리 막대한 연산능력을 가진 기계는 무수히 반복되는 행동의 결과 속에서 사람이 연산할 수 없는 패턴(근삿값)을 추출한다. 이 패턴을 분석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라고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다. 무수한 행동에서 특정 행동의 유사성을 찾아내는 것이 곧 메타 데이터를 만드는 과정이다. 이 알고리즘을 동일하게 메타데이터에 반복 수행하면 메타 데이터의 메타 데이터를 또 추출할 수도 있다. 이렇게 정수기가 필터링하듯 순순한 분석의 본질에 다가선다. 인간이 시간을 보내면 지식과 경험을 축적해서 "척 보면 압니다", "안 봐도 비디오"와 같은 통찰력(insight)이 나오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그런데 습관은 이 결과가 나오기 전의 반복적 행동이다.
저자는 다양한 실험의 단면을 통해서 습관의 특징, 인간의 인지와 비의식의 연관성을 연구하는 것 같다.(책은 무의식과 비의식이 혼용된다) 마치 인공지능과 같이 습관을 비의식적 단계에서 자율주행 자동차처럼 자동화를 할 가능성에 대한 탐구라고 생각한다. 이 접근은 습관의 특징을 이해하는 좋은 자료라고 볼 수 있지만, 동시에 대단히 위험한 발상의 측면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습관을 의지가 아니라 자동화할 수 있다는 말은 뒤집어 생각하면 "인지 조작"의 가능성을 확장한 해석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습관을 인지 조작할 수 있다면 세상은 1984의 빅브라더 시대나 매트릭스의 애벌레 대참사가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그런 존재의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3부에 궁금했던 중독과 습관에 대한 말이 나온다. 나는 그 차이가 의식이 존재 여부라고 생각한다. 그 외에도 신체적인 반복 활동, 예를 들면 "잠이 오는 것"도 특징으로 보면 습관이 될 수 있다. 그런가? 삼청 교육대의 강제 훈련과 학대도 습관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축적된 통찰력도 습관인가?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습관이 만들어지는 방법, 보상의 일관성, 습관을 형성하기 위한 강제적 외부 환경의 효과성에 관한 궁금증 때문이다. 이 부분이 동기부여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되어 나 홀로 문제제기가 많아졌다.
1부를 읽으면 '습관의 정의'에 대해서 반복적인 질문을 내게 했다. 사람은 맥락이라는 시간의 누적이 존재한다. 맥락은 단순한 습관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연관성을 내포한 포괄 인식이다. 맥락에 대한 인식과 상황에 대한 인식이 습관에 영향을 미친다. 아무리 자동화된 습관으로 정착된 운동이지만, 불이 나면 대피를 해야 한다. 이는 인지와 학습된 의식(불조심 운동, 메타인지, 책에 이런 말 없음)이 조합하여 만들어낸 의사결정이다.
그래서 저자가 말하는 비의식의 부분이 존재하지만, 완전히 비의식이 부분에서 습관이 고정될 수 없고, 고정되서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와 다른 의견이다. 비의식적 반복 습관은 기계의 부분에 더 가깝다. 비의식적 반복행위를 통한 보상이 존재하는 습관이 효과적인 상황이 존재할 수 있다. 그 분야가 물리적 반복행동의 비중이 큰 부분이 그렇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그러나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은 인간의 반복된 삶을 진부화시키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자동화된 습관은 제한적이고 의식은 항상 깨어있어야 나를 점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되는대로, 하던 대로가 주는 재앙을 면하기 어렵다.
비의식이란 표현처럼 인간의 경험과 지식이 축적된 인지를 메타인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메타인지는 반복적인 유사 상황에서 기대할 수 있는 보상과 만족을 더 능숙하고 빠르게 예측한다고 생각한다. 이걸 사용하는 사람들이 장인(匠人, Master)이다. 전문가는 그 단계라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안 되는 이유를 축적하고, 잘 되는 이유를 찾아가는 사람들이다.
무엇보다 습관도 좋은 선택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의식은 배제되기 힘들다. 예를 들어 내가 의사결정하는 분석 습관(실행은 거꾸로)을 돌아보면 아래와 같다. 보상의 긍정 부정을 이성적 논리 판단으로 보고, 만족이란 감성적 긍정 부정으로 본다. 그래야 실행의 지속성이 필요한 이유를 더 명확하게 인지 할 수 있다. 행동은 조금 차이가 있지만 인지의 지속성 수준에 비례하는 편이다. 그래서 저자가 말하는 자동화된 습관의 범위는 제한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검토 순위 1 : 하지 말아야 할 것 (불이익, 나의 욕망과 필요는 상황에 따라 다름)
검토 순위 2 : 하고 싶은 것 (이익과 불이익이 상황에 따라 다름, 높은 만족도의 기대)
검토 순위 3 : 할 수 있는 것 (이익과 불이익의 균형, 나의 욕망과 필요는 상황에 따라 대체로 균형)
검토 순위 4 : 해야만 하는 것 (불이익, 나의 욕망과 필요는 상황에 따라 다르나 대체로 조금 불만족)
2부는 습관을 만드는 나름의 법칙을 설명하고 있다. 나는 항상 '000 하는 00개의 법칙'이란 말을 의심하는 습관이 있다. 작은 수학적 공식은 동일한 조건에서 항상 유효하다. 그러나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이런 법칙의 이면에는 나라는 존재와 기술하는 존재의 차이, 서로 마주한 환경의 차이를 반드시 감안해야 한다. 그 차이를 이해하고 선택하지 않으면 저자가 말한 습관의 장착이 내게 최적화되는데 어렵거나 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 보통 일을 해서 유명해지겠어? 사람이 사람 같지 않은 일을 하면 뉴스에 나오고, 사람이 엄두내기 어려운 일을 해도 뉴스에 나온다. 책은 다른가?
저자의 법칙을 요약하면, 습관을 선택해서 얻을 수 있는 것,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 내가 포기해야 것을 명확하게 아는 것이다. 적확한 상황인식은 필요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필요를 해결함으로 얻는 보상을 예측 결정하는 선택이다. 선택을 결정하면 이 선택이 습관 형성에 도움이 되도록 환경 구축, 동작의 연속성 검토, 맥락의 연속성을 검토하고 적용하는 일이다. 동시에 내가 포기해야 하는 것과는 단절을 적절하게 적용해야 한다. 나만의 신호를 찾으라는 3단계는 좀 두루뭉술하다. 저자의 논리 전개 방향은 하나의 자동화로 수렴하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나는 실행하기 전과 후의 차이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4번째 법칙인 보상과의 연결이 더 일맥상통한다. 보상은 동기를 유발한다. 그러나 재앙적 제재도 동기를 유발한다. 당근과 채찍이 왜 존재하는가?라는 질문도 인간의 특성에서 유발한 것이라 생각해 볼 부분이다. 5단계는 마법이 시작될 때까지 반복하라다. 그런데 마법이란 비의식과 반복한다라는 행위에서 의식의 비중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비의식적 행위란 미래 활동이 도래하기 전까지 우리는 의식적인 반복이 필요하지 않을까?
3부는 습관을 통해서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에 관한 문제다. 이 부분에 대한 책의 내용보다 나는 몇 가지 생각이 있다. 개인에게는 대략적으로 호기심, 관찰, 인지, 지식 습득, 깨달음을 통해서 가치의 정도, 만족의 정도를 파악하고 의사결정의 상태에 돌입한다고 생각한다. 2부의 습관을 만드는 저자의 법칙을 통해서 추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환경이란 측면에서는 좀 더 포괄적인 통찰력이 필요하다. 세상에 도덕과 약속, 미덕이 존재하지만 인간의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제도와 법이다. 사회적으로 이쪽 분야는 치열하고 부끄러움 없이 목표를 위해 돌진한다. 이런 반복적인 행동이 보상을 위한 습관이라고 봐야 할지 호르몬이 넘쳐흐르는 중독 때문인지 알 수가 없다. 심리학에서 권력을 잡기 위해 미친 사람들을 정치인을 해석한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다. 문제는 이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이 만든 제도와 법이 사회 대다수의 행동, 인지, 반복에 따른 비의식적 행동에 영향을 주며 동시에 문화로 형성된다. 그 환경에 각 개인이 노출된다. 나와 타인, 세상과의 연결고리를 잘 이해하고 습관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최소한 성공하는 습관보다 삶을 망치지 않는 습관이 중요할 수 있다. 이 두 가지의 선택중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축적한 본인의 메타인지가 바로 처리하겠지만, 종종 분석하고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변화를 대비하는 것은 준비고 준비를 위해서는 확인이 필요하다. 습관이란 반복의 유효성은 영원하지 않다. 습관이 진부화되면 "하던 대로" 하다가 변화 앞에 추풍낙엽이 됩니다. 습관이란 혁신의 딜레마가 되도록 나둘지, 파괴적 혁신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될지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그런 상황이 직면하지 않는 것이 좋은 습관입니다. 비의적 습관의 장착도 필요하겠지만 의식적 환경 변화에 대한 통찰은 더 중요하다. 이 통찰이 습관의 지속, 중단을 결정할 수 있기에 삶에 있어서 무엇이 중요한지 스스로 상황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
아쉬운 점
"습관"이란 정의가 아주 포괄적이라고 볼 수 있다. 명확하게 정의하지 않는다. 실험을 통해서 습관을 분석하고 사례로 활용한다. 분석 대상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못한 부분은 범위 관리, 범위 관리에 따른 과도한 또는 축소된 단면이 이론으로 일반화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 어떤 이론이나 모든 상황에 확장해서 적용하는 것은 합리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론은 좁은 현실의 조건에서 충족하고 효과적이다. 이론을 과도하게 모든 세상에 적용하면 malfunction(동작 불능)이 된다. 사람은 정신과 육체의 균형과 조화가 필요하듯 습관의 정의를 실험에 맞게 배치하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습(習), 관(慣)이란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 사전을 찾아봤다. 습은 반복적 훈련과 비슷한 의미다. 관은 버릇이라고 해석되지만 익숙해진 행동이 반복되는 것이다. 습은 의식적 반복이고, 관은 무의식은 아니지만 비의식적 또는 낮은 의식상태에 반복되는 행동으로 생각된다. 재미있는 것은 학(學), 습(習)이란 말을 보면 학은 지적 활동, 인지적 활동이다. 학, 습, 관이란 한자의 의미를 해석하는 동양적 사고가 훨씬 학습이란 정의를 분석하지 않고도 잘 정의했다. 이런 것이 문화 속에 누적된 메타인지 아닐까?
두 번째로 책의 원문과 번역이 차이인지 모르겠지만 용어 정의에 관한 부분이다. 의식은 지각이 존재하고 경험이 축적된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무의식은 지각이 없는 상태다. 비의식은 무엇인가? 무의식과 비의식이 용어가 혼용된다. 적확한 배치의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 존재하는 비의식에 대한 설명이 이 책이 설명하려는 주제 습관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 자주 생각나는 것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 공자님의 요약
이런 말처럼 서구의 분석적인 방법보다 동양고전의 말이 개념을 정의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 분석적 사실의 확인에는 저자의 실험, 실험 결과가 도움이 된다. 통합적 사고의 시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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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 우드 저/김윤재 역
다산북스 | 2019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