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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ori Feb 04. 2020

당신은 왜 책을 읽나요?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나는 책을 왜 읽을까? 독서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을 돌아보게 한다. 책을 읽다 보면 책 속에 소개된 책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표지가 이쁜데'와 같이 아무런 이유 없는 호기심이 다른 책으로 인도할 때가 있다. 주제, 떠오른 호기심, 목차를 보면서 상상하는 기대가 책을 고르는 이유다. 그런데 정작 책은 왜 읽고 있는가?


 며칠 전에도 블로그에 낙서를 했지만 책은 습관으로 자리 잡혔다. 그 시작은 내 허전하고 텅 빈 마음속에 대한 답을 찾아보려는 노력이었다. 이 책 저 책을 읽으며 300권 정도를 읽었을 때 "사람은 2천5백 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왜냐하면 사람은 태어날 때 format 된 상태고 인생을 살면서 사람의 겉과 속에 낙서와 콘텐츠를 채우면 살아간다. 그 연결은 내가 남긴 낙서, 콘텐츠 또는 정신이다. 이런 복잡한 현상이 변화를 만들고 그 변화의 시기만큼 또 필요한 것이 있다. 그렇게 꽤 많은 책을 읽고 막연하던 생각이 구체적인 인식,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가 다가왔다. 팩트 폭행이 심한 얼룩이(얼룩 고양이)와의 인연이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는 단순히 지식을 쌓고 과시하려는 독서가, 세상은 좋은 책에 관한 짧고 얕은 지식을 습득하려는 사람, 책을 통해서 사업을 하는 사업가, 마지막으로 오랜 세월 인간과 함께 한 시니컬한 책과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통해서 내가 누군가에게 과시하기 위해서 읽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양한 앎에 대한 부분은 있지만 그 핵심만 얄팍하게 알려고 하는 부분과는 거리가 있다. 또 나는 책으로 사업을 하거나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책과의 대화를 통해서 책을 읽는 것이 "사람을 위하는 마음"이란 글 귀는 깊은 공감이 간다. 또 다른 공감이 오는 글귀는 "책을 보기만 하는 학자는 결국 생각할 능력을 잃어버린다. 책을 보지 않을 때는 생각을 하지 않으니까"라는 말이다. 나이 들어 독서를 시작한 편이다. 가장 눈에 많이 띈 글귀가 "의심하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래서 나의 기록은 책의 내용보다는 책을 읽고 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 더 많다. 책의 요약은 여기저기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나는 내가 책을 읽고 내가 이해하고 내가 쓸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만족을 주는 것도 결국엔  내 것에 가까울 때이다.


 마지막 책과의 대화는 의미심장하다. 내가 읽고 배운 것을 타인과 이야기하면 타인의 공감을 통해서 내가 잘 이해한 것인지 확인하던 때가 있었다. 그때가 무작정 책을 열심히 읽었을 때다. 지금은 까먹기 때문에도 읽지만 평상시 사람들을 관찰하고 읽고 나서 그냥 보던 말던 그 사람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을 던져준다. 책은 읽는 사람들이 읽는 경향이 있다. 익숙해지면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을 위하는 마음이란 구절을 보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회사에 다니면 한 생각 중에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공헌을 하고 정당한 대가를 받는다. 내가 다니는 기업이 만든 제품을 판매한다고 볼 수 있지만, 우리가 만든 제품을 사용해서 세상 사람들이 직면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 사용하고 그에 대한 가치를 인정한다. 그러면 결과적으로 돈이란 수단으로 보답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살다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지만 그 기록과 정신은 타인에 의해서 읽힌다. 그 기록자의 깨달음과 지식을 이해한 사람 또한 인간 세상을 살아가며 그 사람의 지식을 나의 환경에 맞춰서 사용한다. 지식을 나를 위해서 사용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지식을 타인을 위해서 사용하고 그것을 인정받을 때 훨씬 가치 있는 독서라는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똑똑한 사람 중에 착한 사람이 없다는 구절이 지식인은 비겁하다는 기억만큼 또 다른 생각을 떠오르게 한다.


 그러나 최진석 교수의 표현처럼 인문이란 인간이 그리는 무늬다. 그 무늬가 사람에, 사람의,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누가 소중히 기억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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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나쓰카와 소스케 저/이선희 역
arte(아르테) | 2018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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