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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희류한의원 Oct 04. 2021

온몸이 쑤실 때 진통제 먹어도 낫지 않는 이유


원장님, 저는 매일 온몸이쑤셔요

누구나 살아다가 보면 한 번씩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에 시달리는 경험을 합니다. 전신이 아픈데 검사를 받아봐도 특별한 원인이 없다 하니 이유도 모른 채 진통제로 견뎌야 했을 텐데요. 몸이 아픈데 사회생활을 포함한 일상생활을 지켜내려면 정신적인 에너지의 소모도 상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만성적인 전신 통증을 겪는 분들은 극심한 피로감도 함께 호소하는 경우가 많죠. 또 몸이 아프니 잠도 깊이 들지 않아 수면 장애를 겪는 것도 한몫을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정말 원인이 없는 것일까요? 물론 아니겠죠. 우리 몸에서 아프다고 느껴지는 것은 체내 특정한 문제가 발생하였거나 잠재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는 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병명이 무엇일까요?




‘매일 온몸이쑤셔요’ 할 때는 ‘섬유근육통’ 의심


이는 류마티스 질환의 한 종류로 근육과 관절, 인대, 힘줄 등의 연부조직에서 만성적인 통증이 나타나는 증후군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주로 전신이 아프고, 극심한 피로감과 수면 장애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특징이 있죠. 예전에는 섬유조직염 또는 섬유근통증후군으로 불리기도 했는데요. 주로 중년 여성이 가장 많이 겪으며 60대 이상인 여성의 경우 10명 중 1명은 이 질환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2-4% 정도가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만큼 비교적 흔한 질환에 속하는데요. 하지만 질환에 대한 인식과 정보가 부족해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아픈 것을 견디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주요 증상

- 매일 전신이 아프다.

- 주로 하부요통 또는 목과 어깨의 통증이 더 심하다. 

- 몸이 뻣뻣해지거나 얼얼하며 은근하면서 깊숙한 아픔이 느껴진다.

- 잠을 자고 일어나도 피곤하고, 항상 극심한 피로감에 시달린다.

- 수면 장애로 인한 기억력 장애, 두통, 불안, 우울 등의 호소가 동반된다.

- 정상인들이 잘 느끼지 못하는 부위에서 통증을 느끼는 예민한 압통점이 있다.

- 평소 과민성 대장 및 방광 증후군, 편두통, 월경통, 비심인성 흉통 등이 동반된다.





도대체 ‘왜’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일까요?


안타깝게도 현재는 의학적인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진 않은 상태입니다. 다만 통증에 대한 지각이상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체로 이 질환을 갖고 계신 분들의 신체 변화를 살펴본 결과 중추신경계에서 세로토닌의 대사가 감소하였으며 체내 성장 호르몬의 분비도 감소하였고, 스트레스에 대한 부신피질호르몬의 분비 반응도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뇌척수액에서 통증을 유발하는 물질인 P 물질((substance P)은 증가하고, 자율신경계의 기능 부전 등의 이상이 보인 것으로 밝혀졌죠. 즉 섬유근육통 환자들은 정상인들이 느끼지 못하는 자극도 통증이라 감지하는 것이 가장 큰 영향 요인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신체가 자극에 대한 적절히 처리를 수행하지 못한 결과라고 볼 수 있죠. 실제로 ‘온몸이쑤셔요’하는 환자의 검사 결과를 보면 근육, 인대, 힘줄 등의 이상은 발견되지 않습니다. 반면 30% 정도의 환자는 우울, 불안, 건강 염려증 등 정신적·심리적 증상이 동반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이로 인해 심리적인 ‘꾀병’이라는 오인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주변의 반응은 다시 스트레스로 되돌아와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명확히 알아 두어야 할 것은 원인을 뚜렷하게 규명하지 못한 것일 뿐 중추신경계에서 통증을 조절하는 기전에 이상이 발생한 것이라는 데 더 힘을 실어 치료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양방과 한방의 치료법은?


일반적으로 양방에서는 항우울제 또는 진통제 및 항경련제 계열의 약제를 처방합니다. 물론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체로 동반되는 증상을 살펴보면 심리적인 스트레스와 관련이 높을 뿐 아니라 전신 쇠약 및 내부 장기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것들입니다. 즉 인위적으로 통증을 가라앉히는 것만이 답은 아니라는 것이죠. 그러나 당장 ‘온몸이쑤셔요’라고 호소하는 것을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으므로 한방에서는 침과 약침을 시행하여 통증 완화를 도와드립니다. 이처럼 기혈의 순환을 돕는 침 치료를 주 2~3회 정도 꾸준히 시행할 경우 통증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더불어 심리적인 스트레스 감소를 위해 한의학적 심신 운동인 도인 요법을 시행할 수도 있는데요. 또 체질에 맞는 식단 및 생활습관의 개선으로도 증상 완화를 도모할 수 있습니다. 이후 극심한 피로감, 수면 장애, 두통, 배변 장애 등의 증상도 한의학적인 병증에 따라 처방하여 회복을 도와드리기도 합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만성 통증 개선에 효과적인 ‘사향공진단’


원기회복을 위한 대표적인 보약으로 알려진 ‘사향공진단’은 이유 없이 전신의 아픔을 호소하는 분들에게도 효과적입니다. 이는 동의보감의 기록에 의하면 하늘이 내려준 천명을 보존해주며 신수는 오르게 하고, 심화는 내려주어 오장의 건강을 지켜주기 때문에 백병이 생기지 않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합니다. 특히 핵심 약재인 ‘사향’은 전신의 기혈 순환을 도와줄 뿐 아니라 항산화 및 항염증 작용이 탁월합니다. 즉 일반적인 진통제처럼 직접적인 통증 감소의 효과가 있다기보다 체내 정체된 기의 통로를 열어 원활한 기혈 순환을 도와주므로 몸이 아픈 것을 줄여주는 것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단, 정품 사향은 CITES와 식약처의 인증을 받아 한의원으로 소량만 공급되고 있습니다. 또 공진단 1환에서 사향이 차지해야 할 함량은 0.1g이죠. 이처럼 정품 약재를 정량으로 조제된 것이라야 기대하는 바를 얻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보약을 통해 증상 회복을 도모하려 하신다면 꼭 이 2가지를 확인하셔서 처방받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정리해드리자면 섬유근육통 개선을 위한 치료의 방향은 ① 기력저하로 인해 높아진 통증 예민도를 낮추고 ②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많은 분이 섬유근육통에 관해 알지 못할뿐더러 병명에 대한 인식이 있더라도 항우울제나 진통제만 의존하여 일시적인 해결만 머물러 증상을 반복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가벼운 진통일지라도 견디는 과정에서 오는 정신적·심리적인 스트레스도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또 환절기로 인한 기력저하, 스트레스로 인한 자율신경계의 불안정도 증상을 악화시키는 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더욱 세심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평소 아무리 노력해도 ‘온몸이쑤셔요’하는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 것을 경험하신다면 진료를 통해 적절한 처방을 받아보시길 권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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