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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희류한의원 May 23. 2021

공진단 원료마다 갖는 효능 알려드릴게요

누구나 체력이 떨어졌다 싶을 때 한 번쯤 보약을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을 해보셨을 것입니다. 보약이라 하면 가장 일반적으로 개인의 체질에 맞춰 적합한 약재를 달여서 조제하는 탕약을 떠올리시겠지만 최근 공진단을 찾는 분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예로부터 공진단은 왕실에서만 사용할 정도로 보약 중 으뜸이라 여겨졌는데요. 하지만 현재도 매스컴을 통해 연예인, 운동선수, 정치인 등 수많은 공인들이 자신의 체력 보강을 위해 복용하고 있다고 언급한 영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구체적으로 공진단은 어떤 원료로 구성되어 있고, 또 약재가 갖는 각각의 효능은 무엇인지 간단히 짚어드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1. 녹용


많은 분들이 보약하면 곧 녹용을 떠올리실 정도로 녹용은 보약의 핵심 약재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본초학 교과서에서 제17장 보익약(補益藥) 중 보양약(補陽藥)으로 가장 먼저 언급되고 있는 약재인데요. 보익이란 인체의 기혈음양이 부족할 때 보충해주는 것을 말하며 그 중 보양은 양기가 부족한 것을 채워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녹용은 양기를 더해주는 효능이 탁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이는 아직 골질화가 진행되지 않은 것 또는 골질화가 조금 진행된 어린 숫사슴의 뿔을 잘라 말린 것인데요. 일반적으로 한의원에서 쓰이는 녹용은 크게 러시아, 뉴질랜드, 중국산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중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러시아산이며 뉴질랜드, 중국의 순으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것은 대부분 러시아와 뉴질랜드의 것이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어린 사슴의 뿔은 매우 단단하면서도 매년 새로 성장하는 신기한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단단한 뼈를 뚫고 나와 성장을 반복하기 때문에 녹용은 양기를 보충해주는 효능이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뿔일지라도 어느 부위에 위치해 있느냐에 따라서 약재의 가치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가장 상단의 끝부분을 분골이라고 하며 차츰 아래로 내려갈수록 상대, 중대, 하대라고 부르는데요. 그리고 가장 하단에 있는 부분은 녹각이라고 부릅니다. 이 중 분골이 약재로써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상대와 하대까지만 약재로 사용하게 됩니다. 


사실상 공진단의 원료 중 원기를 보충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녹용입니다. 원기와 양기를 보충해주기 때문에 체력, 기력, 면역력, 활력 등을 끌어올리는데 탁월하죠. 이 외에도 당귀와 산수유의 효능이 보조적인 역할을 하지만 원기 보강에 있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녹용입니다. 단, 약재의 품질에 따라 약효와 가격에 있어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 두셔야 합니다




2. 사향


사향은 본초학 교과서 중 제 16장 개규약(開竅藥)에서 첫 번째로 언급되는 약재입니다. 문자 그대로 해석해보자면 ‘구멍을 열어주는 약’으로 볼 수 있죠. 이는 사슴과에 속하는 수컷 사향노루의 향낭에서 나오는 분비물을 건조시킨 것을 말합니다. 향낭은 어린 아이가 주먹을 쥐었을 때의 크기 정도이며 털로 덮여 있는 작은 주머니의 모양을 가졌는데요. 이 안에 있는 가루형태의 내용물이 바로 사향입니다. 이것을 말려 약재로 사용하는 것이죠. 


약성은 매운 맛이 진하고, 방향성이 강한 편입니다. 약재를 꺼내 들었을 때 진한 향이 방 안을 가득 메울 정도로 퍼져나가는 것이 특징입니다. 만약 향이 진동하지 않는다면 그만큼 보관기간이 오래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이는 체내 기운이 막힌 곳을 뚫어주어 전신의 혈액이 빠르게 순환되어지도록 도와줄 뿐 아니라 정신을 안정시켜주는 효능이 탁월합니다. 


공진단 조제 시 사향이 꼭 필요한 이유도 바로 이 방향성 때문입니다. 아무리 좋은 보약일지라도 전신으로 고루 퍼지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죠. 하지만 사향은 녹용의 기운이 말단 신경까지 골고루 퍼져 나갈 수 있도록 보조하는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공진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약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3. 산수유 


산수유는 산수유나무에서 얻은 성숙한 과실을 말하며 간(肝)과 신(腎)의 기운을 보충해주는 효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몸의 정기가 과하거나 부족한 경우 균형을 찾아주며 지나친 소모를 예방해주는 역할을 해주기도 합니다. 또 정력을 강화해주는 과실로도 유명한데요. 이 정기는 일반적으로 알고 계시는 정력과는 조금 다릅니다. 정기나 원기라는 것은 우리가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생성해야 하는 에너지의 재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선천적으로 타고나기 때문에 몸이 성장한다고 해서 쉽게 채워지지 않는 특징을 가졌는데요. 태어날 때부터 허약한 체질인 분들은 바로 정기가 약한 것이라 볼 수 있죠. 다만 꾸준히 보충해나가는 것은 가능한데요. 이때 산수유가 정기를 보충해주는 효능이 있어 도움 될 수 있습니다. 




4. 당귀


당귀는 본초학 교과서에서 제17장 보익약(補益藥)의 하위에 있는 보혈약(補血藥)의 하나입니다. 말 그대로 혈을 보충해주는 약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혈(血)은 그저 붉은 피를 말하는 것이 아닌데요. 한의학에서의 혈(血)은 음식물로부터 흡수한 영양분을 전신으로 공급하여 각 신체의 기능이 활성화되어지도록 만드는 기능적인 측면까지 포함한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어지럼증, 눈의 침침함, 몸의 감각 저하, 신체의 뻣뻣함, 안면 창백, 피부 건조, 손톱 및 모발의 손상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혈이 부족한 상태라 진단을 합니다. 즉 당귀는 혈을 보충해 체내 균형을 되찾아주며 원활한 순환을 도와주는 효능이 탁월하기 때문에 공진단의 원료로 함께 처방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공진단을 구성하고 있는 핵심 원료의 효능을 알아보았는데요. 대부분 귀한 약재를 사용한다는 것은 알지만 몸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해주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많은 약재들이 합해져야 보약의 기능이 더 향상될 것으로 생각하시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단 몇 개의 약재라도 균형 있게 조합을 한다면 충분히 명약이 될 수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공진단입니다. 특히 구성된 원료 각각의 효능을 제대로 알고 드신다면 더 나은 효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단순히 플라시보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아닌 진짜 원기 보강에 탁월한 약재가 쓰였기 때문이죠. 더불어 최근 사향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다음은 사향의 효능에 관해 더 깊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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