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계획대로 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Key Performance Index 이런걸 정리했다. 각자 어떤 성과를 낼 것인가를 고민해보고, 성과 측정을 통해서 칭찬과 보상을 한다는 취지다. 인간이 만든 것은 다 생각이 있기 나름이다. 현실의 세계에서 이런 드라이한 이야기만 하면 기분이 나빠지긴한다. 직무성과도 나의 성과를 내서 돈을 많이 벌자라는 개념도 존재하지만, 내가 성과를 내는 것이 타인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 내가 성과가 저조할 때엔 타인의 성과를 내는데 사용할 자원을 내가 더 쓴다는 것도 생각해 볼 기회다.
최근 나의 지출이 타인의 소득이란 개념을 통해서 세상이 연결되어 있다고, 그 순환이 원활해야 세상이 좋아진다는 이야기들이 많다. 기계적인 부서 역할과 프로세스는 이 보다는 단순하지만 민감한 개념이다. 일의 과정상 시작부서가 다음 이어달리기 부서에 어떤게 전달할 것인가에 서비스 정신과 인간 존중 정신이 필요하다. 이어달리기 주자는 선행 부서의 어려움도 이해하고, 협조도 구하는 여유로운 자세가 필요하다. 회사에서 싸우는 일이란 대부분 바통을 "옛다 받아라"하고 던지고, 나도 그렇게 받았으니 너에겐 발로 톡차서 주다보니 싸우는 것이랑 다를바가 없다. 나혼자 사고친 경우에는 대부분 입다물고 있다. 걸리면 안되니까.
조직개편과 최종 발령이 나고 말들이 많다. 기획조정실에 있다보면 요구사항들이 많다. 잘 들어보면 일단 걸치기 식의 일도 많고 꼭 필요한 것도 있다. 작년부터 이 잡부일을 하다보면 정작 필요한 것을 이야기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생각이 있다. 이런건 내가 직접 문제가 없는지, 잘 되는지 물어본다. KPI작성도 작년 기준일보다 앞당기고, 각 부서별로 내가 찾아가서 서로의 궁금증, 화합을 위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래도 저래도 욕은 배부르게 먹을 수 밖에 업는 자리인것 같다. 그것이 중요한가? 목표는 하고 싶은 일을, 좋은 사람들과 돈도 잘 벌면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직개편의 취지, 진행방향,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직무적 프로세스를 연령, 직책, 남녀노소의 다양성을 고려하여 대응하다보니 진이 빠지는 것도 사실이다. 주머니에 사탕, 과자도 들고가서 나눠주며 일 보다는 궁금증에 대해서 사실, 알고 있는 것, 말해야할 것은 솔직하게 대답해주고 있다. 내 생각에 조직 개편 후 업무강도의 느낌이 1.5배는 올라갔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회의속도가 절반으로 줄었다. 9개부서가 한 마디씩하면 보통 2-3시간은 걸리는데 90분 안쪽으로 끝나는 것을 보며 충분히 뭔가 발전적으로 할 수 있다는 느낌이 더 많이 든다. 이런 속도감이 원활한 대화와 이해를 동반한다면 뭐든 원하는 결과에 가까워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직책자들 KPI를 받기 때문에 이런 간담회인지 대화의 장이 끝나면 조직장들 이야기가 많다. 전 팀별로 관리지표를 만들어 1년간 결과를 끝을 보는 형태로 만들어 둔것은 갈구는 것이 아니라 본인들의 성과, 몸값을 올리는 것이다. 가장 좋은 회사란 그 회사앞에서 사람들을 납치하기 위해서 여러 회사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회사다. 빚 독촉만 아니면 된다. 사업제안을 위해서 문전성시를 이루는 회사가 두 번째로 좋은 회사가 아닐까 한다.
기획조정실 산하에 있는 팀장이 KPI를 제일 먼저 올렸다. 나도 그 전주에 대표이사에게 보고했다. KPI지표를 구체적, 측정 방법을 자가 기술하게 했더니 정성적으로 써왔다. 그래서 정성을 들여서 빨간펜 답변을 했다. 대략 이렇다.
"000 년간 모니터링" --> 그래서 어떤 결과를 얻으려고 하는데? 잘된다고 생각하면 잘 된다의 기준은 무엇인고, 본인은 어떻게 측정하려고 해?
"000 사업화" --> 이걸 우리가 하고 있지? 됐다 안 됐다가 측정기준? 아니면 얼마정도의 사업화를 목표로 하지? 사업부는 생각이 있던데? 그럼 년 단위로 관리, 월 단위 관리등 목표기준과 일정에 따라 하는게 낮지 않을까? 블라블라
많이 써와서 정성스럽게 많이 답변을 했더니 대꾸가 없다. 한 주가 지나고 만났더니 궁시렁궁시렁 거리면 "다 바꿀꺼에요 ㅎㅎㅎㅎ" 이런 답변이 나온다. "어쭈..주말 내내 욕을 했겠네"라고 이야기 했더니, 당연하단다. 오후가 되서는 산하부서라고 인정사정 없이 잔뜩 빨간펜을 썼다고 타 부서에 동네방네 캡쳐해서 광고를 하고 다닌다. 타부서에 조언이라고 주장하지만 살신성인을 가장한, 나를 낮춰서 돌려까기를... 기조실인데 저 정도는 해야지 그런 생각을 했다.
어차피 다 전달을 했다는 사실은 되돌릴 수 없는 일이다. "그럼 나만 쓰레기네.. ㅋㅋㅋ 야! 이게 아주 간접적으로 욕을 해 ㅋㅋㅋ 잘 한다, 애들 뭐라디?"라고 물어봤다. "내용 보고 말이 없던가, 맛인 간다라고 하던데요?" 에라잌ㅋㅋㅋ 점심시간에 사업팀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를 또 한다. 그래... 뭐 맺혔던 건 떠들어서라도 풀어야지. 그런데 사업팀장 대꾸가 더 가관이다. "그걸 이제 알았어? 내가 4-5년 당해봤잖아"란다. 그놈이 그놈일세..
이런 와중에 지인 엉아가 카톡으로 욕을 한다. 가끔 나 놀리거나 빠른 답변을 원할때라 "오늘은 왜 또 심심하신가요?"라고 물어봤다. 꿈에 내가 신발을 숨겨놔서 집에 못왔다고 타박이다. 이걸 뭐라고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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