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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ori Mar 15. 2020

거인의 어깨위에서 바라본다

더 메시지 (The Messeage)

  파란색이 냉철한 생각을 담은 것처럼 느껴진다. 책으로 접해봤지만 오늘 찾아본 도서 정보에서 저자의 얼굴을 처음 봤다. 오래전 "단(單)"이란 책의 기억이 있다. Simple, Easy, Smart, Different는 어떤 면에서 같은 과정을 설명한다. 수학의 계산 과정은 복잡하지만, 답은 간결하다. 복잡한 과정을 통해서 핵심은 간파된다. 메시지도 논문이나 설명보다 간결하다. 그가 말하던 핵심을 이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펼치고 읽으며 익숙한 기분이 든다. 이 형식을 어디서 봤는데? 2014년에 발간된 "The Interview : 세계를 뒤흔든 30인의 리더에게 인생과 성공을 묻다"라는 책이 생각났다. 덕분에 나도 내가 그 때 써둔 블로그를 다시 한번 훑어보게 됐다. 그 책에서도 저자의 이름을 볼 수 있다. 과거에 발간된 책이 인터뷰를 통해서 성공한 리더들의 이야기를 전했다면 이 책은 그것을 더 간결하게 자신의 이야기로 전한다. 함께 봐도 좋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며 곳곳에 나의 생각을 이렇게 저렇게 남기게 된다. 



  책은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의 마무리에는 위의 사진처럼 메시지 하나씩을 갈무리하고, 각 장의 편이 끝날때마다 하나의 에피소드를 넣어 심심하지 않게 되어 있다.


  '1장 봄이 오는 것을 오리가 먼저 안다'는 미래와 변화를 대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한 편의 제목이며 또 다른 편에서도 같은 내용이 나온다. 우리가 성공했다고 보는 사람도 실패와 난관을 마주한다. 내게 인상적 부분은 킹 리우의 "나 스스로 만들어가는 미래"라는 말이다. 미래는 얼마 전에 찍고 될 때까지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생각은 최근에 떠오른 것은 아니다. 그렇지 않으면 타인의 내 미래를 결정해 주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미래의 가장 큰 자산은 진심, 정직, 언행일치, 신뢰와 같은 말이다. 사람(人)의 말(言)을 믿는 것이 신(信)이다. 그 신(信)은 타인의 마음에 심는 것이다. 타인의 마음에 믿음이 자라기 위해서는 말을 지키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믿음이 커지는 것은 내 진실된 행위, 열정적인 모습, 지혜로운 생각을 포괄한다. 리드 호프만이 말하는 세렌디피티(우연한 행운)도 이 과정의 보너스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나아가기 위해서는 호리에 다카후미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인생에서 해야 할 일이 먼저인 것 같지만,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먼저 결정하는 것이 먼저다'라는 생각이다. 전략에서도 최악을 고려한 후 전략을 짜는 것도 마찬가지다. 


  '2장 내가 옳다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는 불확실성을 대처하는 자세에 관한 장, 그리고 그 불확실성의 핵심에 사람이 있다를 말하고 있다. 누구나 과거의 자료(data는 과거다)를 분석해서 결과와 비교하며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잘한다. 미래에 대한 예측은 모두 쭈뼛쭈뼛 더듬거린다. 그런가 하면 미래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알 수 없는 미래라고 아무 말 대잔치를 하며 말 바꾸기를 하는 근거 없이 용감한 자들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생각의 융통성, 합리성, 예측 논리의 근거에 관한 타인의 생각을 물어야 한다. 그전에 반드시 내 생각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마하의 현자 워런 버핏의 이야기는 인상적이다. 최근 호감이 더해졌기 때문일 수 있다. 저자의 말처럼 노자의 무위를 경영에 적용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가 제시한 자율경영의 전제조건을 천천히 들여다보면 그는 좋은 선택을 통해서 좋은 결과를 이끈다고 생각한다. 행위, 태도를 통해서 바른 성품, 열정적인 성품, 현재의 역량과 잠재적 기대 역량에 대한 기준이 있기 때문이다. 성품과 실력이 동시에 되지 않으면 회장이자 투자자인 그를 보기 힘들고, 잘하고 있어도 그를 보기 힘들다. 그가 제시한 경영(오너) 매뉴얼은 아주 간단하고 상식적이다. 보통의 실력과 고매하게 다스려지지 않은 성품으로 계속 지키기 쉽지 않다. 세상의 풍파는 기본을 어길 때 생긴다.


 휴렛 패커드의 데이비드 패커드 편은 재미있다. 직장인은 직의 장인 정신을 갖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인 되면 주인정신은 말하지 않아도 생긴다. 많은 직장인에게 필요한 것은 돈만 버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삶을 보장받는다는 것, 그리고 아무리 작은 일이라고 그 사람의 역할이 기업 활동에서도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그런 서로의 입장이 전파되고 협력적인 조직이 되어야 한다. 그 역할의 맨 앞에 리더가 있고, 그 리더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동력이 생긴다. 2장 제목처럼 레이 달리오의 방식이 좋지만 많은 사람들은 투명성에 거부감을 갖는다. 그런 조화를 찾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공부 좀 하자는 말은 정말 그렇다. 



  이 장에서도 칩 콘리 편은 재미있다. 영화 '인턴'을 떠올리는데 마침 그 이야기가 나온다. "일터의 현자"라는 책도 알게 되어 좋다. 최근 회사에서 정신연령 테스트를 재미 삼아 같이 했다. 정신연령 46살 띠동갑이 정신연령 29살인 나에게 인스타그램에서 글을 퍼 나르며 구시렁 거린다. "나이 먹는다고 다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46살이면 알만한 나이인데 왜 이래? 보아하니 정신이 20세기라 21세기랑 안 맞는 것 같구먼. 결재 판은 택배로 안 붙였다냐?"라고 코로나 사태로 인한 재택근무 꼰대질에 대한 메시지를 남겼더니 좋단다.


 젊은 세대들의 기술 이용과 변화하고 싶은 방향을 이해하고, 변화의 기술적인 부분보다 그 올바른 변화를 위해서 매진하고 도전하고 운영하는 본질적 자문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데, 나이 들어 아이들에게 도움될 만한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 가장 슬픈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언제 나간지도 모르는 집 나간 "왕년이"를 찾고 싶은 생각은 없다.


 엘리자베스 홈스의 정직에 관한 장도 좋다. 성공한 것을 통해서 배우지만 실패한 것을 통해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R&R은 자주 언급하지만 L&L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늦게 깨닫기 때문이다. 메리어트가 시장의 변화에 대한 대처 방식에 "질서와 변화"라고 답한 부분은 인상적이다. 질서는 사람이 준수해야 하는 것이고, 변화는 사람이 만들고 또 대응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진보의 기술은 변화하는 가운데 질서를 유지하고, 질서 있는 가운데 계속 변화하는 것이다"라는 인용문구가 더욱 맘에 든다.


  '3장 당신의 10년 후 철포는' 미래에 관한 것이다. '나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도 하지만, '나는 10년 뒤에 뭘 말하고 싶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 미래를 향한 길이 꽃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두 번 겪어본 것도 아니지만, 가시밭길만 가고 싶은 생각도 없다. 


 첫 편부터 팀 쿡의 이야기가 나온다. "겸손하면서도 의지가 굳고, 변변찮아 보이면서도 두려움이 없는 이중성을 갖춘 리더", 실력을 갖추고 평범함과 비범함을 갖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가 '잡스와 같아지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겠다'라고 했는데 아주 멋지다. 과거의 위대한 인물과 똑같아지는 것은 과거의 정체 아니 퇴보에 불과하다. 우리는 항상 실패할 수 있지만 과거를 넘어서며 발전해왔기 때문이다. 이런 상징과 같아지는 것이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지위가 올라갈수록 그 밑에 자리에서 익숙하고 잘하던 일에 안주하려고 한다. "나는 어떠한가?"라는 생각과 반성을 했다.


 세일즈포스 마크 베니오프 편은 재미있다. 영화 '양자물리학'의 대사처럼 "꿈꿀 수 있다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라는 말이 나온다. 1장에서 꿈을 시각화하라는 말, 백문 불여일견과 같다. 인간은 꼭 보지 않아도 상상으로 볼 수 있다. 이 얼마나 훌륭한 능력인가? 그런데 난 이게 참 잘 안 된다.


 마티아스 되프너 편에서 새로운 시장을 접근하는 방식을 더 깊이 있게 배우게 된다. 존재하지 않았던 시장은 과거의 데이터가 없음으로 분석할 수 없다. 크리스텐슨의 말처럼 학습하고 발견해야 한다. 어느 자수성가 한 분이 내게 동의한 말처럼 제도와 법이 수립되기 전에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 크게 성공하는 법이다. 왜냐하면 그가 바로 rule setter이고 rule changer이기 때문이다.


 화웨이의 런청페이는 저자의 말처럼 논란의 소지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모방과 복제라는 학습과정 없이 어떤 문명도 독자적인 발전을 이룩하지 않았습니다. 현재의 법과 기준이 존중되어야 하지만 결과의 기준만을 갖고 더 무자비하게 경쟁하는 중국의 제도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문제가 됩니다. 하지만 돈도 없고, 성공의 의지로 불타 학교 창문 너머로 공부하는 것을 비난만 할 것인가? 비난의 뒤편에 두려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국가와 기업의 수준에서 전체주의적이고 일방적인 지시가 먹히지만 그들도 변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도 이런 시절을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보다 "늑대"라는 모습에서 협동, 리더, 단결력이라는 생각을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듭니다. 개인적으로 늑대는 멋지다는 생각을 하기에. 왕싱 편도 그렇습니다. 사업의 성패가 자본이 아니라는 그의 생각, 그의 생각은 자본만큼 위력적인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병철의 돈 버는 세 가지 방법과도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손정의의 소프트뱅크는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그가 한국의 대통령에게 자문했다는 분야의 토양이 정착되기 위해서 앞 세대의 자본과 뒤 세대들의 창의력이 잘 조화를 이루길 기대합니다. 


책을 읽다가 이런저런 낙서를 해 봅니다. 

* 타인의 마음에 무엇을 저축했는가에 따라 나의 삶은 심대한 영향을 받는다. 넣은 대로 나온다.

* 직원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며, 큰 보답은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 질서는 본질에 관한 것이다.

* 인재를 구하려면 스스로 인재가 되어야 한다. 인재가 부족한 것은 내가 인재가 되지 못해서 생기는 인재다.

* 잘못된 길의 끝은 잘못된 결과다. 

* 법과 규칙은 보잘것없는 텍스트지만, 문제가 생기면 위반한 사람을 파멸로 몰고 간다.

* 큰 성공은 큰 책임을 수반한다. 큰 실패도 책임이 비켜가지 않는다. 

* 미래에는 백문 불여일견이 아니라 백문 불여일체험이라고 생각한다. 성공이든, 고생이든.

* Comfort zone will bind you with neglig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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