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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희류한의원 Jul 11. 2021

밥먹자마자화장실 가는 분들이라면 꼭 알아둬야 할 습관

얼마 전 지인과 약속이 있어 저녁 식사 자리를 가졌는데 갑자기 곤란해하며 밥먹자마자화장실로 직행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을 하더군요. ‘딱히 탈이 날만 한 음식을 먹지도 않는데 이상하게 뭔가 먹기만 하면 배가 아프다’고 말이죠. 우리 주변에도 이런 증상을 겪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실제로 진료를 하다 보면 식후 즉각적인 배변활동으로 불편을 겪는다고 호소하는 분들도 계시니 말입니다. 이때 대장 내시경을 받아봐도 염증 등의 별 다른 이상 반응이 없으니 더 답답하실 텐데요. 따라서 오늘은 식후 바로 배변활동을 하는 분들의 원인과 치료를 위한 방법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식사 후 바로 설사하는 원인 무엇일까요?


먼저 설사의 기준부터 살펴보면 1일 배변횟수가 4회 이상으로 약 250mg의 묽은 변을 볼 때를 지칭합니다. 이 증상이 3주 이하인 경우에는 급성, 그 이상일 경우에는 만성이라고 보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급성의 경우에는 음식에 의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만성일 때는 다양한 원인을 고려해볼 수 있겠는데요. 


가장 대표적으로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으며 염증성 장 질환 또는 약제에 의한 설사, 수술 후 설사, 병원성 생물체, 흡수 장애 등의 영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계절에 관계없이 나타나는 것이 일반이나 주로 요즘같은 여름철 더욱 증상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찬 음식과 날 음식을 많이 먹게 되는 시기이기 때문이죠. 또 과도한 냉방으로 인해 신체기능이 저하되거나 휴가철 장소를 옮겨 물을 갈아 마시면서 배탈이 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난 45년간 경희한방의료원에서 교수로 재직하셨던 류봉하 명예원장님에 따르면 대부분의 환자들은 수개월에서 수년 더 나아가 수십 년에 걸쳐 만성 설사로 고통받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특히 밥먹자마자화장실로 가게 되면 음식물을 통한 영양분의 흡수가 어렵기 때문에 신체의 전반적인 영양 상태도 나빠질 수밖에 없죠. 따라서 소화불량과 식욕부진은 물론이고, 무기력감과 만성피로, 체중 감소 등의 증상도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복부와 손과 발이 차갑고, 심하면 전신의 추위도 쉽게 느끼며 찬 음식은 싫어하는 증상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이런 증후가 나타나는 경우를 한방에서는 비양허증(脾陽虛證)이라고 하죠. 


이처럼 밥먹자마자화장실을 찾으며 만성적인 설사 증상을 경험하게 되면 소화기계통의 기능은 저하될 수밖에 없으며 더 나아가 원기도 부족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몸이 차가워지면서 면역기능의 저하로 이어져 다양한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죠. 무엇보다 기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건강한 사람처럼 유지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고, 늘 피로감을 느껴 무력해지면서 사회생활조차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보다 그리 가벼운 증상이라 말하기는 어렵다고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식후 바로 배변활동을 하는 증상은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


사실 밥먹자마자화장실 가는 것은 일반적인 설사증이 아닙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설사와 증이 같죠. 이는 소화력이 약한 체질을 가진 분들의 경우 위장이 과중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음식물이 섭취되어 자극이 가해지면 반사적으로 장이 내용물을 비워내기 위한 작업을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런 현상이 자주 나타나는 분들은 가장 먼저 소화 기능을 강화하여 위장이 음식물의 압력을 충분히 견뎌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향의 치료가 필요합니다. 또 몸을 따뜻하게 해주며 위장을 보호하고, 더 나아가 부족한 신장의 양기를 더해주어 튼튼하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죠. 더불어 실제 위하수 및 위 무력증으로 하복부의 장을 압박하는 경우에는 복직근과 같은 복부의 근육을 강화해주는 운동을 병행해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설사증을 겪는 분들이 주의해야 할 식생활 습관 5가지


1) 찬 음식 섭취 줄이기

: 만성 설사를 겪는 분들의 장은 정상적인 분들보다 더 많이 차가워진 상태이기 때문에 찬 음식을 먹게 되면 더욱 찬 기운이 강해져 소화 및 흡수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2) 맵고 짠 자극성 강한 음식 피하기

자극적인 음식은 장의 운동이 활발해지도록 촉진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이 역시 장이 영양분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시간을 갖지 못하도록 즉시 아래로 내려보내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우유 및 밀가루 음식 섭취 자제

: 서양인들에 비해 동양인들은 유전적으로 유제품을 분해하는 효소가 적어 이런 종류의 음식을 자주 섭취할 경우 장에 큰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4) 기름진 음식 섭취 피하기

: 과일 및 야채에 비해 지방성분이 많아 소화·흡수가 어려우며 장을 부담스럽게 만들기 때문에 섭취를 자제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5) 과도한 음주 및 흡연 줄이기

: 술 중에서도 맥주나 막걸리는 소주 또는 양주에 비해 찬 성질이 더 강하고, 한 번에 많은 양을 마시게 되는 편이죠. 따라서 몸에 더욱 해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또 담배 내 니코틴 성분은 음식을 아래로 내려주는 하제(下齊) 성질이 있어 과도한 흡연도 설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식습관의 개선과 함께 소화기계의 기능을 강화하는 치료를 받는다면 밥먹자마자화장실로 가서 영양분의 흡수를 방해받는 일은 줄어들 것입니다. 이는 그저 배부르게 음식을 먹고, 때가 되면 배변 활동을 하는 단순한 생리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은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고, 반대로 잠정적인 문제가 생겼다는 이상 신호이기도 하죠. 따라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있는 증상은 없다고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식사 후 충분히 소화되어 영양분이 흡수될 시간조차 없이 바로 배변 활동으로 이어지는 분들이라면 적합한 검사와 진료를 받아보셔서 자신의 체질과 건강의 상태에 맞는 처방으로 개선을 도모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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