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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ori Feb 11. 2021

차가 고장나면 고치는데 사람이 고장나면 참 안 고친다

카센타 (★★★+1/2)

 맹자를 읽다 굽은 손가락에 대한  이야기가 와 닿았다. 이웃집을 기웃거리다가  재미있을 것 같아서 찾아본 영화를 결국에 봤다. 전등에 비추어 바라보는 김 사장이 그의 마음을 밝을 플래시로 볼 수 있다면 그리고 모두가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지상낙원이 될 것이다.


 형편없는 삶의 환경은 누가 만들어준 것은 아니지만 힘든 일이다. 벌이가 시원찮은 논두렁 밭두렁 옆의 황량한 카센터가 아주 인상적이다. 우연히 찾아온 손님을 통해 돈벌이가 되고, 그 돈벌이의 과정을 이해하고 돈벌이의 구조를 만들어 낼 욕망의 씨앗을 싹 틔운다. 관을 만드는 사람이 타인의 슬픔을 돈을 번다고 살인을 통해서 돈을 벌  수는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타인의 불행을 조장하는 일을 알게 모르게 할 때가 있다. 문제가 되면 억울하다고 우기기 바쁘다. 법률적 판결은 다르지만 마음 저울로는 쉬운 일이다. 오십보백보의 일이 사람에겐 같은 일이고, 법으로는 다른 일이 될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런 유혹이 자신의 안위와 생존에 직결될 때 사람의 품격은 드러난다. 영화 "불한당"에서 설경구의 말은 그런 점에서 인상적이다. "사람을 믿지 말고 상황을 믿어야지" 그런 상황을 이 영화를 통해서 보게 된다.


 이익의 정점에 올라섰다. 건물도 사고 행복한 미래를 꿈꾼다. 장인에게 양아치나 하는 짓을 하겠냐고 묻는 장면과 장인의 얼굴이 교차하는 시점이 참 절묘하다. 오늘 손을 턴 맹자의 수오지심이 생각나는 장면이다. 그것이 인간성이 살아있다는 가능성이다. 마지막 레미콘을 몰고 카센터를 향해 달리는  김 사장, 부푼 꿈에 화장도 하고 이사를 떠나려던 마누라가 교차한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른가 보다 누가 먼저 제자리로 돌아가려는지를 알게 된다. 


#카센타 #박용우 #조은지 #한국영화 #심심풀이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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