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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염증성장질환식이요법 및 치료법

by 경희류한의원

염증성장질환식이요법은 어떻게 해야 좋을지의 문제는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설사나 변비, 복통 또는 구역질과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식사와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따라서 이 환자분들은 구체적인 지침을 얻길 원하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궤양성 대장염 또는 크론병 등 각 질병에 따라 식이요법이 미치는 영향은 다르기도 하고, 증상의 정도에 따라서도 반응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 기준점이 필요하실 텐데요. 따라서 오늘은 이 부분과 관련하여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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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양성 대장염이란


대장의 점막이나 점막하층 내 국한된 염증을 특징으로 갖는 만성 염증성장질환의 하나입니다. 직장에서부터 대장까지 연속적으로 침범하고 병적인 변화가 모두 연결되어 나타난다는 것이 주된 특징인데요. 해당 질환의 모든 환자의 직장에서 염증이 발견되며 약 절반의 환자는 직장부터 S상 결장까지 또 1/4은 직장부터 S상 결장과 왼쪽의 대장까지, 그리고 나머지 1/4은 직장부터 횡행 결장이나 오른쪽 대장까지 전반에 걸쳐 염증이 보여질 때 진단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뚜렷한 원인으로 밝혀진 것은 없는데요. 다만 환경적인 요인과 유전적인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여 장내 정상 세균에 대해서도 과도한 면역 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주요 발병 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최근 들어 서구화되어 가고 있는 식문화와 생활습관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유병률이 급증하고 있는 질병이기 때문에 진료 및 치료에 있어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죠.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아래와 같으니 다음 중 해당하는 몇 가지 증세가 있다면 서둘러 검사를 받아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 혈액과 점액을 포함하고 있는 묽은 변 또는 설사

□ 만성 출혈로 인한 빈혈

□ 심한 복통

□ 탈수

□ 피로감

□ 열감

□ 식욕감퇴

□ 체중 감소

□ (직장을 침범한 경우) 변비 및 잔변감

□ 장 천공 및 협착

□ 간 질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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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에서 말하는 궤양성 대장염


한의학에서는 크게 장벽, 변혈, 복통, 적취, 휴식리, 구리, 설사, 구사의 범주로 구분하여 치료 및 용약을 결정합니다. 대체로 혈이 섞인 변을 보며 이질과 같은 복통의 주요 증상이라 할 수 있는데요. 조금 더 세밀하게 변증에 따른 증상을 구분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비허습저(脾虛濕阻)

비장의 기능이 저하되어 체내 습기가 정체되어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때때로 변이 묽은 설사의 형태로 나오며 복통이 나타날 수 있으나 배를 만져주면 통증이 완화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또 얼굴색이 노랗고, 전체적으로 몸에 살집이 없어 마른 편이며 정신적·육체적 피로감을 쉽게 느낄 수 있죠.


2) 비신양허(脾腎陽虛)

비장과 신장의 기능이 동시에 약해진 상태를 말합니다. 대개 오랜 기간에 걸쳐 증상을 겪었을 가능성이 크며 반복적인 설사를 합니다. 주로 새벽에 복통과 설사가 나타날 수 있으며 변을 보고 나면 통증이 완화될 수 있죠. 또 몸과 팔다리가 차가워지며 허리와 무릎이 시리면서 아픈 증상이 동반할 수 있습니다.


3) 음혈휴허(陰血虧虛)

체내 음기 또는 진액과 혈액이 부족해진 상태를 말하며 장기간 설사를 하고, 잘 멈추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고름과 혈이 섞인 변을 자주 보며 은은한 복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또 머리가 어지럽고, 잠을 깊이 잘 들지 못하며 수면 중 식은땀을 많이 흘릴 수 있습니다. 또 가슴이 답답하면서 열감이 느껴지고, 쉽게 화를 내는 특성도 보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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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간울비허(肝鬱脾虛)

과도한 스트레스 또는 정서적인 긴장으로 인한 경우를 말합니다. 주로 아랫배 또는 배꼽 주변의 통증을 느끼고, 변을 보고 나면 아픈 것이 완화되는 편일 텐데요. 또 가슴과 옆구리가 붓고, 답답하게 느껴지면서 트림이 자주 나올 수 있습니다. 억울한 일이 있거나 정서적으로 긴장을 했을 때 복통이 나타나기 쉬우며 배에서 꾸르륵 소리가 자주 날 수도 있죠.


5) 습열내온(濕熱內蘊)

뜨거운 습기가 몸 안에 뭉쳐 있는 상태로 반복적인 복통이 느껴지며 고름과 피가 섞인 변을 자주 보게 됩니다. 변을 보고 나면 후중감이 느껴질 뿐 아니라 항문에서는 작열감이 느껴질 수 있는데요. 또 입에서는 쓴 내가 나며 입 냄새도 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변의 양이 적고, 붉은 기운을 띨 수 있죠.


6) 기체혈어(氣滯血瘀)

기가 뭉치고 어혈이 있는 상태로 배에서는 꼬르륵 거리는 소리가 자주 나고, 배가 불러 오른 느낌이 날 수 있습니다. 또 복통이 있을 때 배를 누른다면 더욱 심하게 아픔을 호소할 수 있죠. 대개 아픈 부위는 고정적인 경우가 많은데요. 변을 봐도 불편감이 계속 느껴지며 복부에서 종괴가 만져질 수 있습니다. 더불어 피부도 푸석푸석해질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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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적 치료 접근법


기본적으로 한의학적인 변증을 통해 접근하여 치료를 돕습니다. 진료를 통해 선정된 변증을 근거로 한약과 침, 뜸 치료가 결정될 수 있는데요. 이 질병은 병정이 긴 편이며 임상적으로 허실의 두 가지 변증으로 구분할 수 있으나 정허사연(正虛邪戀) 또는 본허표실(本虛表實), 한열착잡(寒熱錯雜)에 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다각적인 변증을 통해 종합적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접근하고 있죠.


1) 약물치료


① 황련해독탕: DSS(Dextran Sulfate Sodium)를 이용해 흰쥐를 대상으로 궤양성 대장염을 유발한 후 이 탕약을 투여한 결과, 7일동안 물을 투여한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체중을 회복하였습니다. 조직적인 변화에서는 소낭과 표면 상피세포가 빠르게 회복되었으며 점막하의 부종이 감소하였고, 림프의 난포가 감소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또 점막에서는 표면상피세포와 배세포의 회복도 관찰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② 소염정장탕: 이 역시 DSS를 이용해 흰쥐를 대상으로 투여해본 결과 식염수를 투여한 대조군에 비해 결장의 길이는 줄었으나 조직 소견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해당 탕약이 궤양성대장염에 대한 잠재적인 치료의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죠.


③ 괴화산: 이 또한 흰튀에게 투여해본 결과 대조군에 비해 HSP70, NF-κB, COX-2, iNOS의 수치가 감소한 결과를 보였으며 상피세포와 배상세포의 회복도 관찰이 되었습니다. 또 결장의 길이가 증가한 결과를 보였는데요. 이 또한 해당 질병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는 물질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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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작약탕가미방: 궤양성 대장염 환자 2명을 대상으로 해당 탕약을 처방한 치험례를 보고한 결과에 따르면 습열 이질의 변증으로 작약탕가미방을 투여하니 설사 등의 증상이 완화되었다고 합니다.


⑤ 평위지유탕가미방: 복부의 통증과 직장 긴급, 설사 및 혈변을 주요 증상으로 호소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음결을 변증으로 선정한 후 해당 탕약을 처방한 결과 14주 후 상태가 호전된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또 호전된 상태를 잘 유지하여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기도 합니다.


⑥ 당귀화혈산, 가미전씨백출산: 설사 및 복통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두 탕약을 처방한 것으로 한열착잡으로 인한 장풍을 변증으로 치료한 것입니다. 처방 후 대장염 활성 지수(AI)를 통해 치료의 정도를 확인한 결과 치료를 거듭할수록 대장염의 활성 지수가 감소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⑦ 사미연경탕: DSS를 이용해 궤양성 대장염을 일으킨 동물모델을 상대로 해당 탕약을 처방 후 항염증 및 장내 세균 효소 활성 억제 효과를 확인하였는데요. 총 24마리의 쥐를 상대로 3일간 처치해본 결과 해당 탕약을 투여한 군에서 억제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즉 해당 질병에 있어 유효한 치료제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도체탕, 도적지유탕, 단삼보혈탕가감, 가감석홍전, 지유탕, 청심연자탕 등의 탕약도 효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또 뜸 요법을 병행한 결과 장내 섬유화를 억제하고, 해당 질환의 예방 및 치료의 효과가 있다는 연구 보고가 있기도 합니다. 더불어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보유관장도 하나의 개선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요. 특히 직장 내 출혈이 있을 경우 즉각적인 효과를 보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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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장질환 식이요법


활동성 염증 반응이 나타날 때는 맵고 짠 음식 또는 섬유소가 많고, 자극적인 음식을 섭취하는 것보다 부드러운 식감 위주의 음식을 먹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변이 무른 편이고, 물기가 많은 상태로 배설되기 때문에 심한 설사를 하는 분들이라면 수분과 염분이 부족하지 않도록 신경 써주는 것이 좋은데요. 주로 부드럽게 조리한 육류 요리나 생선, 무른 밥 또는 죽, 감자 등 장에서 소화되기 쉽도록 조리한 음식 위주로 드셔주실 것을 권해 드리는데요. 백김치나 된장 또는 청국장, 해조류와 같은 유산균이 풍부하게 함유된 음식을 권장하며 전통 재래 음식 위주의 섭취를 권합니다. 반면 과도한 인스턴트식품이나 커피, 음주 등의 과량 섭취는 피하는 것이 필요한데요. 치료하는 동안 자신이 섭취한 음식을 기록해두면서 증상이 완화되면 2일마다 1~2가지의 새로운 메뉴를 늘려가며 신체 반응을 살펴보는 것도 염증성장질환식이요법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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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장질환은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충분한 영양 공급을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두에서 말씀드렸듯이 증상의 정도에 따라 세심히 조율하는 것이 필요한데요. 따라서 진료 시 의료진을 통해 식이요법에 대한 안내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니 궤양성 대장염이 의심되거나 상태가 쉽게 호전되지 않아 걱정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진료를 통해 적합한 처방과 생활 관리법 안내를 받아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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