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을 계산해보자
Income - Cost = Profit
이런 이미지를 보니 이런 이야기가 떠오른다. 내가 '연애를 잘하면 영업도 잘한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이는 다양한 분야보다 사람에 대한 이해의 측면이다. 영업을 한다는 것은 기업의 핵심 기능을 운영하는 일이다.
기업을 단순화하면 '만들어 판다'와 '팔면 남는다'라는 두 가지 명제가 유지되어야 존속될 수 있다. 사 오던, 만들던, 제공하던 그것이 존재해야 매출이 생긴다. 매출이 생기면 손실 또는 수익이 결정되고, 이에 따라 지속가능성이 절대적 영향을 받는다. 이 두 가지 역할이 영업의 손에 달려있다.
업종에 따라서 만드는 조직(개발 조직, 2차적으로 생산조직)의 필요성은 선택적일 수 있다. 유통은 무엇을 만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영업은 기업에 따라 중요성의 차이는 있지만 없는 기업은 드물다. 영업조직이 허술하면 유니세프나 적십자처럼 봉사활동만 하는 경우도 있다. 영업의 존재는 궁극적으로는 수익을 만들기 위해서 존재한다. 매출은 수익을 내는 과정이며, 수익을 극대화하는 최적화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과도한 폭리는 오래갈 수 없다. 적정한 수익은 반드시 필요하고, 그 적정이란 판단은 상황, 이해관계에 따라서 결국 사람이 결정한다.
하루는 기획업무를 하는 녀석이 신제품 원가와 영업 판가 정책안을 갖고 왔다.
원가가 A이고, 직접 생산하는 비용이 B, 외주가공비가 C로 결정됐다. 그리고 영업이익률을 20%로 결정해서 테이블을 만들어 보라고 했다. 만들어진 테이블을 보면서 수식을 확인했다.
계산방식 1
원가 = A+B+C
영업이익 20% 예상 판가 = (A+B+C)*1.2
원가에서 20%를 올렸으니 이익이 20% 났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이 녀석을 어떻게 조져야 하나?' 이런 생각을 했다. 사업부 녀석들을 시켜도 이렇게 만들어 오는 녀석들이 많다. 판매 가격이란 영업과 고객 사이에서 결정된다. 처음엔 기업 즉 영업이 결정하고, 상황에 따라서 최종적인 협상으로 조정된다. 안 팔려서 인하하는 것도 시장과의 타협, 협상의 연장선이다. 그럼 '가격의 기준은 원가인가?' 아니면 '가격의 기준은 판매 가격인가?'는 대단히 중요한 관점의 차이를 낳는다. 공장장이나 총괄 제조책임자는 당연히 원가 기준으로 사고할 가능성이 높지만 영업과 관련된 조직이라면 판매 가격이 기준 가격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내가 영업조직에게 판매 가격 시뮬레이션을 지시해도 저렇게 오는 경우가 많다. 나의 계산방식은 이렇다.
계산방식 2
원가 = A+B+C
영업이익 20% 예상 판가 = (A+B+C)*100/80
만약 원가가 $100라고 하면 위의 판매 가격은 $120이 되고, 아래의 판매 가격은 $125가 된다. 문제는 영업이익이다.
계산방식 1의 영업이익률 = 1-(100/120) = 16.7%
계산방식 2의 영업이익률 = 1-(100/125) = 20%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영업이익 20%의 예상 판가"라는 말속에 기준이 판매 가격(income)-원가(cost)=수익(Profit)이 20%로 만들라는 말이다. 기준은 판매 가격인데, ERP에서 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는 원가에다가 20%를 곱하는 것은 왜일까?
내가 바라보는 관점에서는 계산하기 쉽다는 것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보다 덜 복잡하고 쉽기 때문이다. 둘째는 말이 의미하는 바를 적확하게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역할과 책임의 중요성을 자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제로 영업이익률이 20% 인지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사고 자세만으로도 영업의 자질은 한 번 체크할 수 있다. 신입이 이런 계산을 잘한다면 당연히 영업 핵심인력으로 붙잡아서 키워볼 만하다.
간단한 계산과 요구하는 바를 잘 인지해야 관리자가 되면 보게 되는 다양한 자료들의 함의를 잘 알 수 있다. 기초 계산이 부족하면 기업의 표준원가, 평균 원가, 실제 원가, 변동원가에 따라서 달라지는 수익구조를 잘 이해할 수가 없다. 영업을 해서 팔고 얼마 남았는지 모른다면 일명 깜깜이 영업을 하는 것이다. 매출이 좋다면 고객이 사업을 잘하는 행운인지 스스로 영업을 잘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영업보다 큰 개념인 사업 개념으로 발전하는데 부정적 예상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고 내 상황도 모르는데 올바른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
당장 3.3%가 작아 보일 수 있다. $100로 잡으면 3.3달러다. 그러나 여기에 수량이 3억 개 붙으면 $9.9억 달러다. 그럼 대략 1조가 된다. 30,000를 잡으면 $99,000달러다. 대략 1억이다. 일반적으로 직장인 연봉보다 높다. "회사 말아먹니?"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회사를 말아먹는다기보다 피땀 흘려 노력한 동료들의 성과에 피해를 주는 일이다. 구매부서에서 소수점 네 자리까지 계산하는 이유를 영업도 알아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가끔 장부 쓰는 사람들의 한심한 소리를 듣기도 한다. 대리점과 계약을 하면 대리점 적정 수익을 결정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리점 계약 시에 공급자의 수익률을 확정해서 넣으려는 시도가 있다. 재무, 회계에서 이런 기준이 적용되면 엄청 편리하다. 다만 그 협상은 본인들이 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말하는 것 같다. 이런 맹점이 핵심 기능조직과 지원 스텝조직의 차이일까? 고객은 원가를 모르는데(당연하다. 공시를 해도 개별 원가는 알 수 없다), 판매가는 고객이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계약서에 수익률을 기재해서 손쉽게 원가 정보라는 영업기밀을 까발리자는 말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이가 없을 때가 있다. 기업정보유출 내지 산업스파이로 신고를 해야 하나? 좋은 취지지만 아무 생각 없이 막 하면, '오늘만 산다'는 정책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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