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른 대로 써 봄.
출장 전 날까지 흥신 소장은 바쁘다. 집 비우면 일이 생긴다. 옛날 어른들이 “집 잘 봐라”라는 말이 이젠 뭔 말인 줄 알겠다. 주인님이 “또 나가냐”라고 하문하시고 자초지종을 듣더니 막 웃으신다. 에혀... 나도 웃고 싶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오락하는 아이 보고 “즉당히 하고오~”말하며 집을 나섰다. 저 말이 나한테도 필요한 말이다. 눈이 날리는 날엔.... 놀아야 하는데 손이 시렵다. 라떼를 하나 사서 먹는데, 댓글 알림보다 후다닥 메신저가 혼자서도 잘 돌아간다.
이런저런 대꾸를 했다.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 일도 아니다. 발을 뗐으니 뭔가 정리는 해야 한다. 내가 본 책의 한 페이지를 보내줬다. 이미지 마지막은 “내가 어떻게 했을까?”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뒤 페이지를 달라는 성화가 온다. “궁금하지? 사서 읽어봐라”라고 썼더니 뭐라고 블라블라 떠드는데 기분이 좋다. ㅎㅎ 책일 읽히는 기술이랄까? 정작 본인은 궁금하고 약 오르겠지만. 이런 거 재미있다. 덥석덥석 알려주면 인터넷 포털 서비스인 줄 안다니까요.. 그래서 인공지능은 필요하고, 한계도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인재를 구한다? 왜? 필요하다는 말은 부려먹겠다는 생각이 들어있다. 세종이 장영실을 왜 그렇게 좋아했겠어. 그 인재를 보면 어떤 재능, 능력, 경험이 들어있고, 그것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중하다고들 말을 하지.
그런데 책은 그런 것을 기록해놨다. 논어를 보면 내가 세상에 나가서 이런저런 개고생을 해보니 저 놈들을 나쁜 놈들이라고 해봐야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 이것이 좋은 것이라는 글을 한 맺혀서 쓴 것은 아닐까?(반어적으로 속으로 이런 멍청한, 나쁜 놈들, 사람을 뭘로 알고 이런 심정이 없었을까?) 노자를 보면 백날 그래 봐야 세상 그 모양이다. 그러니 잘 돌아가는 판을 똑바로 보고 처신해라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본 책들 대부분은 “내가 죽을 경을 치며 해봤는데 이런 거 같아”로 요약하면 심한가요? 한 마디 덧붙이면 “경은 어떠한가?” 정도다.
타인의 인생을 통한 경험, 지식, 결과를 단 돈 20,000원 정도면 사서 읽어 볼 수 있다. 더 비싼 책도 있지만 평균 가격은 이 보다 못하다. 아니면 직접 오랜 시간 동안 개고생을 하며 “여기가 아닌겨?”, “엄훠 이런 식으로”, “잘못 걸렸네” 이런 과정에 삶을 많이 써야 한다. 그러다 인생이 끝날 때 “고생만 죽도록 했네”라는 말을 할 수도 있고, “아니 언제 이 놈이 나랑 똑같은 걸 오래전에 해봤네. 그런 줄도 모르고 제길!!” 이런 말을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타인의 인생을 단 돈 20,000원에 사서 내 인생에 얹으면 아주 남는 장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용기가 넘쳐 개고생 18단계를 코스별로 다 달리겠다는 것은 말릴 수 없다. 삽질하다 용암 솟아오르면 팔자고 금맥 터지면 횡재다.
지하철 타고 읍내 출타 중에
P.S 오늘 너무 힘들었다. 출장 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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